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좋은 남편이란?
언젠가 한번은 좋은 남편이란 글로 포스팅을 해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좋은 남편이 있다. 좋은 남편이란 좋은 아빠, 좋은 배우자, 좋은 짝꿍이라는 의미다. 내가 믿고 의지할만하고 아이들 또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사람.
나는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못한 탓에 아이를 키우는 것에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을 없애준 사람이 '남편'이다.
- 좋은 남편은 여자의 불안을 잠재우는 능력이 있다.
아이를 낳을까 말까 고민할 당시, 남편이 돈이 많았던 것도 우리가 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돈이 아니어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나 또한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첫째를 낳았고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좋은 아빠가 돼주었다.
- 좋은 남편은 아내의 말을 항상 경청한다.
남편은 내가 어떤 사소한 이야기를 해도 귀를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준다. 내가 투정을 부리든 화를 내든 일단 들어본다. 하다못해 시댁 흉을 봐도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준다. 분명 남편도 욱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테지만 우리 싸움이 커지지 않고 중간불에서 꺼지는 건 남편 덕이다. 내 말에 경청하는 모습에서 내 화는 더이상 연소될 핑계를 잃고 활활 타오르지 못한다.
- 좋은 남편은 아내의 의사를 존중한다.
남편은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아이를 양육하는데 있어 내가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내 의사를 존중한다. 네가 현명하다, 네 의견이 옳다며 항상 내 의사를 존중한다. 이것은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의사결정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 단점은 그렇기에 남편보다 책임감이 더 따른다는 것이다.
- 좋은 남편은 아내의 자존감을 자라나게 해준다.
난 앞서 말한 것처럼 행복하지 않은 어린시절 때문에 자존감이 높지 않았다. 내 자존감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남편을 만나면서 부터다. 예쁘지 않은 날 보고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항상 얘기해주는 것은 물론, 내가 어떤 일을 해도 날 믿고 지지해줬다. 20대 후반 다니던 회사를 때려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월120만 원 받으며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 날 보고도, "큰 고민일 텐데 결단력 있다, 대단하다 ."며 날 응원해줬다. 난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다행히 자리를 잘 잡았고, 그 일을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남편은 날 응원하고 칭찬해줬다.
- 좋은 남편이란 좋은 아빠다.
나는 현재 맞벌이를 하고 있다. 내가 맞벌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남편 덕이 크다. 간혹 안녕하세요라는 TV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안하무인인 남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 보는 것보다 혼자 TV보는 것, 스마트폰 하는 것, 친구들과 노는 것 등을 더 좋아하는 아빠들... 남편은 아이가 생기고 많은 것을 포기했다. 가정과 아이가 우선이라는 것은 남편과 나의 가장 큰 공통된 가치관이기 때문에 각자의 삶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했다. 본인이 희생하고 포기한 것에 대해 남편은 큰 불만이 없다. 물론, 이것은 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대화를 해보면 큰 불만은 없다고 한다.
- 좋은 남편이란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이 아니다, 돈을 적게 벌어도 함께 견딜 수 있는 사람이다.
맞벌이를 하고는 있지만 이것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돈이 적더라도 남편의 성실함만으로도 불안하지 않았다. 우연찮게 프리랜서로 참여한 프로젝트가 잘 돼서 책임감과 의무감 때문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전까지는 프리랜서로 일을 했다. 프리랜서 업무 특성상 일이 있을 때만 돈이 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이 풍요롭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나혼자 졸라매고 살지 않았다. 남편도 함께 아끼고 응원하고, 고민하면서 같이 견디어 나갔다.
- 좋은 남편은 행복을 표현할 줄 안다.
남편은 항상 '행복해' 라는 말을 시도때도 없이 했다. 배가 불러도 행복해, 화장실 다녀와서도 행복해, 아이들과 TV를 보고 있어도 행복해... 등등 정말 아무런 일이 아니어도 남편의 입에서는 어김없이 행복해라는 말이 나왔다. 자꾸 듣다보니 '행복해'란 말이 나에게도 옮겨왔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행복하고, 아이들과 놀다 보면 행복하고, 가만히 있어도 행복하다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행복이라는 것은 어떤 질적인 것이 아니라, 빈도수의 문제라는 것. 그 빈도수는 나의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것을 남편을 만나 알게 되었다.
- 좋은 남편은 아내와 아이가 사랑받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남편은 자기 사람이라 생각하면 무조건 좋은 면만 보려는 성향이 있다. 나는 오히려 반대로 단점을 먼저 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남편은 자기 가족이다 그러면 무조건 좋은 면만 보고 칭찬만 해준다. 때론 단점이 될수도 있지만 칭찬만 해주는 남편 덕에 나와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또 이런 칭찬은 그에게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사랑이란 부부라는 나무의 물과 같은 존재라 이것이 없으면 관계가 바짝바짝 말라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남편은 항상 내가 사랑받는 아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생각날때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다. 아이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하던 나도... 그의 영향으로 어색하지 않게 아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게 됐다.
- 좋은 남편은 가정 일을 함께 나누어 해준다.
남편은 나 대신 음식물 쓰레기를 치워준다. 결혼했을 때부터 남편이 해오던 습관이다. 본인이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며 쓰레기 버리기는 항상 남편이 한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다른 집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남편 덕이다. 청소는 물론 밥도 미리 해두어 아이들의 식사를 미리미리 챙겨주는 남편 덕에 맞벌이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본인이 나보다 강하다며 힘든 일은 꼭 자기가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 좋은 남편은 아내의 식구도 자연스럽게 챙긴다.
남편은 친정식구들도 잘 챙긴다. 결혼하고 몇년 동안은 친정부모님만 모시고 여름 휴가를 다녀올 정도로... 함께 여행가는 것에 큰 부담 없이 항상 먼저 얘기하고 챙겼다. 지금은 엄마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가지는 못하지만 그전까지는 함께 여행도 가고 맛집도 모시고 가곤 했다. 나 없이 친정에 다녀와 달라는 부탁도 선뜻 들어주고, 엄마 모시고 병원도 알아서 가는 남편. 우리 가족에 잘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좋은 남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남편분과 살고 계시네요..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고민해왔는데 좋은 글에서 많이 배워갑니다ㅋㅋ
이런 좋은 글을 볼 때 마다 반성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