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 받아들이기...

라라 만다린(유럽제라늄)   

지금 젊은 누군가들은 공무원이 되고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체념한 채 수험서 앞에서 청춘을 소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소비가 투자가 되어 기쁨으로 보상받기도 하고 한편 보상받지 못한 채 돌아서기도 혹은 이도저도 못하고 머물러 있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지금 보상받지 못했다 해도 그 귀한 세월이 낭비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의 투자 가치를 가진 보물 같은 시간이길 선배로서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그 유명한 베이비붐 세대의 공무원 은퇴자입니다. 고로 은발의 백수... 

30여 년의 오랜 세월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듯하네요. 어느 상황, 어느 환경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돌아와 있어요. 이 시간을 맞게 되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일상이 가능할 것 같았지만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름에 당황스러움이 큽니다. 녹록지 않은 젊은 시절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공무원의 길을 따라 돌아 온 시간은 다시 녹록지 않은 환경과 상황에 맞딱뜨려졌군요. 여전히 나는 백수여서는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지만 모두들 아시 듯 현실은 냉혹합니다.    

    

늘어진 일상을 주워담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내게 아들이 권한 steemit이란 공간이 나를 위한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은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가 설명해 주긴 했지만 steemit에 대해 그리 소상히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리 없어 건성으로 들어 넘긴 탓이지요.  지금은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가볍게 시작하고자 해요.    

이 공간에서 내가 풀어 놓을 주제의 대부분은 은퇴한 세대로서의 넋두리가 주를 이루게 될 게 뻔한데, 다만 조금이라도 앞서 걸어간 사람으로서 이 사회에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야 하는지도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거기에 어여쁜 꽃 이야기, 돈으로 낳은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 이야기 그리고... 아마도 30여 년 몸 담고 있었던 직장 관련한 시사 이야기가 매우 조금 가미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가볍게 재미있게 사고하는 능력이 쇠퇴한 듯한 머릿속도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유연하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더워 입 안에서 낮은 비명소리가 나오는 요즘... 백수인 저도 전기요금이 더위보다 두렵군요. 정든 나의 직장의 겨울 풍경을 보며 잠시라도 시원함을 느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