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젼을 써보자 4. 내가 우승후보? 입단대회 참가기!(2)

in #kr7 years ago

 

Image from @inhigh

안녕하세요 @ksc입니다! 다들 잘 쉬시고 또 잘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이제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힘내면 되겠죠?ㅎㅎ

이제 이전 글에 이어서 저의 입단대회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2라운드까지 2승을 챙겼고, 우승후보 한분도 이긴 상황에서 들뜨지 않을 수 없었으나, 그 다음 매칭을 보고는 차분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 상대 또한 이전에 우승후보 4인으로 꼽히셨던 분이었고, 결정적으로 제가 한번도 뵌 적도 게임을 본 적도 없는 분이시기 때문에 1라운드때 붙었던 분에 대한 것처럼 알고 있는 두려움이 아닌,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몰아쳐왔습니다.

참고로 그 분의 경우 이전에 오델로를 하시다가 군입대(..)를 하시게 되었고 지금 오랜만에 다시 대회를 참가하신 거였습니다. 때문에 그분이 어떤 스타일로 경기하시는지, 어떤 길을 좋아하시는지 전혀 알 길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차분해져 버렸습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시간은 점심시간을 막 넘긴 시간이었기에 그늘에서 게임을 진행하였어도 더위에 의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 집중하기가 더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결국 누가 더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냐의 싸움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경기는 제가 아는 길로 시작하여 아는 방향으로 진행하셨고, 서로의 생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로 진행되었습니다.

한끗차이 승부가 되지 않을까 하고 중간부터 생각하였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한끗을 더 가져온 것이 제 쪽이 되었습니다. 중후반부터 어느정도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하더니, 엔딩쯤에 가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한 쪽의 큰 실수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주 미세한 차이로 조금씩 흐름을 가져온 것 같았습니다. 그 더위와 환경에서 거의 한시간에 가까운 게임을 3라운드나 진행하다 보니, 아무해도 다들 지친 모양이었고 저 도한 그랬습니다. 이 환경에서 두 라운드를 더 진행해야 하고, 산대방 또한 그때까지 전승을 달리고 있는 분들이었으니 정말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전승을 달리고 있던 선수는 셋이었는데, 저와 우승후보 4인중 저와 경기를 안하신 한분, 그리고 아예 처음 뵙는 분이었습니다. 두분 중 누구와 붙게 되어도 맘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윽고 4라운드 매칭 결과가 나왔고 저는 제가 오늘 처음 뵙는 3승자 분과 붙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차분하게 게임을 두어나갔고, 상대방은 제가 느끼기에 조금 급하게 게임을 두어 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저만 긴장하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도 저는 모르는 사람일 테니까요.

어쨌든 상대방이 다급해한다는 느낌을 받자 갑자기 차분해졌고, 전체적으로 여유롭게 제 흐름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진행한 4라운드 중에 가장 편안하게 승리를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4라운드 결과를 보았는데 원래 전승하시고 계시던 분이 저와 1라운드에서 만난 분과 경기를 하여 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4승으로 공동 1등으로 올라가고, 3승 1패가 여러 명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경기 최소 무승부만 해도 이기는 경기가 된 것입니다. 물론 무승부를 만드는 게 엄청 어렵지만요;;

하지만 제가 지게 될 경우는 입단은 물론이고 상위권에도 못 들 위험도 있었습니다. 오델로의 경우 승수가 동률이면 돌 갯수로 판단하는데, 저의 경우는 대체로 36-28, 38-26 정도의 승리였던 반면 저와 5라운드에서 붙게 되실 분은 52-12, 50-14정도의 승을 기록하고 계셨고 1패마저도 33-31이었기 때문에 돌갯수에서는 확실히 제가 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입증하듯 대회 이후에 확인해본 돌갯수 차이는 압도적이었습니다.

결국 여태까지의 승수 이런건 전혀 상관없이, 이 경기를 이기는 사람이 우승해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아채버리자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상대방도 아마 같았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이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턴 사진이 없는 관계로 상대방이 이 대회를 두고 쓴 글을 일부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쪽의 입장에서 더 흥미진진하게 보시면 좋겠네요.

