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책을 읽고....
책 제목 :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지은이 : 호시노 미치오
누구나 자연의 광대함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동경한다. 어쩌면 우리의 뜨거운 피에는 수렵생활을 하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또 돌아가려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우리 안에 갇힌 짐승처럼 광활하고 거친 자연을 떠나 안락과 편안함 속에 길들여져 야생의 세계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 TV에서 생존서바이벌 게임을 보면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고 또 잘 버티기도 한다. 야생의 세계는 잊었지만, 생존의 본능은 우리의 몸속에 내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호시노 미치오는 20여 년 동안 알래스카의 자연을 담아낸 사진작가였다.
그는 용기 있는 청년이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일본에서 알래스카로 써 보낸 편지. 편지를 보내면서 그는 누군가 그의 편지에 답장을 하고, 그를 알래스카로 이끌어 줄 거라고 짐작이나 했을까? 그는 얼마나 막연했을까? 하지만 변화는 이미 그가 편지를 쓰기 시작한 그 순간에 시작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회들을 생각만으로 안 될 거라 지레짐작하고 마는가. 변화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그것에서 시작이 되며, 그것이 평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호시노 미치오에게는 편지 한 장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된 마법이었던 것이다.
그는 알래스카의 곳곳을 누비며 빙하가 갈라지는 소리를 듣고, 고래와 곰, 카리부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을 관찰했으며 때론 사냥까지 하고, 들판에 펼쳐진 블루베리, 크랜베리, 서몬베리, 크로우베리등등 수없이 많은 열매들이 익어가는 것을 보고 그 속에서 수십 년을 생활한 그.
나는 책을 읽으며 알래스카의 광활한 설원에 홀로 밤을 지새우는 그를 떠올리며 무섭지는 않았을까? 외롭지는 않았을까? 머릿속으로 그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그려보았다. 그러자 혼자라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느껴지기 보다는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는 모습, 카리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떠오르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 이런 날것 그대로의 광활한 자연을 한번 맛봤는데, 그 속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가 있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알래스카를 내가 직접 걷고,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알래스카의 원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딸기를 딸 때 곰과의 박치기를 조심하라는 우스갯소리는 어디까지나 생존자들의 유머였다.
호시노 미치오의 마지막 죽음은 충격적이었지만 어쩌면 그 곳에서 곰에게 습격을 당해 죽는 것이 그의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가 그렇게 될 운명이란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의 알래스카를 향한 사랑의 방랑은 멈추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