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뿔난 아무말 일기]N포 세대(2)

in #kr6 years ago

N포 세대(1)의 먹방 프로그램과 결혼 생활 관련 프로그램에 이은 연애.
저번 글에서도 그렇지만 이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쓸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평소 스타일대로 적어 가보겠습니다.
(아마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같은 주제로 더 포스팅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 1을 갑돌이로 칭해보겠습니다.
갑돌이는 언론과 미디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계층입니다.
네, 흙수저입니다. 눈물이 나서 흑흑 수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갑돌이는 연애를,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주머니엔 오백원짜리 하나 있습니다.
연애하고 싶은 생각마저 사치라는 걸 깨닫습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건 가상현실의 연애.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잘 생기고 능력있는 남성, 예쁘고 능력있는 여성.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그리고 좋은 음식까지.
모두 좋은 것만 취급합니다.
TV를 보고 있는 우리 갑돌이의 입에는 이미 물려버린 라면에 신김치 뿐인데.
이런 갑돌이1,갑돌이2...갑돌이N의 바람을 모아 TV 프로그램에서 대신 연애해줍니다.
흑흑.
눈물이 나도록 고맙습니다.

을돌이는 눈물나는 수저는 아닙니다.
동수저인지, 똥수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며 수저를 나눠놓은 사람의 인성을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을돌이는 학자금 대출은 있지만 알바는 하지 않으며 공부만 합니다.
공부만 열심히해서인지 주변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취직한 곳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후엔 TV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공감은 하지만 깊은 대리만족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갈증은 겨우 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가 있는데 아무나 안 만나는 앱을 통해 네트워킹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 각자 집에선 귀한 우리가 연애시장에서 아무나인지, 아무나가 아닌지 나눴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글 쓰다가 읽어보며 뿔난 저를 보며 많이 지워가고 있습니다.)

병돌이는 흔히 말하는 은수저입니다.
빚도 없고 용돈도 또래에 비해 풍족하게 받으며 생활했습니다.
주말엔 패밀리카를 몰고 다니고 취직 후엔 부모님이 차 선물 약속을 하셨습니다.
'음. 뭘 살진 모르겠지만 뱀W? 빵쮸?
아니다. 요즘 이건 흔해졌어.
람보르길었니까진 아니여도 병순이 누나처럼 포를세까진 받고 싶어.'

취직 준비를 하며 아직 나오진 않은 다이아몬드 수저인 친구와 갑돌이, 을돌이 그리고 병돌이는 같이 공부를 합니다.
근데 병돌이 생각에 이 친구들 정말 세상 팍팍하게 삽니다.
'이렇게까지 오백원, 천원을 아끼며 살아야 하나?'
'공부가 인생의 답은 아닌데 왜 그러지?'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며 편하게 쉴 땐 쉬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비교적 모범의 병돌이입니다.
그리고 취직후엔 누나인 병순이처럼 포를세119를 선물 받고 워.라.벨을 즐기며
TV에서 하는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나도 한 번 연애해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 정돌이는 다이아몬드 수저입니다.
정돌이는 졸업 후 취직은 안 맞아 바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저것 시작했는데 하나는 갑돌이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은 연애 프로그램입니다.
갑돌이가 로또를 맞으면 하겠다는 연애 스토리를 방송으로 만들었습니다.
갑돌이와 같은 친구들의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결과는 대.박!

정돌이는 슬슬 주변에서 사업에 재능이 있는거 아니냐는 바람을 넣으며 연애를 시작하라고 합니다.
'음..이제 나 정도면 아무나 만나고 싶진 않은데..'
'아 !! 을돌이가 있었지!'
정돌이는 을돌이를 평소 자주 가는 라운지 바에서 술 한잔 하자며 불러냅니다.
정돌이는 을돌이가 친구는 없지만 공부는 열심히 했다는 걸 알기에 을돌이에게 "너처럼 그리고 너만큼 열심히 한 사람들끼리 만나는거 어때? 적어도 너 정도되는 사람은 만나야지, 을돌아? 클라스가 있잖아 ! 우리 을돌이 !!"
을돌이는 자신을 치켜세워주는 줄 알고 좋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껏 쏟아냅니다.

다음날 정돌이는 다음 사업 아이템을 발표합니다.
이미 비슷한 컨셉의 앱은 있어서 "아무나만날랑가몰라 앱"의 컨셉을 발표하고 조만간 앱을 출시합니다.
누군가 나눠놓은 수저와 계급으로 인해 자신들이 정해놓은 마지노선 밑으로 떨어지기 싫은 정돌이들은 이 앱에 열광합니다.

이제 정돌이는 촉망받는 사업가.
사업을 시작하는 것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정돌이.
정돌이는 벌써 평생을 써도 못 쓸 부를 쌓았습니다.
공부와 알바, 공부만하던 갑돌이와 을돌이는 상상도 못 할 부.

