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박근혜 선고날 우리가 직면하게 될 불편한 진실, 바로 '이재용의 삼성'에 또 무릎 꿇을 사법부

in #kr6 years ago

오랜만에 스티밋에 글을 올립니다. 틈틈이 제가 쓰는 기사를 소개해드릴려고 하는데, 게을러서 그런지 잘 되지 않는군요. 오늘은 여유로운 주말이기도 하여 이렇게 기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박근혜 선고날 법원은 또 한번 ‘이재용의 삼성’에 굴복할까?
미리 보는 4월 6일 박근혜 1심 선고 공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수백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오는 6일 열린다. 징역 20년 이상의 중형 선고가 예상되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 사건의 핵심인 이 부회장과 관련된 뇌물 혐의 대부분은 무죄 판단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달 13일 나온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선고 공판 토대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씨의 선고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관련된 제3자 뇌물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받고 있는 뇌물 혐의는 물론, 이 혐의를 구성하는 사실관계와 논리는 모두 동일하다.

박 전 대통령에 선고를 하게 될 재판부 역시 최씨 사건의 재판부와 같다.

따라서 재판부는 최씨 선고 당시 내놓은 이 부회장과 관련한 뇌물 혐의에 대한 판단을 뒤집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선고에서 최씨의 제3자 뇌물 혐의와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최씨 재판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굳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놓고 다른 판단을 하려고 애쓰더라도 딱히 그 방법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3자 뇌물죄라는 건 뇌물의 최종 수혜자이자 ‘3자인’ 최씨가 껴 있지 않았다면 성립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최씨가 무죄면 당연히 박 전 대통령도 무죄다.

‘이재용의 삼성’ 앞에 한 번 더 무릎 꿇어야 하는 재판부

최씨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핵심 혐의들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들을 압박해 거액의 재단(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는 근거로만 쓰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이 부회장과 최씨가 주고받았다는, 그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다고 조사된 이른바 ‘제3자 뇌물’이 모두 인정되려면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부정한 청탁’ 존재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 지배력을 세습하기 위한 ‘승계작업’이라는 청탁의 배경도 인정해야 한다.

이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면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은 물론 그동안의 승계작업을 모두 부정할 수밖에 없다.

특검은 ‘부정한 청탁’의 배경인 ‘승계작업’의 개별 현안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삼성SDS 및 제일모직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삼성테크윈 등 4개 비핵심 계열사 매각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등을, 포괄적 현안으로는 ‘이 부회장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규정했다.

앞선 최씨의 재판에서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 자체가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와의 오랜 사적 친분을 바탕으로 권력을 이용해 뇌물을 수수하고 기업들을 강요했다”며 이 부회장을 공범이 아닌 사실상 정치권력의 ‘피해자’로 규정해줬다.

이 재판부는 결국 박 전 대통령 선고 공판에서도 같은 판단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직권남용과 승마지원 뇌물 부분이 가중처벌 요인

대기업을 상대로 수백억원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와 KT,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GKL 등 기업을 압박해 지인 회사 혹은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K 등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회사에 일감을 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은 최씨 재판에서와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최씨가 삼성 측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 중에는 말 3필과 보험료, 코어스포츠 명의로 받은 용역대금 등 72억 9천여만원에 대한 부분만 유죄로 인정됐다. 박 전 대통령 역시 같은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서 경영 현안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89억원을 내라고 요구한 혐의와 롯데그룹에 K재단 추가 출연을 요구한 혐의 역시 최씨와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임을 방기하고 사인에게 권한을 나눠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양형 이유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간인’인 최씨보다 신분상 더 큰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이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는 그보다 더 많은 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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