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기] 정글투어
*여행기간 : 2017. 7. 16~ 2017. 7. 28
*페이스북에 여행기를 작성했다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올림.
<정글투어>
사이판의 타포차우 산 정상에서 섬 전체를 조망하고 싶었고 그 코스가 포함되어 있는 정글투어를 신청했다.
투어의 첫 코스는 사이판 원주민들이 성지로 여기는 곳이었다. 석회질의 물이 아닌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솟고 큰 나무가 있어 성지로 여겨진다 했다.
가이드가 같이 온 모녀팀에게 이 물을 한 번 마시면 서울대를 가고 세 번 마시면 하버드를 간다고 하자 어머님이 좋은 대학 보내시겠다며 아이들에게 물을 먹이셨다.
우리는 다시 대학을 갈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 연봉으로 하기로 하고 한 번 마실때마다 기본 5000에서(한 번 마시면 서울대니 연봉도 이쯤 해줘야 하지 않을까) 1000씩 상승하는걸로 협의보고 마셨다.
가는 곳 마다 가이드 분이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포즈를 취하게 하셨다.
엄청나게 커다란 바위를 보리수 하나가 휘감고 있었는데 전체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볼 수 없을 정도로 나무가 컸다. 바위와 나무가 너무 거대해서 사진에도 잡히지 않았다.
다음으로 타포차우 산으로 이동했다. 해발 500m 가 되지 않지만 올라가면 사이판 전체뿐만아니라 근처의 티니안, 로타 섬까지 모두 볼 수 있다.
경계진 바다가 너무 예뻤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티니안이나 로타 섬에서 숙박할 계획이었는데, 그 곳 숙박시설이 다 망해서 사이판에만 머물게 되었다.
산 위에서 섬들을 보니 밀집되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구역이 보이지 않고 나무밖에 보이지 않아 진짜 소수의 원주민들만 살고 있는 섬이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산 정상에 이런 예수님이 계신다.
섬 동쪽으로 이동해서 해변을 갔는데 이제까지 보던 사이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났다.
사이판은 굉장히 작은 섬인데도 동쪽과 서쪽의 바다가 확연히 나뉜다.
서쪽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산호가 섬으로부터 3km 가량 떨어져 섬을 둘러싸고 있어서 안쪽은 오랫동안 들어가도 깊이가 얕고 파도도 거의 치지 않는다.
반면 동쪽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라는 마리아나 해구에 속해있어 해안으로 바로 파도가 치고, 바다로 한두발 내딛을 때마다 수백미터씩 깊이가 깊어진다.
자연히 바다로부터 안전한 서쪽에 모든 인프라가 집중되어서 우리 또한 섬의 서쪽만 알고 있었다.
파도가 많이 치고 바로 깊어진다고해서 물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동쪽의 사이판은 사진에서나보던 캐나다나 혹은 북유럽 숲 속 계곡과 바다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고, 인간을 위한 휴양지의 자연보다는 조금 더 야생적인 자연의 모습이었다.
어쩐지 캐나다의 어느 계곡을 가면 이런 모습일 것만 같았다. (물론 여기는 계곡이 아니지만)
마지막 코스로 사이판식 농원(?)에 가서 갖은 열대과일을 섭취했다.
여기서 기르는 동물들을 돌아보는 와중 염소가 우리를 탈출해서 나왔다. 정작 주인들은 태평하게 과일을 준비하고 있고 가까이 있던 우리가 이 녀석들을 붙잡아서 우리에 집어넣으려는 소동을 벌였다. 아기 염소들이 완강하게 우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해서 내가 목줄을 잡고 질질 끌고 우리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새 친구가 문을 굳게 잠궜다.
본인이 무섭다고 나까지 함께 가둬버림..
닭, 오리, 염소 등 많은 동물을 기르고 있었다.
열대과일이 오늘의 첫 끼니여서 엄청 먹었는데 망고가 제일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향과 맛이 나서 좋았다. 자몽과 라임의 맛도 굉장히 진하고 강해서 역시 원래 과일이 나는 곳에서 길러 먹는게 최고구나 느꼈다.
코코넛 물을 다 빨아먹고 나면 갈라서 코코넛 속살?을 사시미처럼 떠줬는데 초장을 같이 주시며 찍어먹으라 해서 먹었더니 신기하게 회를 먹는 느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