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위해 필요한 것들

in #kr6 years ago (edited)

2017년 마지막 2차시험을 끝으로 사라진 사법시험으로 인해, 이제 법조인이 되기위해선 어쩔 수 없이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에 진학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로스쿨 제도에 대해선 다양한 비판들이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로스쿨 제도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글은 사법시험 존치 논란과는 무관하며, 법전원 진학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한 대학생들을 위해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LEET (법학적성시험)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종의 수능같은 역할을 하는 녀석입니다.

기본적으로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3가지 영역이 있으나 사실상 입시를 좌우하는 것은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두가지 영역입니다.

언어이해는 기본적으로 수능 국어와 유사합니다. 한개의 지문에 문제가 3개 정도로 총 30문제가 출제됩니다.

18학년도 입시까지는 35문제/11개 지문에 80분이였지만 올해 19학년도 입시부터 30문제/10개지문 70분으로 감소하게 되어 지문당 문제 갯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즉 기존에는 1지문에 3~4개 문제가 나왔다면 이제는 1개지문에 3문제가 나옵니다. 물론 지문이 1개 감소해서 부담은 줄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비문학 지문이 많고 법학, 철학,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이 골고루 출제됩니다.

문학은 1개 지문이 나올 때도 있고, 안나왔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문학비평이 대신 출제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읽고 푸는데 있어서 읽는 속도가 당연히 뒷받침되어야하고, 나오는 문제에 맞게 지문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추리논증의 경우 PSAT(공직적격성평가)의 언어논리와 상황판단을 적절히 섞어놓은 느낌입니다.

1개 지문에 1개 문제가 출제되며 총 40문제가 출제될 예정입니다.(18학년도 입시까지 35문항이였으나 올해 19학년도 시험부터 40문항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35문항을 기준으로 1번부터 10~12번까지는 법학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출제기관에선 이를 규범의 이해 및 적용영역이라 이야기합니다)

추리논증의 특징은 논리학을 어느정도 알고있다고 가정하고 문제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필요충분조건이나 대우명제, 모순되는 명제 대한 개념정도는 있어야 문제를 맞출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저것들을 응용해서 Only if p, then q가 p는 q의 필요조건이고 p←q, q→p를 이해할 수 있는 논리학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LEET 시험의 특징은 법학적성시험이란 점입니다. 즉, 법학 < 적성 입니다. 이 시험에 맞는 사람이 이기는 시험입니다.

물론 법공부를 했다면 언어와 추리에서 일부 아는 내용이 나와서 유리하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학실력이 우수한 사법시험 2차 유경험자들도 고득점을 못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합니다. 아이러니하죠.

그래도 시험인 만큼 준비를 한다면 어느정도 선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물론 이 시험에 대해서 당일 운빨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LEET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선 시간이 많이 남으셨다면(현재 대학교 1, 2학년정도) 무조건 독서량을 늘리시길 바랍니다.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같은 책부터 시작해서 가능한 다양한 범위를 보세요. 과학, 철학, 사회, 경제 등 가리지말고 읽는게 중요합니다.

배경지식을 쌓는 목적이 아니라 낮선 지식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 시험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촉박하다면 가능하면 기출위주로 분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뻔한 말처럼 보이겠지만 기출을 보다보면 관통하는 원리가 있습니다. 이를 본인 스타일로 직접 체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LEET 공부방법론만 서술하는 글은 아니기때문에 이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2. 학점

로스쿨 진학에 있어서 학점은 일종의 내신같은 역할을 하는 녀석입니다.

특히 최근 로스쿨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백분위 93 이상(대략 4.0/4.5 수준)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최대한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 어렵겠지만 가능한 높은 것이 유리한 만큼 로스쿨 진학을 위해선 최선을 다하시는게 좋습니다.

3. 토익(영어 점수)

영어성적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토익의 경우 기본이 900점 이상이라 할만큼 고득점자들이 지원합니다.

커트라인을 넘긴다고 하더라도 일정수준의 점수가 안된다면 서류전형에서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비교적 시간이 여유있는 1~4월에 학원이나 스터디를 통해 최대한 고득점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 대. LEET를 친 뒤 1달간 준비해서 점수를 맞추겠다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이거 잘 될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가능한 여유있는 시간에 고득점을 얻어놓으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고려대, 서울대의 등 토익을 안받는 학교들도 있으니 입시요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입시전형

보통 로스쿨 입시를 이야기할 때 학토릿 3가지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것들 못지않게 학교별 전형에 맞춘 전략을 세우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년 서류전형 정량점수기준이 각학교 별로 공개된 이후로 경쟁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가고싶은 학교가 어디인지 생각하고, 그 학교에 적합한 성적을 갖출려면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학교 외에도 전략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전형의 학교를 하나쯤 미리 봐놓는 것이 좋습니다.

학점 토익 LEET 3가지가 모두 밸런스있게 좋은 경우야 걱정없겠지만 보통은 1가지 또는 2가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자신이 잘하는 부분으로 매꿀 수 있는지, 작년 합격자 평균수준은 어땠는지 면밀하게 조사해보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학교에서 공개하는 75% 커트라인 점수만 가지고 자신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그건 모든 합격자들 줄세워놓고 그 안에서 각각 항목별로 75%수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75%정도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2가지, 또는 1가지가 매우 우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로 평균인 50% 수준 이상은 되어야 실제 합격권에 근접한 수준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응시생 숫자 역시 중요합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2천명이 더 많이 응시했고, 결과적으로 입시결과도 17년도에 비해 올라간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입시 속에서 어떤학교를 어떻게 지원할지 전략을 미리 생각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년초중순에 각 학교별로 입시요강이나 계획서를 발표하니 이를 참조하고하셔서 원서를 미리 어느정도 수립해놓으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막판에는 메가로스쿨 모의지원 등을 통해 실제 지원하려는 지원자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군, 나군이 있다면 하나는 도전적으로, 하나는 안정적으로(모의지원 0.7배수 안에 들게끔) 지원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5. 기타

이외에 자기소개서, 면접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에 4가지에 비하면 이들의 중요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면접의 경우 평소 태도 자체를 바꾸려면.. 1년은 투자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보통은 지원하는 학교가 정해지고, 그에 맞는 테크닉을 스터디를 통해 학습하는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면접보다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개인적으로는 지원하고자하는 학교의 작년 기준에 맞게 한개의 자소서를 써보시는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로스쿨 자소서의 핵심은 자신이 학교에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해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숭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기업자소서 마냥 청량(?)하게 자신의 비전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중한 느낌이 들도록 자소서를 써주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끝으로, 로스쿨에 들어가는 것이 법조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지만, 로스쿨에 들어간다고 해서 법조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기수 중 절반은 변호사 시험을 탈락하는 잔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려해서 로스쿨을 준비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팀은 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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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좋은 정보글이라 생각합니다~ 수험시절 과정을 그림그려 보여주듯 쭉 정리해 나가는 글을 쓰셔도 환영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비 법조인의 멋진 미래를 기대하며.. 가즈앗!!!

감사합니다. 수험생활을 딱히 부지런하게 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된다면 한번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읽고 싶어서 그래요~ 애독자의 청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가즈앗!! ^^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꼭 후속작(?)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괜히 로스쿨 로스쿨 하는게 아니네요.
스펙부터 시작해서 준비해야되는 과정이
어마어마합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과 크게 차이나진 않아 동시에 준비할 수 있어 다행이라할지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ㅋㅋ 저희 때는 들어가기도 쉬웠고 합격하기도 쉬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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