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ke의 AR(엔젤리버시) 대회 참가기!
안녕하세요 Cake입니다! 스티밋에 글쓰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네요ㅎㅎ 과제에 치이고 시험에 치이면서 11월 중순 WOC참가기 이후 거의 한달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제(12월 18일)에 수원에서 열렸던 제 1회 AR(엔젤리버시) 대회 참가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세계대회를 다녀온 이후, 급하게 과제 등에 치이며 한동안 오델로를 못하고 있었는데, 시험기간 중에 저에게 AR대회에 참가해보는 건 어떻냐 하는 연락이 왔습니다. 문제는 12월 18일이면 어떤 한 과목의 과제 제출 마감일이라 당시에는 확실하게는 답을 드리지 못했으나 과제를 토요일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수원바둑협회에서 장소를 제공해 주어 바둑협회 건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국내대회로서는 이례적인 대회였습니다. 그 이유는 국내 대회에서는 최초로(100% 확신은 못하겠지만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금이 걸린 대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등과 2등에게는 현금으로 각 20만원과 10만원이, 3등에게는 상품권 5만원이 지급되었습니다. 또한 대회 첫 참가자들에겐 모두 대회용 판을 지급하고, 우승자 준우승자, 유단자 제외 최상위자 및 행운상 두 분에게도 판이 지급되었습니다. 또한 그 외 모든 참가자들에게도 상품권 만원씩은 제공되었고, 상당히 많은 양의 간식과 회식까지도 공짜로 제공되었습니다.
1인당 참가비가 3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최측에서 굉장히 신경써서 개최한 대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단자 6명, 아마추어 6분 및 신규자 4분이셨는데, 유단자분들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아마추어 분들도 만만치 않은 실력일뿐더러(제가 붙어도 이긴다는 확신은 없습니다.) 신규자분들도 대회에 참가하진 않았지만 다들 알아주는 실력자분들이셨습니다. 결론적으로도 신규자 4분중 3분이 5라운드 3승 2패를 기록하셨으니 얼마나 쟁쟁한 참가자들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전 참가자들은 12시 20분까지 수원바둑협회로 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기차를 타고 수원역으로 향했으나 약간 늦어졌기 때문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협회로 향했습니다.
협회에 도착한 뒤 처음으로 들어오는 풍경은 어마어마한 양의 간식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간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더군요. 과자 등이 굉장히 많았고 음료수 또한 분명히 끝나고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았습니다. 귤도 한 박스가 있었구요. 여담이지만, 제가 귤을 정말 좋아해서, 이날 5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10개 이상은 먹은 것 같습니다ㅎㅎ
면식이 있는 사람들과 농담을 나누며 시간을 떼우다 보니,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1라운드 상대는.. 가장 피하고 싶었던 상대인 이광욱 8단이셨습니다. 세계랭킹 2위에 빛나시는 한국 오델로계의 메시와 호날두를 합쳐놓은것만 같은 존재시죠. 믿고 싶지 않았으나 제 상대였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면식이 있는 사이였기에 가볍게 농담을 나누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오프닝(초반정석)으로 진행하신 데다, 준비한 함정을 어떻게든 잘 피한 덕에, 중반까지만 해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엔 거의 세계대회에서 강자들을 맞아 싸우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어느순간엔가 역전당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패배하는 수순이 보이더군요.
끝나고 복기해 보니 30수정도까지도 +10 이상의 수치로 이기고 있다가 단 세번의 실수로 -24까지 고꾸라졌더군요.. 굉장히 안타까운 경기였습니다.
1라운드를 지고 나니(게임 시작전에 질거라 생각은 한 경기였지만) 2라운드부터는 굉장히 부담이 많이 생겼습니다. 명색이 세계대회까지 다녀온 프로 기사인데 어느정도 수준의 성적은 거두어야 했기 때문이죠.
