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가까운 이웃 이야기(2) 빠름 강박 미스터 호옹

in kr •  2 months ago

한국에서 먼 나라 이야기다.

빠름~ 빠름~

때는 바야흐로 21세기. 가나다의 한 고을, 포트무디에는 미스터 호옹이 살았더랬다.
미스터 호옹은 입으로는 "빠른 코리안"이란 말을 달고 살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사실 "빠른"이란 개념 자체가 그다지 정확하지 못했다.

여러 나라 출신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개인에 따라 빠르게 행동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빠름의 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달랐다. 미스터 호옹이 착각하듯, 빠름은 국민 속성이 아니라 대부분 개인 차이일 뿐이었다.

누군가 입력한 "빠름~ 빠름~"

인간은 태어났을 때는 입력 가능한 백치이지, 원래 태생에 어떤 행동 양식이 박혀있는 사람은 없다. 많은 위정자는 "어느 나라 국민은 어때야 한다"라는 허상을 어릴 때부터 국민에게 주입한다. 그렇게 주입한 허상은 곧 실상이 된다. 대게 비판 없이 그게 실상이어야 한다고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소위 지배층은 매스컴이란 걸 통해서 "한국인은 빨라야 한다"라는 구호를 주입하기를 즐긴다. 그리고 정말로 무지막지하게도 "어느 나라 사람은 느리더라"라는 편견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입한다. 그런 편견은 실제 그 나라 사람을 만나면 대체로 해롭게 작용한다.

진짜로 빠름?

사실 미스터 호옹에게 주입된 건 "빨리 처리하라"란 강박이었을 뿐, 실제로 미스터 호옹은 빠르게 처리할만한 능력은 부족했다. 그 강박은 많은 부분 미스터 호옹의 인생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힘들게 했다.

미스터 호옹을 해방한 건, '느린 캐나다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평소 미스터 호옹이 10초대를 끊어야 한다고 믿는 커피 타는 일에, 20초를 줬다. 대신 기껏 조건이란 거 '커피를 정확히 타라’라는 거였다. 그리고 시급은 많이 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미스터 호옹은 일 잘하는 사람으로 재탄생했다. 그는 자기 일에 실수가 적었다. 과거 10초대의 강박에 잦은 처리시간 1분이 더 걸리는 실수를 매번 하던 그였지만. 지금은 20초에 안정적으로 일 처리를 하고 있다. 그건 미스터 호옹이 새로 눈을 뜨게 된 효율성이었으며, 그런 효율성은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미스터 호옹은 종종 생각한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쓰까~". 호옹은 어려서부터 입력된 빠름 강박을 내려놓기로 했다.
빠름 대신 얼마만한 시간이,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지를 가늠하도록 기준을 바꾸고는 깨달았다.

알고보니 더 써먹네...

머리 속 계산으로는 10초당 1잔, 분당 6잔이지만, 실제로는 매번 1분짜리 실수가 발생해 2분당 5잔을 탈 수 있었다는 걸. 그러나 지금은 20초당 1잔, 분당 3잔이지만, 실제로는 실수가 없어 2분당 6잔을 타고 있다는 점. 순간 캐나디안들이 무서워졌다.



스팀을 달려보자~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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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이죠 ㅎㅎ
캐나다인이 무서운것도 생각의 차이..ㅋㅋㅋ
어떻게 보면 여유를 갖게 해주는 거지만 어떻게 보면 더 계산적이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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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같은 나라는 온갖 세상 살아본 경험이 이민을 통해 모여서, 재미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