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단맛이 그대로, 아니 좀 더 과하다. 오제키 니고리 사케

in #kr6 years ago

미국의 맛은 항상 달다. 달아도 너무 달다.

같은 상표 콜라를 마실 때도, 캐나다보다 미국 콜라는 한참이나 단 맛이 더 느껴진다. 물론 미국 콜라는 진짜 설탕을 넣은 멕시코 콜라에 한 수 접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캐나다에 비해서 미국의 단맛은 여러 단계 나간 느낌을 준다.

캐나다 사는 사람인 나, 미국이 이 점만 부럽다

IMG_1228.jpg

밴쿠버에서는 이런 셀렉션을 절대로 볼 수 없다. 절대로... 하이고~ 미국이 부러울 줄이야. 오늘, 미국 워싱턴주 벨뷰란 동네에서 찍은 따끈한 사진.


미국가면 부러운게 하나있다. 슈퍼마켓에 술을 진열할 수 있고, 캐나다보다 싸다. 물론, 막걸리나 소주에 한 해, 경제 수준 대비 한국만큼 술 값 싼 나라도 또 없지만. 아무래도 먼 한국보다는 가까운 미국과 캐나다를 비교하게 된다. 그렇게 부러운 눈길로 진열대를 보다가 하나가 잡혔다.

IMG_1232.jpg

일단 투명한 색이지만, 병을 잡고 흔들면 슬쩍 우윳빛깔이 퍼지면서 영락없는 막걸리 같은 자태를 만들어낸다. 이때까진 우리 사이 좋았다. 기대 감에...


'이거 참 재밌게 생겼네.' 오제키 니고리 사케. 태어난 곳은 미국이다. 오제키 사케(Ozeki Sake)란 회사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꽤 괜찮은 사케를 뽑아내는 회사라는 풍문을 들었다. 여기에 니고리자케가 막걸리와 닮았다는 얘길 들은 차에, 실제 제품을 보니 호기심이 동했다. ‘니고리’가 흐리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탁주의 탁 인거겠지?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미화 15달러.

냉큼 사서, 집에 와서 시키는 대로 차게 했다. 그리고 사케 잔에 한 잔. 응? 이게 뭐지. 또 한 잔. 뭐야? 그래서 석잔.

으흑~으흐흑~.

IMG_1237.jpg

이 잔에 드실 술이 아닌 거다.


맛이 너무 단순하다. 사케, 즉 청주에는 맛의 흐름이 있다. 차게해서 마시면, 곡향을 잠시 머금게 된다. 그리고는 드라이한 맛과 탄산이 슬쩍 목넘김 때 느껴지고, 그리고는 단맛의 여운이 슬쩍 남는다. 잠시와 슬쩍, 여운. 그게 청주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오제키 니고리 사케는 곡향이 별로다. 시큼하게 발효한 막걸리향을 누가 좋아하겠나? 좋아한다 우기겠다면, 그 취향을 존중하겠지만, 난 받아들이기 어렵다. 드라이라고 표시돼 있는데, 드라이는 “나 잡아봐라”하듯, 약올리는 걸까? 찾기 어렵다. 목넘김에 탄산도 그저 그렇다. 깔끔한 맛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단맛이 계속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마셔본 술 중에 당도가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않나 싶게 달다. 미국의 단맛이다.

이건 사케 잔으로 마실 술이 아니다. 사발로 벌컥할 술이다. 그런데 난감하다. 너무 달고 달아서, 짝으로 할만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 더 난감한건, 1.5리터짜리 이 녀석을 어떻게 소비해줄까다. 차라리 막걸리를 살 껄. 또는 그냥 오제키 프리미엄 쥰마이를 집을 껄... 혹시 이 녀석 물타면 막걸리 되는 거냐?

나의 평가는... “내 호기심에 내가 당했소”

혹시 이거 온더락스로 마셔보면 어떨까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본다. 이 해도 해도 너무한 단맛을 어찌하오리까. 미쿡 사는 분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이 녀석.

Sort:  

조이형의 형수님에 대한 사랑도 남들보다 더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이들도요

그럼요. :)

자문 자답... 결국 탄산수와 섞어 마시면 된다는 결론. 완전 막걸리 탄생.

술이 달군요...ㅋㅋㅋㅋ
워래 우리나라 소주처럼 쓰면서 뒷맛이 달큰해야 제맛인데..ㅋㅋ
한국사람 입맛이라 그런걸까요..ㅋㅋ

저는 사실 소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결국 탄산수와 섞은 막걸리로 구원받았습니다.

행복한 스팀잇 생활 되세요
파이팅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3
BTC 64534.17
ETH 3150.15
USDT 1.00
SBD 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