<게임 시작을 앞두고>

이미 4라운드까지 전승가도를 달리며 충분히 잘 해왔고, 충분한 성과를 내었지만 마지막 라운드 또한 포기할 수 는 없었습니다. 어느샌가 입단의 문턱까지 와있고, 이미 저의 경기가 사실상 결승이 되어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기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 저와 비슷한 시기에 오델로를 접하신 분이시고 저아 가이 7월 전국대회로 데뷔(?)하셨으며 이번 대회에서 같이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래저래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오프닝>

결과적으로 오델로를 공부한 시간이 비슷하고 실력도 비슷하다고 평가되어 온데다 저도 그렇게 생가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고 승리 또한 확신할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오프닝이라고 할 수 있는 로즈(ROSE) 오프닝으로 진행하였고, 제가 외운 부분이 끝나버렸음에도 상대방이 바로 착수하는 것으로 보아 암기량에서 밀렸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게다가 슬슬 집중력이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이었기에 불안감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다행히 초반에는 확실히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상하게 중후반으로 전개될수록 저에게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었고, 밀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을 때, 이대로 가면 확실히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잇었습니다.

<위의 상황>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상대방이 제가 예상치 못한 수로 들어갔습니다.

저로서는 예상치 못한 수라 당황하고 있었으나 자세히 살펴 보니 상대방의 유리한 형세를 깨트려버린 수로 보였습니다.

상대방 또한 돌을 뒤집으면서 당황한 듯한 기색이 느껴졌고 저 또한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반쯤 날아가버린 집중력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긴장되었지만 그 당시엔 정말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대국의 여러 수들이 기억에 남을 정도니까요.

결국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에 저에게 미소를 지어주었고, 전 다행히도 36-28이라는 승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경기가 다 끝나고 나니 힘이 풀려버리면서 실감이 나지 않았고, 몇 초간 사고가 정지된 뒤에 번뜩 생각이 들며 전승으로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그때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도 벅찰 정도의 뿌듯함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제가 오델로에 애착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결과 입력이 다 끝난 뒤에 시상식이 이어졌는데, 대회용 오델로 판과 단증을 받았습니다. 김성찬 初단이라고 써잇는 글씨를 보자 뿌듯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도 대회 끝나고 회식을 가졌었는데, 괜시리 들떠서 계속 게임도 하고 떠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괜히 단증을 만져보기도 하고 펴보기도 했었던 기억이..ㅎㅎ 그렇게 뿌듯한 기분과 함께 저의 입단대회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어 봤습니다! 흥미롭게 보셨나요?

다음 글로 또 찾아뵙겠습니다ㅎㅎ

아 그리고 제가 캡쳐해서 올린 이야기의 풀 스토리는 아래 링크로..

http://greenothello.com/blogmain/yipdan1

http://greenothello.com/blogmain/yipdan2

http://greenothello.com/blogmain/yipda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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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와우... 초단을 따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이런 지능 게임에서 프로를 단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데요... 몇년 전 일이지만 축하드립니다 ㅎㅎ

거의 딱 2년 됐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와우 정말 글로만 봐도 흥미진진했겠네요.. 전승으로 단을 따시고 우승까지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ㅎㅎ 오델로도 돌수로 계산을 하는 거군요. ㅎㅎ
재미있게 잘 보고 가네요.. 나중에 제대후 나오셔서 다시 활동을 하신다면 더 흥미로운 오델로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ㅎㅎ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ㅎㅎ 감사합니다^^

Upvoted & RESTEEMED :]

thanks:)

와~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사진이 없는 부분까지도 현장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ㅎㅎ
저 같으면 긴장돼서 머릿속이 하얘질 것 같네요.ㅎㅎ

당시엔 너무 긴장됐었죠 ㅋㅋㅋㅋㅋ

글로 읽는대도 흥미진진했네요 ㅎㅎ

흥미진진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오델로가 뭔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바둑이랑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집중력과 끈기, 두뇌플레이가 요구되는 걸 보면 쉽지는 않겠지만 성취감이 얼마나 있을지는 굳시 설명 안하셔도 충분히 알겠네요. 전승으로 우승하셨다니 한국 오델로계에 새롭게 등장한 혜성으로 등극하셨을 것 같아요~^^

보드게임류가 비슷하긴 하겠죠?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ㅋ

멋지십니다.
다음에 시간 잡아서 바둑 한 수 배우러 가야겠습니다.

바둑은..할 줄 모릅니다 ㅋㅋ

오델로 게임 재미 있지요. 즐거움이 전해져 오는 기사였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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