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몬잡설] 소환사 Zintar Mortalis

데스 스필린터 소환사다. 죽음, 그러니까 앞서 썼던 라이프와 대비되는 속성이다. 롤플레잉 게임을 하면 이런 죽음의 세력이 흔히들 나온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나오는 죽음의 군단처럼 '언데드'로 불리는 애들이 이런 부류다. 이런 애들은 이미 죽었기에 다시 죽지 않는다. 그래서 죽음의 속성은 대개 상대방에게 두려움 주는 존재다. 죽여도 안 죽으니까. 하지만 스몬에서는 현질 안 하면 그저 약해빠진 저렙 나부랭이일 뿐이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죽음'이라는 공포스러운 사건도 현대 자본주의 앞에서는 별 힘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거 아닐까? 아님 말고.

죽음의 세력이 무엇을 목표로 할까? 이해할 수 없다. 목표는 살아있는 존재들의 것이다. 살아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추구하는데 이미 죽어서 볼 장 다 본 놈들이 도대체 뭘 원할까? 만화에서 막연히 세계 정복을 목표로 하는 악당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를 정복한 다음이 뭘 할래?"하고 물어보면 악당들은 처음에 "어..." 하고 주저하겠지. 당연히 거기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질문을 받은 다음에는 예의 그 성실함으로(대체로 만화의 악당들은 선한 역의 주인공보다 능력 있고 성실하며 따르는 부하들도 많다.) 무엇을 할지 고민할 것이다. 죽음의 세력은 노답이다. 결국 다 죽일텐데 그래봐야 좋아지는건 없고 세상이 다 자기들 같은 애들로 가득해지겠지. 생명체 하나 없이 다 죽고 난 다음에 뭘 하려고? 노인들이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데 사실 그거 "난 아직 더 살고 싶다~"라는 본의가 담긴 거짓말이다. 죽으면 아무 것도 아닌 무로 돌아가는데 이미 죽은 애들이 도대체 뭘 더 하려는 건지... 그렇다고 두번 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데스 스플린터로 플레이 할 때마다 마치 무엇이 될지 고민은 안 하지만 어쨌든 대학은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의 막막함과 답 없음을 느끼곤 한다.

이름에 대해 별 할말은 없다. Mortalis는 죽음과 관련된 의미를 지닌 mortal을 변형시킨 것 같다. Zintar는 딱히 관련된 내용이 나오진 않는다. 흥미롭게도 @hersnz님은 스몬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글에서 이 소환사가 사실은 한국계이며 '김진태'라는 이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까 김진태라... 최근 광주 5.18항쟁에 대해 망언을 한 어떤 사람이 떠오른다. 아직도 광주에는 당시의 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다. 해결되지 않은 것도 많은데 망언은 유족과 지역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발언이다. 데스 스플린터보다 더 나쁜 사람이지. 적어도 얘네들은 두번 죽이진 않을테니. 아무튼 다음 선거에서 어떤 사람들은 자리를 꼭 잃었으면 좋겠다.

김진태, 아니 Zintar에게 맘에 안 드는 점은 하나 더 있다. 얘 눈이 어딘지 헷갈린다. 아래 그림을 보자.

자세히 보면 길게 째진 노란색 눈이 진짜 눈이고 해골 마스크를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막 보면 해골 바가지가 눈 같다. 아래는 벌어진 입 같고. 안 그래도 스팀 몬스터 카드들이 전반적으로 못 생겼는데 이 놈은 더욱 못나 보인다. 디자이너는 반성 좀 해야 한다.

와... 너무 길어졌다. 10분 동안 정신 없이 썼더니 흘륭한 뻘글이 나왔네. 이거 다 보팅 받으려고 하는 거 아시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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