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정부의 "블록체인 발전 로드맵"으로 보는 한국관료제의 문제점

in kr •  3 months ago






공무원은 공무원은 정부에 의해 고용되어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역사적 기원을 따지자면 동양에서는 과거제로 등용된 관리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19세기 유럽에서 능력주위에 입각해서 공무를 수행할 사람을 선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게 맞을것입니다.

근대화의 동력이 관료제와 상비군이라고 배웠듯이 능력으로 뽑힌 행정전문가는 근대국가를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였을겁니다.




한국사회가 엄청난 성장을 한 것에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정부의 계획을 사회 말단까지 실행시키는 관료제의 도움이 컸습니다. 아직도 행정조직이 미비해서 국가 하부에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실패국가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권위에 약한 한국 문화와 강력한 관료제가 만나면 단순히 서양의 "큰정부"의 문제점을 넘어서 "빅브라더"식 문제점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사회의 쟁점과 갈등, 발전방향에 대한 결정을 사회 각 부분의 합의가 아니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분위기가 생깁니다. 뭔 문제만 있어도 "정부는 뭐하고 있냐!!"고 따지는 한국인 심리가 이런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많은 문제를 떠안게 되고 나중에는 그것이 당연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거지꼴을 면해야 하는 상태거나 기본적인 안전(범죄나 기본적인 의료)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면 모를까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나라에서 정부와 공무원이 일일이 사회 전반에 지침을 주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통할리 없습니다. 그런 나라는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소련이 무너진 이유가 그것이고 중국이 무너질 이유도 그것입니다.




며칠 전 정부가 나서서 블록체인산업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블록체인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 선도사업 본격 추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꼭 한번 자세히 읽어보십시오. 이 내용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파괴적인 신기술은 "파괴적"입니다. 결과와 영향력을 예측할 수 없는 기술에 국가가 로드맵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파괴적 기술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도 자제력을 발휘하고 섣불리 개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가상징표"라며 거래소를 폐쇄도 고려하겠다는 무리한 발언을 한 이후로 노골적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을 방해했습니다.

은행을 여러 행정수단으로 압박해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데, 이런 짓은 정상적인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부가 자기 생각에 따라 은행의 계좌계설 권한에 참견하는 것이니까요.
[실명계좌 100일] 뒷짐 진 당국에 중소거래소 가상계좌 발급은 '0'

정부정책 때문에 보느라 은행에서는 블록체인 사업 관련 업체들에게 계좌개설 해 주는것도 눈치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블'만 말해도, 블랙리스트 취급



국민이 블록체인에 투자도 못하게 하고, 기업가가 블록체인을 사업화하는 것도 막고 있으면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국가가 선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기괴한 일입니다.




로드맵 내용도 공무원스럽습니다.


기업가 정신과 정 반대되는 것이 공무원 정신입니다. 공무원이 나쁘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사회에서 맡은 바 임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행정조직의 운영방식이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가의 방식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관료제와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계질서와 정책의 일관성에 따라 계획을 세운다.
  • 계획에는 여러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 승인받기 쉽고 눈에 잘 뛸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 정해진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받고 예산을 확보한다.
  • 확보된 예산을 집행할 사업자를 선별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나 구글의 래리페이지가 저런식으로 일 했으면 바로 망했을 겁니다. 모든 조직이 저런 식으로 일했으면 지금 세상은 훨씬 어둡고 퇴보된 곳이었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관료주의의 일하는 방식이 후진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관료주의는 기존의 질서를 원활이 유지하는 역할을 맞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뭐라고 기업가와 혁신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계획하고 선도하겠다는 거죠?




저런 방식은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겁니다. 우선 정부가 나서서 집중적으로 육성할 프로젝트를 정해줘 버렸으니 시장참여자와 기업가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신호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기업가가 본 기회와 비전이 아니라 국가가 단기적으로 제공해 준 기회에 사업자가 몰려들것입니다. 이런 것은 청년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돈이 나오는 단기 공공일자리에 취직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만듭니다.



위의 사업과 별도로 대학에 블록체인 연구센터를 더 만들고 연간 8억원씩, 최대 6년간 연구용역을 주는 계획도 있습니다.

이 대학은 누가 결정하나요? 공무원이 합니다. 위 로드맵상에 예산 집행은 모두 공무원이 하게 됩니다. 결국 산업계 전반은 국가에 의존적이 되고 예산집행 결정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들의 입김만 쎄집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관료가 불확실한 산업에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시장을 왜곡하고 예산집행권한으로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정확하게 관료제가 나라를 말아먹는 방향입니다.



로드맵의 최종 결과 자체도 비현실적입니다.


로드맵상에 정확히 집행할 예산을 밝힌 것은 "최대 3곳의 블록체인 연구센터"에 매년 8억씩 최대 6년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업에 얼마를 집행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만 원하는 결과는 원대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통해 2022년까지 선진국 대비 블록체인 기술 상대수준을 90%이상으로 높이고, 전문인력을 1만명 양성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블록체인 전문기업을 100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산규모도 제대로 안 밝힌 정부정책을 실행하면 4년안에 블록체인 전문가가 무려 만명이 생기고 글로벌 블록체인 전문기업이 100개가 생긴다구요?

현실감각이 없는 거죠. 만약 그렇게 되었다 해도 그건 민간에 혁신적인 기업가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지 정부가 푼돈으로 몇몇 요식 프로젝트를 해서는 아닐겁니다.




블록체인에 관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분명합니다. 건전한 투자는 막지 말고, 기업가와 엔지니어의 사업기회를 억압하지 않으며, 거래소문제 같이 미비한 부분은 정권의 입장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때, 정부와 관료들은 해야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많은겁니다.

여기가 북한도 아니고 "토끼키워라, 자라키워라" 하는 소리를 듣고 살아야 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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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장일수록 함께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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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예측하라고 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통제하려 하는 관료제의 특성은 우리나라 신산업의 발전에 완벽한 위해요소인 것 같습니다.

생태계의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올바른 방향도 알지 못하면서 리드하려는 이 습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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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은 말이 그겁니다.. 위 내용을 네줄로 요약해 주셨네요 ㅎㅎ

거래소나 사기꾼들이나 단속할 것이지. 국가주도성장이 먹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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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토건사업도 아니고 국가주도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신기슬을 알고 경쟁력을 키우려 하지않고
단지 무능한 정부 소리는 듣기 싫으니 하는척만 하겠다 이거 네요..
과연 저 부처에 지원된 사람들은 가상화폐에 대해서 깊게 공부나 할까요?
지난번 유시민시 토론때도 너무 황당해서 유시민씨를 향한 팬심이 싹둑 짤렸었는데... 대부분 그릇된 선입견으로 시작하는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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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척 하다가 잘되면 자기덕분이라고 공치사하겠죠.. 사실은 민간의 시장참여자가 열심히 한 결과인데..

유시민은 나이가 들수록 아집이 꽉 찬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진영의 논리에 따라 말하는 사람이라 어떤 사안에 그 사람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어떤 논리로 말을 할지까지 예측할수 있죠.

오늘도 코인비평 좋은 말씀 해주셨네요. 정말로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오타가 있네요!

로드맵 내용도 공무원스럽습니다.
이 부분에 맞은 바 -> 맡은 바 인 것 같네요.

좋은 글에 태글은 절대아니고요! 매우매우 잘 읽었기에 애정어린덧글이라는 점. 풀봇하고 갑니다.

링크 달아주신 글도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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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덕분에 박제되기 전에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