집짓기 도전! #7 - 집을 배우기 위해 떠나기로 했던 유럽, 그리고 일어난 사건.

in #kr7 years ago (edited)

집이란 무엇인가

집이란 의미는 아파트로 한정 지을 수 없습니다. 분명히 우리가 알고 있는 집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들은 새로운 도전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는 왜 모든 집을 아파트로 짓지 않고 주택을 지을까? 왜 우리나라에서만 고층 아파트가 늘어날까?

수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자료를 모았습니다. 그중에 눈에 띄었던 것이 프랑스의 외곽지역에서 고층 아파트 신도시를 해체하고 저층 아파트를 짓는 일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층수를 낮추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집에 대해서 단순히 멋지고 높게만 짓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커뮤니티 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라고 합니다. 점점 높아만 가는 우리나라 아파트 흐름과는 반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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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아파트 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70년대 전후로 고층 아파트가 난립했고. 이제는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도 많으며 재개발이 힘든 곳도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층으로 지으면 지을수록 사는 사람들은 고립된 마음을 느끼고. 편리함 대신 마음적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좁은 지역에 너무 많이 모여서 살게 되면 아무래도 스트레스는 증가하기 마련인데. 그것과 연관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유행하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산업화에 쓰였던 파이프와 물건들을 재활용해서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부속들인 만큼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출발하게 되면 영국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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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고층 아파트를 해체하고 저층 아파트로 변경했다는 곳도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신도시와 비슷하다는 그곳에 대한 자료를 위해서 책도 구입할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집의 전부는 아파트였기 때문에 아파트와 다른 집에 대한 개념을 보기 위해서 아파트가 아닌 불편한 주택에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주거 안정을 위해서 청년들에게 쉐어하우스를 제공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너무 높은 월세를 지양하도록 하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복지혜택이 주거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해서 적게 벌더라도 집으로 인한 문제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주거 안정의 의미도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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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규모의 아파트는 왜 좋을까.
저는 집들이 각각 개성을 표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을 인테리어로 한정 짓고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외관을 아예 통째로 바꾸고. 집 설계를 바꾼다는 개념까지 확장하게 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아파트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모두 똑같은 외관으로 통일 됩니다.

대단지 규모의 아파트는 시세를 반영합니다. 나 홀로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거래 면에서 떨어지는 점과 관리비 등 부분에 대해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단지 규모는 수천 채씩 짓다 보니 이제는 수백 세대의 집들은 너무 작은 규모로만 보입니다.

주택에 대한 개념.
북유럽은 추운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겨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겨울이 길거나 매우 추운 나라의 경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합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집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북유럽은 인테리어가 발달하게 된 것은 아닌지. 실용적인 면과 디자인의 결합이 되어서 최근 선호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건.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입니다. 테러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프랑스를 방문하지 않고 다른 국가로 입국 출국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추모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 부부가 즐겁게 여행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슬픔을 공감해야 할 상황에서 우리만 즐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럽행 비행기표를 포기하기로 합니다.

다른 국가로 입국하는 것 역시 방법이었을 수 있겠지만. 불안한 상태에서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기보다는 일단 보류하기로 합니다. 뉴스에서는 테러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취소 수수료를 물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럽에 가서 여러 가지를 보고 싶었던 우리는 준비까지 마친 상황에서 멈추게 됩니다. 원래 세상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계획했던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서 바뀌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집 설계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공간에 대한 개념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지 공부했습니다.

책이 아닌 집을 체험하고 싶다.

집에 대한 생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왜 떠나야 하는지. 그리고 정말 아파트보다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집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 이상을 원했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로든지 떠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집을 짓고 보수를 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그곳에 살고. 우리가 삶 속에서 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짓는 집이 정말 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전재산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짓기 전에 많은 고민을 해보고 확정 지어야 합니다. 단순히 도시를 피하고 싶은 도피 용도라면 분명히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주택이 당연한 곳에서 눈으로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생각을 정리할 곳을 찾던 중에 이웃나라를 발견합니다. 바로 일본이었습니다. 아내가 일본여행이 처음이라 그런지 일본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첫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하지만 알아보니 일본은 오래된 주택이 많이 있고. 아파트도 있지만. 대단지 규모 아파트는 흔치 않고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지어서 많이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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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아닌 일본으로 떠나다.

원래 유럽이 계획이었지만.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다시 일본으로 떠나게 됩니다. 아내는 일본은 처음이기 때문에 여행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알아보기 위해서 여행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 쇼핑을 했던 이야기는 많았지만. 집을 구경하기 위해서 일본을 방문한 사실은 많지 않았습니다. 자료는 적었지만. 평소에 다큐벤터리에서 주택이 많이 나오는 것만 믿고 일본 여러 지역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저 역시 일본은 관광과 쇼핑을 위해서 2번 방문했던 경험은 있었지만. 집에 대한 기억은 없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쇼핑을 할 것이 많아서 신나게 돌아다녔던 기억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는 관광지 방문도 함께 섞어서 너무 지루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주택 투어는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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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

하 멋지십니다!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해주시는 KSN님은 더 멋지십니다. ㅎ

대단한 도전입니다... 응원합니다!

정말 우연치 않게 작은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ㅎㅎ

멋지네요!! 주택 투어하시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주택들 있으면 올려주세요!

주택투어 기대가 됩니다
좋은 성과있으시길 바랍니다

@lklab2013님 효리네 민박보다 알찹니다! ^^ 잘보았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참 멋있습니다!
저도 여자친구와 테마를 정해 여행을 가봐야 겠습니다... 그동안은 '먹을것'위주로만
돌아다녔었거든요... 어허허허 하나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와 정말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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