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과 적분..그리고 공대개그에 관한 삼촌과의 대화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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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밥을 먹다가 책상 위에 올라와있는 난방시스템의 작동에 따른 효율에 관한 논문을 보고 궁금증이 도졌다. 연구는 잘 되가나?

삼촌: 이제 좀 이해가 된다. 어짜피 미적분만 할 줄 알면 이해되는 논문이라서.

나: 삼촌 그런데 미적분이 도대체 뭐야? 내가 공대개그에서도 봤는데 이해가 안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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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미분은...현상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거야.

나: ????????

삼촌: 그러니까,거리를 미분하면 속도가 나오고,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가 나와. 만약 한시간동안 60km를 걸어갔다고 하면 분당 1km를 간 거겠지. 근데 이건 등속운동을 했을 때의 경우고, 0초에서 3600초까지는 무수히 많은 속도의 변화가 있겠지? 만약 중간 지점의 속도를 알고 싶다면 1799초에서 1801초까지의 그래프를 가져와서, 그 순간의 거리변화를 미분해서 그 순간의 속도를 알아내는 거지.

나: 아, 그래서 미분이다? 그래프를 아주 잘게 나눠서, 그 순간의 기울기를 찾아내는? 그리고 그 순간으로 전체가 어떻게 생겼는 지 추론할 수 있고?

삼촌: 그렇지. 거리는 현상이고, 속도는 본질.

나: 그럼 적분은 뭐야?

삼촌: 적분은... 아까 속도 거리로 이야기하자면, 만약에 로켓을 쐈다고 쳐봐. 근데 로켓은 계속 가속하잖아? 그럼 그 때 얼만큼 갔는지 거리를 구하려면, 처음에 5m속도로 간 걸 계산하고, 그 다음 6m 속도로 간 걸 계산하고, 7m속도로 간 걸 계산해서 더하고 해야 하는데, 속도를 적분하면 거리가 되는 거지. 그러니까 거리는 속도 X 시간이잖아? 삼각형 넓이를 계산할 때처럼, 그래프가 있고 속도축과 시간축을 곱하면 위치가 되는 거지.

나: 아, 그거네. 적분이 곡선의 넓이를 구할 때 쓰는 거랬어.

삼촌: 그렇지.

나 : 그러니까, 초콜릿을 녹여서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건 무의미한 짓이라는 공대개그였거든. 적분상수 C는 뭐야?

Q: 초콜릿을 녹여서 하트 모양으로 만들면, 그건 초콜릿을 미분해서 다시 적분하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닌가요? 그런 쓸모없는 짓을 왜 하는 거죠?
A: 적분상수 C가 생기잖아요.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삼촌: 그 적분상수 C라는 게,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가 되고 가속도를 다시 적분하면 속도가 되잖아? 근데 그 과정에서 가속도는 일단, 누가 힘을 가해야 속도가 변할 거 아냐. 처음에 시속 5M로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힘을 가해서 7M로 갔다. 그럼 이 초기 속도 5M가 적분상수가 되는거야.

나: 아, 그럼 초콜릿의 경우에는 맨 처음의 초콜릿 모양이 적분상수 C다?

삼촌: 그렇지, 어떻게 적분을 잘 하면 C 그대로 만들 수 있긴 한데. 하여튼 C는 적분하면 무조건 튀어나오고, 초기값에 따라 결정되고.

나: 아, 그리고 속도와 속력의 차이는 뭐야? 이것도 공대개그인데.

인생에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ㄴ속도는 벡터값으로 방향을 포함하고 있으니 속도가 아니라 속력이라고 써야 합니다.

삼촌: 아, 이건 벡터와 스킬라 차이인데. 벡터는 이제 현상계에서는 힘을 가하려면 방향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주먹질을 할 때 너한테 하거나, 아니면 내 뒤로 하거나, 땅으로 하거나. 스킬라는 이제 물리법칙같은 걸 설명할 때, 방향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스킬라를 쓰는 거지. 벡터는 속도, 스킬라는 속력.