2라운드 페어링은 이춘애 초단과 진행되었습니다. 같이 세계대회를 다녀온 분이자, 확실히 저보다는 한 수 정도는 위라고 생각되는 분이셨습니다. 컨디션이 좋으실 때는 세계 챔피언까지 잡아버리시는 분이시기도 하니까요(올해 2월 세계챔피언을 초청한 전국대회에서 당시 세계챔프였던 일본의 타카나시 유스케에게 1패를 선물해주셔서 대회 우승을 막으셨었죠.). 대회에서 만나는 것은 올해 6월 왕중왕전 이후로 처음이었는데, 그 당시에도 제가 백을 잡고 졌었고, 이번에도 제가 백을 잡았습니다.
그 당시와 같은 수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로즈라는 오프닝으로 진행하였는데요.
로즈 오프닝
이 오프닝 이름의 유래는 재미있게도, 장미를 닮아서가 아니라 미국의 브라이언 로즈(Brian Rose)라는 선수가 자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저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가 먼저 정석에서 벗어나는 길로 들어갔고, 정말 운 좋게도 어찌어찌 승리를 챙겨올 수 있었습니다.
2라운드까지 1승 1패를 기록하고 나서 3라운드 페어링을 맞았는데, 아마추어 3단인 신동명 군이었습니다. 참고로 동명군은 아마추어 5단인 동현 군과 형제이고, 이번 대회를 주최하신 신덕철 5단의 아들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동현군과는 올해 3월 대전 오픈에서 만나 제가 진 기억이 있습니다.
중반까지는 솔직히 유리한 형세는 아니었으나, 후반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형세를 가져오면서 어찌어찌 승리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3라운드까지 2승 1패를 챙기고 나니 그래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4라운드에서 맞은 상대는 이향숙님이셨는데, 첫 참가자셔서 실력은 잘 몰랐으나, 2연승 후 3라운드에서 이광욱 8단을 만나 패하신 것으로 보아, 쉽게 승리를 가져올 수 없는 분이란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게임 내용이 재미있게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양새로 진행되었습니다. 초반을 제가 유리하게 가져갔으나, 어느 순간에 역전당하고, 다시 역하는 수순을 밟으며 신승(辛勝)하였습니다.
4라운드까지 3승 1패를 기록하고 나니, 어느 정도 욕심이 생겼습니다. 당시까지의 순위를 되새겨보면, 이광욱 8단이 유일하게 4연승으로 1위를 기록중이셨고, 저를 비록해 남성우 초단, 김영건 아마추어 5단과 문성철님이 3승을 기록중이었습니다.
5라운드 페어링이 꽤 재미있게 나왔는데, 이광욱 8단과 문성철님이 페어링되었고, 저는 남성우 초단과, 김영건 아마추어 5단은 당시 2승2패를 기록중이던 홍재성 2단과 페어링이 되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4승이 한명만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에겐 이 대국이 더 특별했던 것이, 세계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패배했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가지고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으나, 맥빠지게도 상대가 28수 즈음에 무리수를 둬 버린 덕에, 완벽하게 제 페이스로 끌고 와서 58:0이라는(빈칸은 승리자의 것으로 기록되므로 기록상으로는 64:0) 어마어마한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퍼펙트 스코어
또한 같은 라운드에서 이광욱 8단이 승리를 거두며 5연승으로 1위를 확고히 하셨고, 홍재성 2단이 김영건 아마추어 5단을 잡으시며 제가 단독 4승이자 2위가 확정되었습니다!!
쟁쟁한 참가자들이 정말 많았던 이번 대회에서 2위라는 생각지도 못한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너무나 감개무량했습니다. 또한 부상으로 10만원과 보드판 하나를 받아왔으니 그 또한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후엔 뒤풀이 자리로 진행되어 재미있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상하게 뒤풀이 자리에서는 연습대국을 하면서 연패를 기록하게 되더군요. 대회에 너무 힘을 쏟은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굉장히 뿌듯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에 이 대회를 재미있게 분석해 주신 분이 계셔서 붙여 올려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렘-이광욱 8단, 향님-이향숙 현 초단, 리치-김관윤 5단, 에브리-남성우 초단, 꽁-홍재성 이단, 쿨러-문성철님 이렇게 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알파고와 대국을 보시면 생각이 남다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