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수년 전 맹학교 교장선생님과의 대화가 떠오른 날..

in #kr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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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아연판 인쇄기 - 아연판에 점자를 인쇄하면 이를 통해 점자 책으로 엮어진다.
학생들은 점자책을 손으로 판독하며 소리 내서 읽으면서 선생님과 소통한다.


수년 전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현재 재직 중인 학교의 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 교장 선생님은 전임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를 더 즐겁게 이야기해주셨다.

맹학교에 재직 중이셨는데,
언젠가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갔다고 한다.

바닷가 해변을 거닐면서 좋은 시간을 갖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와서

선생님. 누가 물에 빠졌나봐요. 살려다라는 소리가 들려요.

맹학교의 학생이 어떻게 사람이 물에 빠진 것을 알았느냐 싶지만, 시각이 약하면 반대로 청각이나 다른 감각들이 발달하기 마련이라 해경에 바로 신고를 했다 .
해경이 출동하고 바다에 허우적 거리고 있는 사람을 구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장선생님은 무척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해경이 감사를 표하자 교장선생님은 우리 맹학교 학생이 알려주어서 신고했다고 알려주었다.
학생은 경찰서에서 인명구조 공로에 대한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이 사건이 교장선생님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는 귀한 추억으로 남았나보다.

당시에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분의 마음 속에 있는 고정관념 하나가 깨지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학교 현장에서 나는 주무관님의 도움을 받아서 자동차 타이어 수리로 위험한 상황을 모면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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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작은 관심이 정말 소중한 때가 있는데,
지금은 그러한 관심이 서로에게 불편한 세상 같습니다.

예전에 저희 집 아들 들 에게, 지나가다가 여자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외면 해야 하는 세상 같다 라고 이야기를 했네요. ㅠㅠ

점자 인쇄기가 이렇게 생겼군요~
대학생 때 시각장애인 교수님께 수업을 들은적이 있었죠.
남들은 그냥도 어려운 것을 그 교수님은 점자로 원서까지 읽으시면서 강의하셨던 분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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