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써보는 수필[06] 이런 나는 종교인이다.

in #kr7 years ago

속이 너무 쓰리다

어제 먹었던 맥주가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날 빠졌던 교회 예배가 문제였을까

나는 정말로 궁금해졌다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그 종교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종교를 왜 가져야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솔직히 말해서 속쓰려서 죽으려고 할때 신에게 안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속쓰림이 끝나고 나서는 내가 이 종교로 인해서 무엇을 얻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종교란 얻기위해서 다니는 것이 아닌 뭔가 거창한게 있다면 모를까 나는 적어도 이 종교란 것이

내 인생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별로 그런 것은 생각하기 싫었다

하지만 적어도 종교는 나에게 도움보다는 고통을 주는 것이 많았던거 같다

내가 힘들고 지칠때 종교가 위로해준적은 없었다

정말 미친듯이 기도도 해보고 무엇인가 기적을 바랐지만 기적이란건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시간의 흐름속에서 해결되어왔다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할말이 없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기적은 그런것이 아니었다

내가 오늘 속이쓰려서 데굴데굴 굴렀을때도 그렇다

나는 곧바로 예배를 빼먹고 친구와 놀러가서 술마시고 와서 이렇게 된걸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회개기도를 했지만 오히려 고통만 더 심해졌을 뿐이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입에 꿀을 넣어주시고 꿀물차와 형이 준 위장약을 먹고서야 조금 나아졌다

과연 이게 내 기도의 응답일까

아니면 그냥 엄마와 형의 도움일까 정말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의문이 한두번 드는게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더라고 해도 그 일이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그것을 기도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극적이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았다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누구나와 같은 길을 걸었을 뿐이다

여기서 부터 나는 진정한 믿음을 가진 종교인과 그냥 교회를 다니는 종교인이 갈린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마 그냥 교회를 다니고 있는 종교인인가보다...

솔직히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되었든 다 신에 의해서 신이 도와서 그런식으로 말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무슨 일이 있으면 전부 신에게 도와달라고하고 지켜달라고하고 하면서 자신을 그저 신에 의해서 결정되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게 싫었다

나라는 것을 없애려하는 그들이 싫었다

실제로 설교를 들으면 나를 죽여야 한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던 적이 있다

나를 죽여야한다고 한다

나란 무엇인가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대답조차 못할 것이 분명한

아니 아마 신의 종이라고 대답할 그들은 나를 죽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는 욕망의 노예이며 나라는 존재가 살아있으면 진정한 믿음을 가질수 없고 그렇기에 제대로된 신앙생활을 할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말에 동의할 수가 없다

나는 아직 내가 누군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겠는데 다짜고짜 나를 죽이라고 하지않나 더군다나 그놈의 신앙생활이라는 이름은 오히려 나를 좀먹이는 듯한 느낌을 들게끔 한다

좋은일이 있으면 신이 도와줘서

나쁜일이 있으면 내가 잘못해서

이런식의 생각이 나도 모르게 각인되어버린거 같아서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종교라는 것 그것들중 기독교는 이러한 성향이 매우 무척이나 강하다

내가 힘들고 지치고 잘못되면

내가 부족하고 믿음이 없고 신에게 매달려야한다

그리고 회개를 해야한다

솔직히 인간이 아무리 청렴결백하게 살더라도 죄한번 안지을 수 있을까

여기서 죄라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그저 잠깐의 야한생각 시기질투 등 인간이 가질수 있는 약간 추하고 본능적인 모든 행동과 행위 생각들을 의미한다

나는 이것을 실제로 물어본적이 있었다

거기서 나온 대답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원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솔직히 종교를 말로 이기려면 답이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성경이라는 절대적인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쓰여있으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진리이고 절대적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우리가 무엇을 말하든 자신들의 진리를 가지고 있기에 결코 지지도 흔들리지도 않는다

참고로 이런 경지에 오를려면 진짜 믿음이 있거나 흔히 말하는 완전한 크리스찬 정도가 되어야 한다

보통은 이렇지 않다

목사님 중에서도 이런 사람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런 사람이 존재하고 그로인해서 종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종교는 참으로 이상하지만 우리에게서 사라지질 않는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은 끊임없이 미지의 존재와 초자연적인 현상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것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호기심을 느낀다

그리고 거기에 해답을 줄만한 것은 거의 유일하게 종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웃긴게 그들 또한 완벽한 해답을 내놓으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그들은 기록되어있는 것에서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해답이라고 내놓은 것이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내가 교회에 다니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것을 말하면 아마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이럴 것이다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 세상이 너무 악해서 그렇다, 등등 미사여구를 붙이며 절대로 그 종교 자체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는 종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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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믿음이 부족합니다. 형제여!! ㅋ 뉴비분이시네요~ 군대 가기 전 스팀잇 속에서 마음껏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나누시기 바랍니다~ 가즈앗!!! ㅋ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그럴 예정이었습니다.

군대가기 전까지 스팀에서 가즈아~!

제가 생각했을 때 종교를 가지는 것의 가장 큰 혜택(?)은 절대자를 내 guardian 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절대자는 자비롭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해서 나를 힘들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는데.. 뭐 사실 그런건 그렇다치고, 내가 어디 기댈 곳이 없을 때 절대자에게라도 기댈 수 있다는거.. 그게 지금까지 내가 얻은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절대자에게 기대든 안 기대든 내가 힘들 땐 어떤 짓을 해도 힘들잖아요?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고 이 시련도 절대자가 일부러 나 힘들라고 준 것 같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자만은 내가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고 있을 거 같으니까, 내 얘기 좀 들어보라고 하면서 기대게돼요.
특정 종교를 갖으라 말라의 얘기가 아닙니다. 그저 절대자라는 존재가 어딘가에 있다는 걸 믿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때가 있다는것만 말하고 싶어요.
이렇게 시니컬한 저도 종교인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그만 다니면 편합니다...
종교는 고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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