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병원에서 겪은 일
-있잖아,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땐 조심해. 목소리를 낮추고, 불을 꺼. 꼭 밤에만 해.
-그러면 너무 무섭잖아, 낮에 하면 안 돼?
내 질문에 친구는 정색하고 대답했다.
-낮엔 얼굴이 보여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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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병원에서 일할 때였어. 병원 지하에는 보통 갱의실이라고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 있어. 근데 지하에다 창문도 없고, 문은 두꺼운 철문이라서 문을 닫으면 한 낮에도 아무것도 안 보여. 심지어 내 손을 눈 앞에서 흔들어도 보이지가 않아. 혼자서 안에 있으면 좀 무서워.
그래서 점심 시간이나 저녁, 아니면 야간 근무 시간에 다 같이 지하에서 잠을 자. 꼭 무서워서는 아니고, 그냥 버릇 같은 거야. 근데 그 날은 야간 근무가 나 혼자였어. 밤 열한시부터 아침 일곱시까지.
유달리 전화도 안 왔어. 보통은 주사기 채워달라, 검체 가져가 달라, 엑스레이 찍어달라. 근데 조용했지.그래서 이불을 펴고 자는데, 갑자기 눈이 떠지고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한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었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너무 무서웠어.
근데 멀리서 피아노를 치면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어. 병원 지하에는 교회도 있었으니까. 속으로 찬송가를 따라 부르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는데 누가 귀에 대고
-그래도 소용 없는데.
나는 누가 날 걷어찬 것마냥 일어나 갱의실을 뛰쳐나왔어. 그리고 그 이후로 혼자서는 절대 안 들어가.
무섭네요... ㅠ
그들이 저를 찾기 전까지 써보겠습니다
짧지만 소름ㅠㅠ; 아침이라 다행이네요
무서운 이야기는 밤에만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