이쯤되자 정돌이의 성공은 병돌이의 귀에 들어갔고 정돌이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병돌이는 정돌이 밑으로 들어갑니다.
정돌이는 자신의 프로그램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고급화 시키고 병돌이에게는 보급형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병돌이는 자신을 챙겨주는 은돌이에게 고마워합니다.
은돌이는 자신을 더 빛나게 해줄 병돌이에게 고마워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우정입니다.

병돌이는 이제 정돌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자신도 나름 성공한 사업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때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일자리를 부탁하는 갑돌이와 을돌이.
병돌이는 마침 한 명이 필요했지만 정돌이만큼 성공하고 싶어서 갑돌이, 을돌이에게 제안합니다.
"월급이 조금 적은데 괜찮아?"
한 명 몫을 둘로 나눠 갑돌이, 을돌이에게 나눠줍니다.

정돌이는 이런 병돌이의 모습을 보며 다른 병돌이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본인을 더 빛나게 해줄 소중한 존재들.
그리고 정돌이는 강의를 다니며 우리는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주는 서비스를 만들라고 합니다.

하지만 강의를 듣는 어린 갑돌이, 을돌이 그리고 정돌이는 알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고개를 1인치도 돌릴 여유가 없다는 걸.

그리고 언제부터였을까요?
정돌이와 다른 친구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크기와 깊이가 점점 차이가 나기 시작한 때 말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어디서 마무리를 지어야될지 몰라서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느낌의 글처럼 보이지만 글 마무리할 때까지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
먼저 마지막 결말을 예측하고 결론 지으시면 방심하셨을 때 훅 하고 들어갈 겁니다.
훅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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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제 아이들이 자라 보는 세상은 더 막막하겠다라는 염려가 ㅠㅠ
갈수록 힘들어지는거 같아요...

요즘 보면 우리 자라날 때 어른들이 흔히 말씀하시는 '공부가 답'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요ㅎㅎㅎ
호랑이 기르는 데에는 호랑이 기르는 법, 사자 기르는 데에는 사자 기르는 법이 있으니 자녀분들의 장점을 잘 살려 주시면 그래도 살만하지 않을까요~?ㅎㅎㅎ

오늘 하루도 가즈앗 !!!

크.. 훅훅 들어와주시죠.

훅훅훅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닙니다ㅋㅋㅋㅋ
껄껄ㅋㅋㅋㅋㅋㅋ

저도 전형적인 흙수저입니다만 자수성가까진 아니라도 대학입시때까지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께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일찍 부양을 시작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때는 취직하려면 정말 마음만 먹으면 쉽게 했던 것 같은데, 그 당시가 비록 IMF 구제금융 직후였지만, 요즘 20대들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은 누구나 비슷하기에 보석같이 빛나는 사람들은 저같아도 금방 채가고 싶더군요. 그런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다음편을 또 기다려 볼게요~ 괜한 꼰대 댓글처럼 읽혔을지도 모르겠는데, 저 40대 초반입니다. 함께 파이팅하며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가즈앗!!!

요즘은 취직하려는 것도 정말 힘들고 석,박사를 해도 취직을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져서 어렵고ㅎㅎㅎㅎㅎ다 어려운거 투성이라고 생각해요ㅎㅎㅎ
물론 우리의 인생 10년 선배님, 20년 선배님 그리고 100년 선배님들도 항상 어려운 세상을 사셨다는 걸 알아요ㅎㅎㅎㅎ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세대들에겐 한 번 선택을 잘못하면..다음이라는 기회가 없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시야를 좁게 만들고 마음을 초조하게 만드는것 같아요ㅎㅎㅎ
제가 인생을 오래 살진 않았지만..불안하고 초조하면 일을 그르치더라고요ㅎㅎㅎㅎ
다음화에서 적겠지만 항상 마음 속에 1인치라도 여유를 가지고 초연하게, 초연하게ㅎㅎㅎㅎ


쓰다보니 저의 부정적인 뉘앙스의 글들이 많네요ㅎㅎㅎ
에잇 !!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번 글에선 잠시 참으며 !!

우리 어렵고 힘들지라도 우리 함께 살맛나는 세상 만들어가요 조선생님 !!
오늘은 맘 속 깊은 가즈앗 !!

흔히 말하는 수저에 따라 세상을 보는 폭도 많이 다름을 느끼네요
저는 을돌이쯤.. ㅜㅜ

고개를 돌릴 찰나의 여유마저 없어서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ㅎ
우리 함께 맴 속에 여유를 가지고 병돌이 가즈앗 !!

통찰력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수지님의 글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하죠ㅎㅎㅎㅎㅎ
요즘 친구들 고민 듣다가 뿔 나서..글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ㅎㅎㅎㅎ
다음 글 빨리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가즈앗 !!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5주차 보상글추천, 1,2,3,4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5-1-2-3-4

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갑.을.병.정으로 나뉘어 현 세대를 제대로
표현했네여~
다음편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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