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의 여행] 내일 당장 가족을 못 본다면?

in #kr6 years ago (edited)

“그래,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끝까지 가보자…”

차박을 하고, 비 오는 일요일 아침,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속까지 든든하게 채운 쟈니는 강원도 고성, 우리나라 최북단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곳에 가서야, 20년 전 와본 곳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에는 없던 시설(전시관)들이 있어서 둘러봤습니다.


(간단한 서류 절차와, 군인들의 차량 수색은 필수)


(안개가 끼어 북쪽 지역이 잘 보이지 않았네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6.25 전시관과, 좀 떨어진 DMZ 전시관을 둘러봤습니다.

분명 사람들이 있었는데, 찬찬히 둘러보다 주위를 보니, 인기척이 나지 않았습니다.
전시관에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 살짝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진짜 사람들이 안보였습니다. 다들 어디간거죠?
입장 전, 입구에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전시장 내에는 저 혼자 뿐...

그렇게 둘러 보는데, 오래 전, TV 방송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은 이산가족의 아픔에 공감 하시나요?”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먼 얘기같은 느낌..."

"별로 와 닿지 않네요"

"별 관심 없습니다..제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다 보니..."

"막연한 슬픈 일이라 생각되고, 직접적인 슬픔은 모르겠어요.."

그래서 질문을 바꾸어 물어 보았습니다.

“내일 당장, 앞으로 65년 동안 가족을 못 본다면?”


(tvN 다녀오겠습니다 中)

미처 생각 지도 못한 질문에 적잖히 당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받기도 전에,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가족과 생 이별을 하고, 생사조차 확인 하지 못하며 살아가고있는 이산가족분들...

끝나지 않은 전쟁, 왕래 할 수 없는 남과 북.
어서 빨리, 자유로운 왕래를 할수 있게되었으면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출출해진 쟈니는, 바닷가 카페를 찾아 발길을 돌렸습니다.
카페 근처의 편의점에서, 간단히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고,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테이블로 가져가는데,

"앗, 뜨거~!!!"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는 직원분..여기서도 혼자인 쟈니...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사건(?)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차로 달려가서, 세차용 수건과 화장지로 말끔하게 수습완료...

직원분이 왔을 때, 사진을 보여주고, 행여, 냄새가 날지 모르니, 밀대걸래를 달라고 해서, 바닥을 한번 더 닦으려는데, 아무 냄새도 안나고, 흔적도 없으니, 나중에 자기가 하겠다며, 놔두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겨준 그 직원분께 어찌나 미안하고, 또 고맙던지...

지난 주, 혼자 훌쩍 떠나온 주말의 여행...
많은 생각에 머리가 무거웠지만, 예정에 없던 일탈에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굳이 자신을 남과 비교해가며 살 필요는 없지만, 가끔씩, 힘겨움이 느껴질 땐,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힘이 날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남의 일은 쉬워보이고, 자신의 일이 가장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가족과, 친구, 이웃과 동료들이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껴본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멋진 손글씨 만들어주신 @sunshineyaya7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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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감사합니다. ^^

내게 닥친 일이 아니라고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이산가족의 슬픔을 다시 동고의 마음으로 느껴보는 글이었습니다,,^^

통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도, 이산가족들의 왕래가 더 많아지고, 일반인들도 교류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ㅠ ㅠ

더 올라가셨다 오셨군요 ㅎㅎ 쟈니님 가족을 못본다니 그런생각은 하고 싶지 않네요 ㅜㅜ
쟈니님 편안한 저녁시간되세요^^

전쟁의 참혹함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아픈 상처로 오래 남는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그 질문에 훅 와 닿네요. 앞으로는 이런 비극은 두번다시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ㅠ ㅠ

제목만 봐도 슬퍼요 쟈니님...ㅜㅜㅜㅜㅜㅜㅜ 컵라면도 엎어지고...ㅜㅜㅜㅜㅜㅜ

그렇죠... 질문을 달리했을 뿐인데, 말문이 턱 막히는 듯하네요...ㅠ ㅠ

그렇죠... 질문을 달리했을 뿐인데, 말문이 턱 막히는 듯하네요...ㅠ 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실수 있는 시간이셨지 않을까요?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혼자여서 좋은 여행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라면 더 좋았을 여행이었겠다며, 좋은 경험과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됐습니다.

다크투어리즘을 하셨네요.
비극적인 역사적 장소가면
정말 맘이 숙연해지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역사적인 교육은 시간순으로 고대부터 배울게 아니라, 역순으로, 현대-근대 순으로 먼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석기시대의 먼 조상보단, 지금도 살아있는 아픈역사를 경험한 이들의 삶에 대해 먼저 배우는 것이 더 좋지 않나하는....

가족을 못 본다면... 생각만으로 끔찍하네요.ㅠㅠ

전시관에 혼자만 있으면 정말 좀 으시시할 것 같네요.
멋진 여행을 하고 오신 것 같습니다.^^

비가와서 괜히 으스스했습니다. 전사자 관련 내용과 사진들이 있어서 그랬는지, 언젠가 들어본 듯한 무서운 이야기도 떠오르는 듯 했구요...ㅋ

멋진 여행과 멋진 생각....그리고 멋진 사람..... 쟈니님!

흡~! 부끄럽습니다. ㅋ ^^;;;

언제나 멋진 마인드의 쟈니님! 쟈니님같은 이들이 많아지면 세계평화는 바로 오는 건데요! 저도 3년전에 고성 가서 통일전망대랑 김일성 별장 다녀왔어요! 너무 좋았죠! 혹시 혼자가 되어도 무서워하지 마세요~ 등뒤에 누가 서 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김일성 별장...전 말만 들어봤는데, 이때는 생각을 못했네요. 여름휴가를 동해로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 방문 해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담아갑니다. ^^ 감사해요~ ^^

이산가족이 있다는게 참 안타까운 일이죠..다 똑같은 한민족인데
갈라져서 산다는게.. 가족과 헤어져서 산다는게 너무 안타까울뿐이에요
죽기전에..통일되는걸 볼수있었으면..

2002 월드컵으로 우리나라가 정말 축제였는데, 끝난 후, 친구와 술자리에서 그런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다음, 국가적인 축제가 있다면, 평화통일이 아닐까? 우리세대가 죽기 전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구요. ^^ 많은 시간과 극복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어서 빨리 그런 좋은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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