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몰입도, <나 홀로 사막에>

in #kr7 years ago

이 영화는 다소 억지스러운 소재를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놀라운 ‘몰입도’를 지니고 있다. 초반에 더키가 피운 불이 번져 비행기가 폭발할 때 CG티가 다소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주인공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었다. 또 더키의 아버지가 뿌린 200만 장의 종이를 동물들이 읽는 모습을 볼 때도 저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저럴 수 있겠다고 저절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 부분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그냥 이야기의 한 꼭지로 여기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몰입도’는 주인공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계속 다른 인물들에게 몰입이 되었다. 더키가 사막에 혼자 남았을 땐 더키에게, 더키가 위험하단 사실이 알려졌을 땐 더키 아빠에게, 심지어 더키를 계속 놓치는 하이에나에게까지 몰입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다양한 시점에서 영화를 본 것이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동안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현실적이다. 그리고 인물들은 그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 한다.

사막에 홀로 떨어진 더키가 살기 위해 점점 악착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짐승 사냥을 하던 삼촌을 이해하지 못하던 더키가 나중에는 배가 고픈 걸 참지 못하고 벌레와 타조의 알을 잡아먹는다.
또 다른 예로 초반에 더키에게 큰 애정을 보이지 않고 무뚝뚝했던 아빠가 더키를 계속 찾지 못하자 눈에 띄게 초조해하고 마음을 졸이게 된다. 나중에는 생업과 재산까지 포기하며 오직 더키를 찾는 일에만 몰두한다. 아들이 위기에 닥치자 내면에 있던 부성애가 외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양하게 사용된 배경음악은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더키가 애완견 롤리와 하이에나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긴박한 상황임에도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통통 튀는 배경음악이 깔렸다. 반면 더키가 모래에 파묻히는 장면에서는 더키의 아버지가 밝게 연주하던 곡이 점점 어두워지다 극단에 치달았다. 상황에 맞지 않는 배경음악과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는 배경음악이 함께 깔리면서 영화의 적절한 농도 조절에 도움을 준 것이다.

비록 모든 내용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교훈’을 위해 앞뒤에 맞지 않게 흘러간 느낌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여태 본 영화 중 가장 오랜 시간동안 몰입할 수 있었고 온 힘을 다해 전달한 교훈 또한 감동적이어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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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류는 어디서 구해서 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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