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History: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라는 화두

in #kr3 years ago (edited)

keepit_logo_history_2.png



블록체인史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라는 화두



안녕하세요! KEEPT!입니다.
무더운 불볕 더위가 이어지는 여름 밤, 2주 만에 다시 블록체인사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칼럼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서 2013년 키프로스 금융 위기를 다루려 합니다. 키프로스의 금융 위기는 사실상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비트코인은 어떻게 주목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에서 앞으로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어떤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1. 키프로스의 뱅크런

2013년 3월 16일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게 된 키프로스 정부는, '긴급 금융 위기 해결 방안'이란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그 내용인즉슨 뱅크런을 우려해 은행 예금을 동결하고, 예금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300 유로 이상 예금의 인출을 제한하고, 10만 유로가 넘는 예금에는 9.9%의 세금을, 2만~10만 유로 미만의 예금에는 6.75%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뱅크런을 막기 위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조세 회피 용도의 검은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키프로스는 조세피난처로 유명했기에 막대한 유럽∙러시아계의 검은 돈들이 유입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예금 동결 조치 때문에 키프로스 국민들은 하루 300유로의 예금이라도 인출하기 위해 새벽부터 은행 앞에 줄을 서야 했습니다. 은행은 때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었죠.

뱅크런: 대량 예금 인출 사태

키프로스 뱅크런.jpg
하루 현금 인출이 300유로로 제한된 키프로스 은행 앞에서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 앞에 줄 서있는 모습입니다.
Image from http://news.joins.com/article/11075562

키프로스 은행 영업 재개‥위기 진정?
키프로스 예금인출 사태…유로존 불씨 되나?

2. 금융 위기라는 전염병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경제 공황의 여파는 2010년 유로존 위기로 전염됩니다. 키프로스 뱅크런 사태는 이러한 지속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지중해의 자그마한 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또한 국가의 중앙은행도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준 사건이기도 하죠.

키프로스 금융 위기의 전개 과정은 마치 1997년 당시 아시아 외환 위기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유로존 위기가 옆나라 그리스에서부터 시작해서 키프로스로 옮아왔듯이, 아시아 외환 위기도 태국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로 옮아왔기 때문입니다. 전세계가 단일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국제 금융 자본의 특성상 국지적인 위기는 더이상 그 지역의 위기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금융 위기는 이제 도미노처럼 한 국가를 쓰러뜨리고 그 다음 국가를 쓰러뜨리러 이동합니다.

이 전염병은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 걸까요?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요? 그동안 세계 각국의 중앙 은행은 금융 시스템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그때 그때 간이처방(이를테면, 양적완화를 통한 구제금융)으로 넘어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전염병도 내성이 생겨서 도무지 약발을 받지 않는 듯 합니다. 다음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도 이 양적 완화라는 처방이 유효할까요? 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그보다 이제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양적 완화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유로존 위기: 2009년 말부터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유럽의 경제 위기. 유로존은 EURO(유로)라는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유럽 경제 공동체를 말하는데, 유로존은 각 국가 간 경제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 위기는 점차 유로존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어갔다.

3. 비트코인 도약의 한 해

블록체인사에서 2013년 키프로스 뱅크런 사태가 의미심장한 이유는 이 사건이 비트코인을 단숨에 법정 화폐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파산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유로존 사람들은 예금을 대체할 대안 수단을 찾기 시작했고, 이는 비트코인 수요 급증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후 2013년 3월 18일 45달러로 시작된 비트코인 가격은 4월 3일에는 147달러까지 폭등했습니다. 구글에서는 비트코인 검색 빈도가 급증했고, 비트코인 관련 모바일 앱 다운로드 건수가 급상승하기도 했죠.

오큐파이 월스트리트의 참가자가 비트코인으로부터 대안적인 금융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았듯이, 유로존 사람들도 이 당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가능성에 주목했던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해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고, 전세계 네트워크망을 따라 어디든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으며, 누구도 함부로 블록체인 장부를 조작할 수 없습니다. 이 점에서 오늘날에도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에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자국의 화폐보단 비트코인을 더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이해가 갑니다.

bitcoin_value_graph_since_2009_500.jpg
Image from 비트코인, 1만원에서 100만원 되기까지

키프로스 위기로 가상화폐 '비트코인' 인기 절정

키프로스 금융 위기로 유명세를 떨친 비트코인에 2013년은 역사적인 도약의 한 해였습니다. 8월에는 독일 재무부가 전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민간화폐로 인정했고, 10월에는 미 연방수사국 FBI가 블랙 마켓 '실크로드'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압수한 후 경매에 부친 사실이 대중에 널리 알려집니다. 또한 11월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의장이 미 상원 국토안보정부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에 관한 첫 논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상화폐가 장기적인 장래성을 가질 수 있으며 특히 (가상화폐에 관한) 혁신이 더 빠르고, 더 안전하며, 더 효율적인 결제시스템을 촉진시킬 때 그러하다. 비록 연준이 가상화폐와 다른 결제 시스템 혁신에서의 발전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혁신과 시장에 이를 제공하는 기관들을 반드시 직접적으로 감독하고 규제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Germany officially recognises bitcoin as "private money"
Keepit History: 익명화폐의 역사 1편
버냉키, '비트코인'에 날개 달아주다

4.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라는 화두

비록 비트코인이 처음엔 자금 피난처, 블랙 마켓의 기축 화폐로 각광받으며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어쨌거나 2013년은 비트코인에 중요한 한 해였습니다.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비트코인의 존재가 많은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한 해이기 때문이죠.

네트워크 효과: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효과.

키프로스 뱅크런 사태에서 보듯, 더이상 국가, 은행도 안전 지대가 아닙니다. 금융 위기라는 전염병 앞에서 지금껏 양적 완화로 때워왔지만, 그 처방이 또 먹힐 지는 이제 장담 못합니다. 시중에는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있고, 금리는 더이상 내리기 힘들 정도로 낮아져 왔기 때문입니다. 다음 금융 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닥친다면, 그 땐 진짜 뱅크런이 시작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세계가 단일한 네트워크로 묶여 있는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의 강점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에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일 것입니다. 반면, 네트워크의 강점은 동시에 약점이기도 합니다.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에 위기의 파급효과도 제약이 없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왜 동시다발적이고 전세계적이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가 이제 그 덩치에 걸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 엘리트와 그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관리되는 금융 시스템 말입니다.

우리에겐 컴퓨터 알고리즘 및 분권 네트워크에 의해 관리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라는 대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에 걸맞는 시스템일지는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분산원장기술은 아직 실험적이며, 암호화폐의 시가 총액과 유통량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이란 한 가지 긍정적인 대안이 주어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류가 언제나 기술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혁신해왔다면, 금융 시스템의 한계 역시 언젠가는 기술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blockchainnomad

블록체인史 시리즈
KEEP!T History: 월 스트리트 점령은 비트코인으로부터

Keepit 저작권 로고.gif

Keepit 저작권 로고2.png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Sort:  

Thank you for your post. :) I have voted for you: 🎁! To call me just write @contentvoter in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