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 path with sociopath 2

in #kr5 years ago

나는 그녀에게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적당한 타이밍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당연히 나에게는 고백할 마음이 없었기에 나는 나를 완벽하게도 철저하게 속이고 있었고, 무의식에서는 그녀와 친해지고싶어했으며, 그날 이후로 생긴 묘한 기류로 미래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제주도로 자연탐사를 떠난 그 날도 그녀의 친구로부터 멀리서 “영재는 언제쯤 고백할까?”라는 말을 들으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나 말도 안되는, 그녀에게는 말도 안되는, 그녀에게는 말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뭐라 나타내기 힘든 연심의 기류는 시간이 흘러 깨져버렸고, 죽어버린 그것을 좀비처럼 부활시키기 위해 편지를 써서 그녀의 사물함에도 넣었으며, 그 때 다시 생긴 기류조차 마지막으로 흘러보낸 후에는 거의 “너를 사랑할 수가 없어.”라는 두 번째 편지를 쓰며 1학기를 끝맺었다. 최악의 여름방학 이후 나는 갖가지 편지를 보내며 지금의 상황을 뒤집고자 애썻고,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 보냈던 편지 내용이 참 내면의 나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착각은 미화야. 아름답게, 아름답게 하잖아.” 그런 착각의 시기를 겪으며, 조기진학을 한 그녀를 떠나보내면서도 그녀가 3학년에 남아있는 선택을 했다는 착각을 하며, 3학년 때는 같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노력하며 나는 마침내 떨어져,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3학년에 남은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내가 어떤 표현도 하지 않는 것에 그녀를 버렸다고 착각하게 되고, 나는 그녀를 보고 싶지만 내가 해야 하는 말도 모른 채 또다시 시간을 보내 1월 말에야 다시 수능을 치겠다는 선포를 카카오톡 상태 창에 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유지될 수 없는 기류였고, 마지막엔 죽음에 가까운 상실감을 느끼며 “제발 내가 살아있어도 괜찮다고 해줘”라며 살 이유가 사라진 채 살아있다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드디어 그녀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 이후 나의 소식을 알게 된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그녀와의 이별을 준비한다’며 카카오톡 상태창을 바꾸며 갖가지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무려 휴학을 선택할 정도로 오랜 기간 나는 학교에 나가지 않으며 글을 쓰는 것을 전념했고, 그 끝에서 나는 그녀가 소시오패스이며 내가 함께한 모든 일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붕대를 갈아입는 것은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내가 했던 기억을 이제 이런 글로써도 차분히, 그리고 차곡차곡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붕대를 벗고 이젠 다른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된 나는 좀비, 아니 미라의 상태에서 벗어나 사회로 향하는 긴 여정에서 나를 찾는 성취를 일구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나의 사회로 향하는 이 긴 이야기를 “Socio path with sociopath.”라고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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