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집에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 7 -돌아간 신발-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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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 이야기 아냐.
-무슨 이야기.
-점집에서 여자가 물구나무 서서 들어왔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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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는 슬리퍼가 많은 편입니다. 대략 여덟 켤레정도 될까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두개, 현관 문 앞에 두개, 화장실에 두개, 옥상 옥탑방에도 두 켤레. 집에 들어와 옥상으로 바로 올라가려면 슬리퍼를 들고 거실을 가로질러 가야 했기에, 귀찮아서 옥상 계단 앞에 슬리퍼를 두 켤레나 가져다 뒀었죠.

저는 분리된 제 방을 가지고 싶어서 옥탑방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지옥같이 덥고 겨울에는 뼛속까지 시렸지만 에어컨과 전기장판으로 근근히 버텼죠. 가족과 분리된 층에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엄마는 내가 옥탑방에 사는 걸 못마땅해했습니다. 좋은 집 놔두고 전기세 아깝게 뭐하는 짓이냐, 아침마다 내려와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으면서 무슨 옥탑방이냐. 하지만 저는 예~예 대답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옥탑방에 올라가려고 하면 슬리퍼가 한 켤레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남은 슬리퍼를 꿰어신고 올라가면 옥탑방 문 앞에 슬리퍼 세 켤레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켤레가 뒤집어진 채로요. 거기서 멈추면 그러려니 했는데, 옥탑방에서 일어나면 다시 두 켤레만 남아있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하고 내려가 보면 계단 아래에 뒤집어진 슬리퍼가 있었지요.

잊어버릴 만 하면 자꾸만 이런 일이 생기는 통에 저는 엄마를 의심했습니다. 내가 옥탑방에 사는 게 맘에 안들어서 귀신 흉내라도 내는 건지(엄마는 제가 귀신을 정말 무서워한다는 걸 아시거든요) 싶었죠. 엄마한테 슬리퍼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엄마는 무슨 소리를 하냐고 할 뿐이었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 또 거의 잊어버릴 때 쯤이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계단 한 가운데에 뒤집어진 슬리퍼가 있는 겁니다. 저는 이게 뭔가 싶어서 슬리퍼를 보고 있는데 밑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니 넘어졌냐!"

"아뇨, 안 넘어졌어요!"

"근디 왜 계단에 손을 짚고 있냐!"

하여간 저거, 조심하라니까. 엄마의 잔소리가 이어졌습니다만, 저는 후다닥 달려내려왔습니다. 그 이후로 옥탑방에서 물건을 챙겨제 방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계단을 짚고 있던 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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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하네요 ㅎ...

빔바 님의 계단에 어느 날 뒤집힌 슬리퍼가... 저인 줄 생각하십시오

오늘 슬리퍼 사왔는데.....

후훗...다 뒤집어 놔야지....

귀신 얘기 섬뜩하네요. 기대 많이 됩니다

문기훈님의 고향 이야기 재봉틀 이야기 등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서 부탁드려요!!

하나도 안 무섭네요...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읍니다..^^...

하나도 안 무서운 이야기들로 밤을 지새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작가님의 글 잘 보고 있어요 ㅎㅎㅎ

지려버렸습니다

여름이니까 괴담릴레이 이벤트 한번 해야할텐데...

으악 괴담릴레이 이벤트 정말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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