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비평) 모든 나라의 잠재적인 뇌관인 연금제도 - 1편 ; 국민연금

in #kr6 years ago (edited)






한 나라의 연금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잘못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예가 있습니다.
‘차르’ 푸틴도 하기 힘든 연금 개혁 … 한달 새 지지율 13%P 추락

80%의 지지율로 철권통치를 하던 푸틴 독재정권의 기반도 흔들 수 있습니다. 반정부인사가 쥐도새도 모르게 암살당하는 나라에서 여기저기에 반정부시위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독재국가가 이정도라면 보통선거로 선출되고 지지율에 목숨을 거는 선출직 공무원이 운영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연금개혁을 쉽게 할 수 있을리가 없죠.




"연금재정추계위원회의의 정책자문안" 내용이 알려지자 마자 여기 저기서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8~4%포인트 인상
  • 연금 수령 개시 연령 65→68세 변경
  • 연금 가입 상한 연령 60→65세 변경

보험료는 올리고, 연금 가입기간은 늘리고, 연금 수령시기는 늦추는 내용입니다. 목적은 국민연금의 재정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선진국 대부분이 연금제도에 대한 개혁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입니다. 오죽하면 러시아도 연금개혁을 시작했겠습니까.. 한국의 국민연금제도는 시작부터 '저부담 고급여'로 잘못 시작했습니다. 돈을 조금내고 나중에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도대체 뭔가요?

돈을 조금 내고도 나중에 큰 돈을 받으려면 세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 국민연금 운용수익이 지속적으로 상당히 높다.
  • 청년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부양인구가 증가한다.
  • 평균수명이 낮아져서 수급자가 줄어든다.

국민연금 신도 아닌데 시장에서 항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없고,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심각한 상태이며,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두 현실성 없습니다.

그렇다면 연금 개혁은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그대로의 제도를 유지하면서 나중에 돈을 덜 받을지... 연금 고갈시기를 늦추기 위해 부담을 더 질지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지속할 수 없는 연금제도를 고치지 않는 것은 태어나지 않은 세대에게 내 빛을 떠넘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론의 반발에 직면하자 바로 물러섰습니다. 여론에 민감한 현 정부의 본성을 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당분간은 국민연금 개혁이 힘들것 같습니다만 언젠가는 터질 일입니다.

사실 국민연금제도에는 개인이 드는 사보험이 줄 수 없는 여러 장점이 존재합니다. 국민연금을 없에고 개인이 알아서 사보험을 들자는 생각은 개인에게 크게 안전성과 이익을 주지 못합니다. 혹시 오스트리아학파나 시카고학파 식의 자유주의적 가치관에서 나온것이라면 존중해야 하겠지만요.
국민연금, 오해와 진실 / 김연명 (더미래연구소 운영위원)

결론적으로 국민연금제도는 국민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거쳐 개혁한 다음 유지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폐지하거나 대중의 이익에 영합해 재정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제가 볼 때, 국민연금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이게 아닙니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정부실패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기업으로 무려 635조원의 자금을 운용합니다. 공단 이사장은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정권이 바뀔때 마다 낙하산 인사가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 모두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가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뀔때 마다 낙하산을 타고 이사장이 바뀌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일관된 자금운용이 가능할리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한 15년전 기사입니다. 지금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죠.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명을 반대한다



실세 정부의 입김이 600조원을 움직이게 되면 이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시책에 맞춰어 개인 기업의 경영에 간섭할 여지를 주는 스튜어드십 같은 제도, 등 권력이 자금을 도구로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하는 국민연금 … ‘집사’의 독립성 확보 못하면 정권 쌈짓돈 된다




여러분은 공기업 철밥통들에게 여러분의 돈을 맞기고 싶으신가요? 공기업의 문화 자체가 느리고, 일할 동기는 크지 않은 곳입니다. 이런 곳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합니다.

인센티브 부족으로 이미 많은 인재가 국민연금을 떠나 사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본부 흔들… 불안한 국민 노후자금

모든 공기업이 그렇듯이 투명성과 청렴성은 낮고 운영은 방만한 상태입니다.
국민연금공단, 내실 악화…연봉·성과급 최다

이런 도덕적 해이는 최근들어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15년 전 기사입니다.
연금공단 도덕적 해이 심각

정권이 바뀔때 마다 이사장이 바뀌는 공기업에서 성과가 나면 그게 더 놀랄 일이죠. 올해 5월 말까지 실제 수익률은 0.49%에 불과합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수익률은 1.16%에 불과합니다. 그냥 예금을 하거나 초저위험의 국공채에 투자를 했어도 이보다는 나았을겁니다.

2013년에 세운 추계에 따르면 올해 수익률을 7.26% 이어야 합니다. 저조한 운용실적 때문에 결국 국민연금 고갈시기는 더 앞당겨진겁니다.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하기 전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을 개혁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제도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저 모양이라면 연금제도가 망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국민연금제도가 망해도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들은 잘먹고 잘 살겁니다. 이게 바로 국가실패를 부르는 원인입니다.

여러 개선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 수록 급진적이고 시장친화적인 개혁안입니다.

  •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분리해 독립성을 준다.
  •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공기업을 4-6개 정도로 나눠서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고 연금운용의 독점을 없엔다.
  • 국민연금을 공기업이 아닌 다수의 은행에서 운용하게 하는 칠레식 연금개혁을 한다.
  • 국민연금 가입의 강제성을 없에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중 개인의 선택권한을 준다.

위의 어딘가에 대부분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개혁안이 있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난잡한 국민연금관리공단 문제를 들고 국민연금이 장기간 생존하길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국민연금제도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한 특수직 연금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특수직 연금제도는 단순히 운용공단을 개혁하는 정도로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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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문재인 정부에서의 이사장은 김성주(전 국회의원) 이고 박근혜 때에는 최 광, 문형표 아닌가요 ?

맞네요. 글에 오류가 있었네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해 놓겠습니다.

매우 심각한 문제이죠...
미국도 마찬가지로 늦게 받을수록 혜택을 주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마져도 요즘은 어느 시점에서는 고갈될 것이기 보이기 때문에
적더라도 그냥 받는게 득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러게요. 돈을 더 내는것이 부담된다면 차라리 돈을 덜받는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더 시급한 문제는 특수직역 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00조를 비트코인에 몰빵! ㅎㅎ

그러다 한방에 ㅋㅋㅋㅋㅋ

올해부터 나라에서 세금 때가는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는데
더 가져가게생겼네 아오

만약 국민연금을 더 걷어간다면 세금을 인상한것과 마찬가지죠. 그 점은 얼버무리지 말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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