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써보는 수필[04] 차가운 햇빛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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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할 것만 같았던 태양은 나에게 한없이 차갑게 다가왔다.

분명 햇빛인데 왜 이렇게 차가운 것일까?

한참을 고민했었다.

바람과 기온이 차가워서 햇빛조차 차갑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림자가 일렁일 정도로 햇빛이 비치지만 나의 몸은 어찌 된지 차게 식어만 간다.

왜 이렇게 차게 식어가는 걸까?

나 또한 정상적인 햇빛을 받고 싶다.

나 또한 햇빛을 통해 포근함과 따스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 태양은 언제나 그렇듯이 차갑게 느껴진다.

햇빛에 비추어져 땀을 흘릴지언정 그것은 더워서 뜨거워서가 아니었다.

추워서 감기에 걸려 고열에 시달릴 때가 많았다.

나의 태양은 언제나 같이 그래왔다.

오히려 나에게는 달이 더욱 따스하게 느껴졌다.

어두운 밤하늘이 나에게는 더욱 편안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언제부터였을까...

태양보다 달이 좋아진 게

그 달 마저 나에게 위로가 안되었을 때가

나는 그저 작은 것을 원했지만

그 작은 것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것들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컴퓨터 속에 있는 작은 아이콘과 같이 보이지만

그 아이콘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코드와 프로그래밍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듯이

나의 작은 바람은 결코 작지 않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었다.

차가운 햇빛은 더 이상 나를 따뜻하게 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니 나 자신이 더 이상 햇빛에서 따스함을 느끼지 못하는 거 같다.

언제부턴가 햇빛은 나에게서 사라져 가고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따뜻한 햇빛 한 줌이었다.

오늘도 햇빛은 여전히 나에게 차갑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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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감성적이네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tip2yo님 감사합니다.

언제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을것 같은 태양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을수 있다는것이 굉장히 서정적으로 들려요. 하지만 또 아이러니하게 과학적으로도 들려요. 태양에도 나이가 있잖아요. 언젠가 그 태양도 모든 에너지를 다 뿜어내고 사향길로 접어들죠. 물론 그땐 지구엔 우리같이 큰 생물은 살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를 살게 해주고 숨쉬게 해주는 태양은 참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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