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려와요~~~

in #kr3 years ago

TV앞에 앉아 아침을 먹을때도 거실 창문 가득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셔 한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런데 1시 30분 정도가 되자 폴락폴락 흩날리던 눈이 금새 땅에 쌓이기 시작했다.
올해 첫눈을 제대로 본다. 해마다 눈은 내리는데 왜 해마다 첫눈 이라고 가슴 설레이며 의미를 부여하려들까? 그러나 이제 현실적으론 눈이 오면 즐겁기 보다 걸어다니기 미끄럽고 질퍽거리는 불편함이 먼저 생각난다.

크지도 않은 나라지만 그럼에도 대구 정도만 가도 겨울이라고 해도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비슷한 위도의 왼쪽에 위치한 무주 덕유산엔 눈이 참 많이 온다.
여러해 전에 덕유산에 간 일이 있었다. 올라가기 시작할때는 멀쩡한 날씨가 산 중턱을 넘어서자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8부 정도 올랐을 때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미 쌓여있는 눈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챙겨오지 못한걸 후회하며 정상은 다음으로 미루고 돌아 내려왔다. 일단 산에 가면 오르다 중간에 내려오는 일이 흔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거의 다 내려왔을때 눈발은 말 그대로 펑펑 함박눈이 되어 꼭 스노우볼을 거꾸로 들었을때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펼쳐지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도 없는 산자락 끝의 오솔길에서 그런 눈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와, 참 예쁘다. 이런걸 보다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퍼뜩 내가 이리 낭만적인 사람인가 놀라기도 했다. 암튼 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 때문이다, 좋았던 기억도 그걸 추억하는 나도.

Posted using PLAY STEEM https://playsteem.app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default.jpg

요기도 눈이 가득하네요 ㅎ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해가 나네요. 순전히 어른의 입장에서 얼른 눈이 녹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아쉽겠지만. ....
주말 즐거이 보내세요. ^^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5
JST 0.030
BTC 65037.75
ETH 2638.96
USDT 1.00
SBD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