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리스 디리의 사막의 꽃

in #kr8 years ago

제목 : 사막의 꽃
지은이 : 와리스 디리

단 한순간의 선택으로 우리의 인생이 달라지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바꿀 선택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삶속에 늘 함께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그것들을 무심히 지나쳤을 뿐.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축복받은 땅이면서 동시에 저주받은 땅이기도 하다. 끝나지 않는 전쟁. 무서운 질병.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이들......

그런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가난하기로 손꼽히는 소말리아에 한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가 자라 소녀가 되고, 소녀는 소말리아 대부분의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고통스런 할례의식을 치르게 된다. 소녀에게 할례의식을 치르기 위해 찾아온 노파는 피가 덕지덕지 묻은 더러운 도구로 의식을 치르고 소녀는 상처가 아물 때까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지낸다. 소녀의 엄마만이 소녀에게 와서 먹을 음식을 주고 돌아갈 뿐이다. 소녀는 사경을 헤매다가 한 마리의 사자가 눈앞에 있는 것을 보았다. 소녀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지만 사자는 배가 불렀는지 소녀를 놔둔 채 떠나버린다.

소녀는 다행히도 살아남았지만, 아프리카의 많은 소녀들이 비위생적이고 무책임한 할례의식을 행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가축과 여성을 재산 목록의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 더 좋은 값을 받기 위해 행하는 할례의식.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이 좋은 값을 받고 팔려가기 위해 할례를 의무적으로 행하고 있다.

소녀는 노인에게 팔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도망친다. 걷고, 또 걸어 친척 집에 도착하고, 거기서 생활하다가 우연히 외국으로 가게 되고, 외국으로 간 곳에서 또 우연히 모델로 발탁이 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된 소녀. 그 소녀의 이름은 와리스 디리이다.

아프리카에서 맨발로 가축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몇날 며칠을 걷고 또 걷던 어린 소녀가 지금은 유엔여성인권대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만약 그녀가 그때 사자에게 먹혀버렸다면, 친척집으로 도망을 치지 않았다면, 외국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외국에서 모델로 발탁이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아마 낙타 몇 마리의 값에 늙은 노인에게 팔려가 그곳에서 다 늙은 노인의 아이를 낳고, 골골하는 노인의 병수발을 들다가 노인이 죽고 나면 아이들을 키우느라 평생을 고달프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단지 우연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나는 그녀의 마음속에 잠재된 진정한 용기가 이 모든 일들을 자연스레 이루었다고 확신한다.

여성의 인권을 위해 치욕스러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기록한 와리스 디리. 그녀는 진정 용기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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