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도전! #5 - 우리가 집에서 잃어버린 것들. (집은 정말 잠만 자는 곳일까?)

in #kr9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양평 김한량입니다.

집은 잠 만 자는 곳?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벤트를 겪습니다. 그런 이벤트는 특별한 날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벤트의 주인공이었던 '집'은 쏙 빠져버린 시대가 왔습니다. 집을 설계하면서 집에서 일어날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먼저 돌잔치를 집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음식점에서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날 공간에서 축하를 해준다면 더욱 뜻깊을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가 되면서 집은 잠을 자거나 쉬기엔 최적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출퇴근이 편리한 위치에 자동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한 번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로 한 번에 집 문 앞으로 갑니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지만. 우리는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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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가운데 결과만 있다면 그 안에 스토리는 빠집니다. 과정이 쏙 빠졌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들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삶 속에서 집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자체가 이벤트이고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설계 안에서 아파트와 같은 평면을 그리는 제 모습은 역시 한계가 있었고. 설계 사무소를 방문하면서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1층 집은 2층 집에 비해서 시공비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어릴 적 집이 2층 집이었고. 그 추억을 되살리고자 2층 집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집 안에서 여러 추억들이 방물 방울 생길 때. 좀 더 입체적인 평면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만화 같은 집이 되면 저는 시공의 어려움과 하자 등을 생각해서 효율과 입체감의 밸런스가 중요했습니다.

설계도면을 보면 뭔가 마음에 드는데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일본 주택의 책들을 보면서 일본 집처럼 동선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가. 결국엔 남쪽으로 향한 계단으로 인해서 다시 남쪽엔 창을 내고 북쪽엔 계단을 옮기는 등. 다시 처음부터 되는 일에 부부는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설계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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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무엇일까요.
집에서 살면서 오르면 팔 수 있는 투자하는 곳. 학원가가 많아서 좋은 곳. 쇼핑몰이 다양하게 있는 삶 등. 좋은 아파트의 조건들을 놓고 보면 대부분 편리함과 물질적 축복만이 있었습니다.

물질만이 집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성 대신 모두 다 똑같은 평면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집이란 것은 물질적 가치만으로 환산해야 하고. 나만의 평면적 가치는 창조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인생은 일장일단.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겪어보니 인생은 일장일단'이라는 말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내주어야 합니다. 그에 반에 아파트는 너무 완벽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감성을 담보로 모든 것을 물질적인 삶에 걸 수밖에 없습니다. 9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나만의 설계를 한다는 것은 특이한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시도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설계를 하면 할수록 집에 대한 생각은 명확해지기도 하고. 흐려지기도 합니다. 한 공간에 여러 개를 넣는 아이디어도 했다가 평형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여러 가지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이미 지어진 집들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계속 참고합니다. 집에 대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해보기도 합니다.

만약 이렇게 고민해서 설계가 완성된다면.
누군가 설계도면을 보면서 콕 집어서 질문을 했을 때.
눈 감고도 그 공간을 그렇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V에서 요즘 어린이들에게 집에 대해서 그려보라고 하니. 모두 아파트를 그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네모난 아파트에 여기저기 CCTV만 잔뜩 있는 공간이 집이라고 그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집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집이라고 이야기할만한 특이한 외관도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릴 적 우리가 그렸던 굴뚝 있는 집은 요즘 아이들은 실제로 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도 아파트를 그리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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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관리는 부지런해야만 한다.
설계를 하다 보면 고민되는 것이 또 유지관리 부분입니다. 몇 년에 한 번씩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최대한 관리가 덜 갈 수 있도록 고려하면서 집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은 아파트 경비 아저씨와 청소 등을 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을 그분들이 해주셨기에 편리하게 생활했을 뿐입니다.

군대에 있을 당시 구형 막사였기 때문에 부대원이 주말마다 막사를 관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철저한 청소는 물론이고 모기장부터 시작해서 빨래건조대 비닐하우스. 정화조 청소 등등. 정말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그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인원도 인원이지만. 전부대원이 하루 종일 하는 것은 정말 어쩌다 한 번이고. 순서를 정해서 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대신 몸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아서 생활은 더욱 활력적입니다. 노곤함에 낮잠도 잘잡니다.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햇빛을 쬐므로 우울감도 사라집니다. 따로 돈 내고 운동할 필요 없이 그게 그냥 운동이 됩니다. 그렇게 며칠에 한번 몸을 움직여 주면 해결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원래 집이란 존재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에서 관리인들이 해주시던 일을 '우리 집이니 우리가 하면 된다는 생각'을 말이죠.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지면 잠을 자고.
아파트 주변은 정말 밝고 사람도 많이 다닙니다. 그래서 안전하기 때문에 새벽까지 즐길거리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은 왠지 스마트폰을 닮아 있습니다. 밤낮으로 울리는 메신저 소리와 같지요. 저는 그래서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방해받지 않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그렇게 합니다.

전원주택이 들어설 곳은 밤이 되면 어둑어둑.. 해집니다. 정말 밤처럼 어둡습니다. 아파트처럼 화려한 주변시설은 없습니다. 그래서 편의점 야식은 포기하고 자야 합니다. 대신 잠은 더 많이 잘 수 있어서 기분은 좋을 것 같습니다. 유혹하는 것도 없으니 그냥 일찍 자는 것이지요. 아침에 일어날 때 무거운 몸도 아니겠지요. 해가 뜨면 자연히 일어나는 것을 기대해봅니다.

설계 과정에서는 많은 꿈을 꾸게 됩니다. 현실이 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일들도 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꿈같은 이야기를 모두 설계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나옵니다. 누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아내와 제가 모두 정하게 됩니다. 살다 보면 일부 불편한 부분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것 역시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강한 인상을 주게 되어 우리 가족들에게 이야기로 화자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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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건축과 관련된 팟캐스트 들었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집의 바닦부분에 방수, 방열 등의 작업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거기에서 남겨(?) 먹는 나쁜 시공사들이 많으니 주의하라고 하더군요. 저도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으로 한 때, 스틸하우스를 많이 찾아봤는데.. 패시브 하우스가 대세인지.. 잘 없더군요. 좋은 정보 많이 알려주십시오~~ 팔로우 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abcteacher 님.
이번에 건축법 개선안이 발표되면서 집을 짓는 퀄리티는 올라갔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주택에 맞는 성능이 나오려면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말씀하신 방수, 방열 부분에서도 건축주가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살면서 불편한 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틸하우스의 매력이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혁신적인 분들께서
시도하고 계신 정도로 미래에는 더 많은 스틸하우스가 나오지 않을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량목구조 역시 중목구조로 이동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패시브 하우스의 경우 살아보면 그만한 집이 없는데.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게는 50%~ 100%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인해서
많이 포기하시곤 합니다. 그래도 살아보면 주택만의 장점이 있으니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도 늘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흥미진진한 리플 감사합니다. 열심히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인구밀도와 큰 상관이 있지만 무작위한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가 중심의 개발이 도시의 "정체성,"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패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부분을 "집"에서 부터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나의것을 설계하는 그 로망과 설레임을 가지고 삽니다. 집을 직접 손으로 만들고 싶은데 그것이 1년이 걸리든, 10년이 되든..천천히 해볼 생각입니다 :)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스토리들이 너무 좋아서 팔로우 하고 가겠습니다.

집을 통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옷이 다르듯 집도 각자에게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 꿈꾸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바와 같이 1년이든 10년이든 계속해서 직접 손으로 만드는 그런 세상들도
오게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3D 프린터 건축도 일손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겠죠 ㅎ)

부족한 글에 멋진 리플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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