나: 아하. 그러고 보니 그것도 있던데. 내향적인 프로그래머와 외향적인 프로그래머를 구분하는 방법. 외향적인 프로그래머는 이야기할때 상대방의 구두를 보고 말한다던데?

삼촌:???

나: 내향적인 프로그래머는 자기 구두를 보고 말한다고.

삼촌: 프로그래머를 너무 무시하네.


이야기하고 보니 괴상한 대화가 됐네요. 문과생의 미적분에 관한 궁금증은 대략 이정도로 풀렸습니다. 삼촌이 이야기한 것 중 제가 기억한 대로 썼기 때문에 틀린 부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로 지적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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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만들어주는 남자 진짜 짱기여어

초콜릿을 녹여서 예쁜 틀에 담아서 굳히고 데코하고 포장하고 카드도 적고 어떻게 줄지 설레는 고민하고 그게 바로 적분상수 C야

어째 남자여자가 좀 바뀐 것 같다만 초콜릿 만들어주는 그런 남자 분명히 있을겨

술냄새가 안나서 실망...

술냄새 풍기면서 미적분에 관한 생각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적분을 할 줄 알아야 인류인 겁니다. 술 마실때는 인류 아닙니다 짐승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신인류가 되었음을 선포하겠습니다.

공돌공돌한 글이구먼유 ㅋ

공돌공돌하신 분들과 대화하면 새로운 대화지평이 열리더라구요. 역시 좋은 사람과 대화는 언제나 즐거운 법~!

으아아 공대임에도 이해가 잘안되네요 공부를 너무안했나... ㅎㅎ

그냥 미적분에 관해 문과생에게 설명할 수 있는 최대한도로 설명하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공식이 아니라 실제 개념을 알려고 하다 보니 넘 어려워졌군요 ㅋㅋㅋㅋ

아니 뭐래 뭐래 뭐래요 반만 이해됨요 아는것도 모르는것도 아닌 제가 문송이네요 ㅠㅠ

저도 뭐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고, 문돌이가 이해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이해했습니다 ㅎㅎㅎ...

프로그래머를 너무 무시하네가 너무 와닿네요ㅋㅋㅋ
공대출신이지만 뭔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은 대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삼촌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제 주변 공대생들은 말 잘하는 타입과 말 못하는 타입으로 나뉘는데 ... 전부 제정신은 아닙니다

이과생이라 미적분은 쳐다보기도 싫은 부분 웩
근데 내향적 외향적 프로그래머 개그는 좀 이해가 안되는데 프로그래머는 어쨌거나 너드라는 개그입니꽈?

맞습니다 프로그래머는 어쨌거나 너드 ㅋㅋㅋㅋ 근데 문과생이 거부감 더 심하지 않아요? 거부감 누구나 다 똑같나?

이런 분이 고주망태로 포스팅을ㅋㅋㅋㅋㅋㅋ
자꾸 생각나서 너무 웃겨요 ㅋㅋㅋ

오늘 고주망태 포스팅 안 올라갑니다. 술 안마십니다. 일찍 잡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읔.. 수학을 일찍이 접은 저로썬 아무것도 모르겠네요..하하.. 어렵습니다 ㅋㅋㅋㅋ그래도 왠지 @lekang님의 열정이 느껴져서 좋네요!! :)

수학에 대한 열정은 아니고 과학에 대한 열정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개그는 이해할 때까지...

ㅎㅎ 안녕하세요 @lekang님 너무나 재밌게 보았습니다. 잠시 잊혀졌던 특급베스트셀러 '수학의 정석2' 의 사선으로 채우던 그래프들이 연상되면서요 ㅋㅋㅋ ^^ 편안한 밤되십시오~

저는 수 1까지밖에 안한 세대라 잘 모르지만 정석의 토나옴을 기억합니다.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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