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필사]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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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곘지만

  1. 살아남는다고 해서 그게 좋은 일은 아니다. 잊는 게 좋은 말들도 많았다.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와 나를 괴롭혔다.

  2. 그러나 나를 일어나게 하는 말들도 있었다. 글을 잘 쓴다는 칭찬, 밝다는 칭찬, 같이 있으면 즐겁다는 칭찬. 사람을 키우는 것은 비난이 아니라 사랑과 칭찬이다. 예전에 내게 애정을 쏟아주던 사장님이 있었다. 카페에 들른 내게 '길을 걸을 때 항상 웃고 있어서, 우리 가게에 언제쯤 오나 - 그런 생각을 했어요'라고 인사한 사람이었다. 1년간 뻔질나게 가게를 드나들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민을 갈 거라며 카페를 닫고 사라졌다. 1년에 한번 정도 연락이 닿았다. '언젠가 처음 만났던 것처럼, 멋지게 나타나 줄게'란 말을 믿고 열심히 살았다. 당신 덕분에 잘 살 수 있다고 자랑하고 싶었다.

  3. 한달 전 쯤, 페이스북의 카페 계정을 들춰 보자 제주도로 주소가 바뀌어 있었다. 처음부터 제주도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름쯤에 한 번 제주도에 가 볼까 싶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말들은 어두침침하게 나를 찌르는 것도 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말들은 따뜻하게 마음속에 남아 나를 데운다.

  4.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현실의 구체성에서 보편적 인간 경험을 들어올려 자신만의 이야기로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지루한 포스팅들은 이와 반대 노선을 택한다. 자기만 재미있는 이야기에 상투적인 문법으로 지루한 이야기를 쓴다. 그러고 싶지 않다.

  5. 회사에서 우노를 했다. 이기고 나서 '왜 저렇게 플레이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란 말을 했다. 좀 무례한 말이었다. 내일은 사과를 해야겠다. 나도 모르게 가끔 독하게 말할 때가 있다. 삼촌의 깐족거림을 물려받아서 그런가?

  6. 원하는 걸 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운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결국은 노력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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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란게 참으로 무서운 것 같아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반면,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을 수 있으니 말이에요.

저는 말을 잘 하지 못해 천냥 빚지는 편입니다. 아이고 가난하다 가난해!

장에서 태어나는 말도 있어요...

가죽피리 이야기인가?????

자기만 재미있는 이야기에 상투적인 문법으로 지루한 이야기를 쓴다.

완전 뜨끔했어요. 현실의 구체성에서 보편적 인간 경험을 들어 올려 저만의 이야기로 채워봐야겠어요!

테이스팀 영상에서 본 르캉님이 활짝 잘 웃으시더라고요.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제대로 웃으시는 분이구나'

왠지 르캉님이 힘들어하시는 것도 같네요. 운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한바탕 울고 나면 저는 좀 낫더라고요.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 저 되게 많이 운답니다!

오늘은 이것때문에 훌쩍훌쩍 울었음. 웃고 울고 많이 할수록 괜찮아지고 있어요!

공부해라~

여기만 아는 곡이었는데 공부하라는 내용의 곡이 아니었군요. (뻘쭘) 르캉님 덕에 처음 제대로 들어봤어요. 양희은 선생님 노래를 진짜 잘하시네요!

르캉님 왠지 절대 안 울 것 같이 차가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 영상을 보고 훌쩍이시다니 감성이 참 풍부하셔요. 저도 곧잘 우는 편인데, 자주 울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덧붙이려다가, 심리학도라 저보다 당연 잘 아실 것 같아서 말은 마칩니다 ㅎㅎㅎ 화이팅!

멋지네여^^^ 저도 매일 시나 노래를 적어보고 있습니다. 즐거운 날들 되십시오^^

카페 사장님이 사람 볼 줄 아시네요.
근데 왜 길바닥에서도 허허실실 웃고다니는겁니까 ㅋㅋ

원래 재주 있는 매는 발톱을 감춘다잖아요??? 내면의 흉폭함을 감추기 위해 항상 헤실거린답니다!!!

길을 걸을 때 항상 웃고 있어서, 우리 가게에 언제쯤 오나
르캉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군요...

저도 한깐족 하는데.....가끔 이러다 한 대 맞겠구나 싶을때가 있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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