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그장면] #2 Le Week-end | 파리에서의 주말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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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pointe

    선생님인 메그 (Meg)와 남편 닉 (Nick)은 철학 강사로 은퇴 전날을 앞두고 막 3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파리에서 주말을 보낸다. 그는 휴일을 일련의 흥미 진진한 새로운 경험으로 바꾼다. 예산을 탕진하고 돈을 내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도망을 가며, 호텔에서의 헤프닝으로 파리의 주말을 더욱 짜릿하게 보낸다. 최근에 집을 떠나고 메구가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 아들에 대한 주장을 포함하여 논쟁이 가득한데, 그들의 삶의 조각들을 단편적으로나마 읽게 되면서 동시에 파리를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 길에서 우연히 닉의 오래된 대학 친구를 만난다. 그로부터 파티에 초대받은 부부는 가기로 결정을 하고, 그곳에서 만난 어린 아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의 본심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들의 아슬아슬한 대화를 듣고 있자면 이 결혼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궁금증이 머리를 떠나지 않게 된다.

    밥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 의 전주가 깔리면서 펼쳐지는 파리 곳곳의 마법같은 풍경이 부부의 티격태격과 함께 녹아들고 유쾌한 생동감이 넘치는 영화였다. 영화 내내 린지 던칸의 틀어올린 머리의 형상이 잔상에 남고 있다. 짐 브로드밴트는 늘 아빠 아니면 산타클로스 같은 중후하고 넉넉한 인상의 역활로의 기억이 남는데, 여기선 너무도 자연스러운 황혼의 닉을 연기하면서 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영화속 내가 갔던 거리, 들렀던 레스토랑 등 그들의 발길이 머물었던 모든 곳이 나오면서 내가 영화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에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속 기억에 남는 몇 장면.
모건이 닉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전 삶을 전부 버리고 새로운 사랑과 시작하려는 그. 오랜 친구인 닉에게 묻는다.

그녀는 날 꿰뚫어 보지 못해. 아직은.
하지만 곧 그렇게 되겠지.
내말은, 앞으로 곧 그렇게 될거라는 거지.
그래서 난 용감한걸까, 어리석은걸까?

그러자 닉은 한심한 듯이 그를 보며 물어본다. 그의 물음이 답을 해주는 듯.

대체 왜 다시 그 모든 것을 시작하려 해?

그러자, 너무나 쉽게 진심을 말하는 모건.

왜냐면 난 헛되기 때문에.
난 어리석도록 헛되기 때문이지.
난 사랑받고 싶고
날 기다려주길 바라며
내 얘기를 들어주길 바래.
넌 안그래, 닉?

후 닉은 파티로 돌아가지 못한다. 복도를 서성이며 돌아다니던 중, 방 끝에 있던 모건의 아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에게 자신이 파티 부적응자임을 밝히며 다른 종류의 솔직한 대화를 이어간다.

내 문제점이 뭔지 아니?
난 아내를 배신하지 못하는 아주 불운한 사람들 중 하나라는거야.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난 모르는 사람과 자고 싶지 않거든.
난 오직 그녀를 사랑해.
사랑 없는 섹스는 내게 의미가 없어.

마음 저 밑바닥 끝의 진심을 들은 그는 복잡한 듯 다시 되묻는다.

네?

오직 사랑만이 내겐 흥미롭지.
그저 섹스만을 하는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어려운 일이야.
난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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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대화의 끝이 나에게 던져준 생각 한아름 거리.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예쁜 영상속 진짜 부부같은 이 내추럴함과 익숙함을 나누고 싶다. 모두가 각자 다르게 갖고 있을 사랑의 정의와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을까. 파리라는 도시와 부부, 그리고 여행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내가 봤던 그 어느 영화보다 진짜 같음을. 유쾌한 이 두사람의 대화에 당장 집 앞의 카페로 가 샤도네이 한잔을 마시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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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영화제목인가요?😁

네. le week-end (2014) 에요. Un weekend a paris 로도 찾을 수 있습니다 ^^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여행영화인줄 알았는데 뭔가 사랑얘기 같군요 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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