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ick] 원래 사회는 그렇다. (소설) - 적은 View와 비교적 적은 보상에 실망하는 분을 위하여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innovit 이노빛입니다.
제가 6개월 전에 게시했던 짤막한 소설을 kr-pick 으로 다시 소개합니다.

소개 이유

요즘에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스팀잇을 자신있게 전파하고 있습니다. @injoy 님은 이를 눈치채고 스팀영업사원이라고 감사한 호칭으로 불러주시기도 하고요. 제가 스팀잇을 소개한, 컨텐츠크리에이팅 능력이 뛰어난 지인 세분이 요 한달새 활동을 활발히 하셔서 참 뿌듯합니다.

하지만 포스팅을 올리는 간격이 뜸해지고, 가끔 카톡으로 "내 글은 너무 관심이 적다고, 다른 사람에 비해서 보상이 적다"고 이야기를 하는 지인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단기적 관심과 보상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활동을 하자, 내 글만 쓰지 말고 스티미언들의 글을 경청하며 소통하자"라고 합니다. 사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찍힌 보상도 사실은 과한거야, 어디 출판업체에 그 글을 사달라고 내밀 수 있을까? 일기장이나 블로그에 적으면 0원에 수렴하는 글이지 않을까?" 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 자신도 6개월 전에 실망했었던 적이 있었고. 이를 소설로 썼던 것이 기억나서 스크롤을 내려서 다시 읽어봤습니다. 제가 감히 저런 조언을 할 입장이 안되더라고요.

6개월 전에 저는 뉴비중에 뉴비로서, 낮은 조회수와 낮은 보상에 적잖이 실망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실망감을 원래 사회는 그렇다라는 짧은 소설로 용기내 표현해보았지만 조회수 23, 댓글 0으로 노출되지 못하였고 결국 2개 정도의 글을 더 쓴 후 3개월간을 스팀잇을 떠나있었습니다.

그때의 실망감을 표현한 소설을 다시 공유하며 비교적 적은 보상과 적은 노출도로 실망하시는 제 지인분과 뉴비분들께 "그대들의 실망은 충분히 이유있습니다."라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꾸준히 내 길을 나아가 보는게 어떨까요?"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원글의 링크는 [kr-literature] 원래 사회는 그렇다(소설) 이지만 짧은 소설이니 굳이 링크를 타고 가실 필요 없이 아래에 원문을 붙여넣기 합니다.


원래 사회는 그렇다.

새로운 부서로 배치 받은 지도 어언 한 달이 되었다. 오늘은 부서 회식이 있는 날이다. 바쁜 부서 업무 탓에 미뤄왔던 나의 부서 전입 환영회이기도 했고, 두 달에 한번 씩 하는 부서 정기 회식이기도 했다.

대리라는 직책은 이 부서에서 나의 정체성이었고 나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모두들 나를 김대리로 불렀고, 나도 역시 그들을 이부장님, 박주임님으로 불렀다. 회식 자리에서는 직책의 경계가 반투명해진다. 물론 다음날 아침이면 철옹성처럼 견고해지지만 말이다.

회식 자리에서 대화를 주도해나가시던 이부장님이 암호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다. 귀가 솔깃해졌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6개월 전부터 암호화폐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왔었다. 몇몇 모임에도 참석하고 있으며, 소액을 투자하여 회사에서 휴대폰으로 몰래 시세를 보곤 했었는데 부장님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니 적잖게 놀랐다.

이부장님의 주장, 그리고 그 근거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표현 방식은 다소 낡은 면이 있었지만 내용은 내가 또래들과 토론했던 그것들보다 통찰력이 있었다. 눈을 반짝이며 듣다가 순간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나 대부분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눈에 초점이 없었다.

하지만 내 옆에 앉아있던 박주임님은 나만큼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박주임님은 우리 부서 유일한 여자직원이시다. 가장 어리지만 업계 경력은 나보다 많고 무엇보다 자기관리와 여행등을 좋아하는 소위 말하는 YOLO족이었다. 일처리를 잘할 뿐만 아니라 외모와 성격도 좋다고 사내에 소문이 나 있었다.

암호화폐라는 흥미롭지만 다소 어려운 주제를 빠르게 습득하고 질문까지 하는 박주임님의 자세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부장님의 소통능력이었다. 막연히 꼰대 아저씨라고 생각했던 이부장님의 소통능력은 대단했다. 어느새 이부장님과 나 그리고 박주임님은 직책의 경계를 허물고 대학교 MT에 온 것처럼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도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을 나누기 시작했고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면서 살아온 이야기,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직책의 경계는 투명해져서 보이지 않았고 어렸을 적부터 알아 온 형님과 여동생처럼 느껴졌다. 서로의 휴대폰의 사진들까지 보여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 부서로 전입온것이 큰 행복으로 느껴졌다.

잠시 후 옆자리에서 술자리를 하던 전상무님이 합석하셨다. 상무님이 합석하셨다는 것은 회식이 곧 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박주임님이 귓속말을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20분 후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게에서 나오는 입구에서 이부장님이 어깨동무를 하셨다. 이부장님의 반대쪽 어깨에는 박주임님이 깔깔대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내일부터는 회사생활도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부장님께서는 직접 택시를 잡아주셨다.

먼저 박주임님이 택시에 올랐고 이부장님께선 택시비 2만원을 박주임님께 건넸다. 손사레를 치는 박주임님과 기사님께 잘 부탁한다고 거듭 부탁하는 이부장님의 모습이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었다. 곧 내 차례가 되었고 택시에 올라타기 전 이부장님과 뜨거운 포옹을 하였다.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이부장님께서 택시비 2천원을 내 주머니 안에 넣어주셨다.

금액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부장님은 술고래가 되신 후라 어짜피 내일 기억을 못하실 테고, 박주임님은 충분히 풀보팅을 받을만 했으니깐 말이다. 원래 사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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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자리가 글로만 읽었을 뿐인데 눈 앞에 그려지네요 ㅎㅎㅎㅎ
스토리텔링 능력이 참 좋으신 것 같습니다!! 배우고가요 :)

단편인거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듯 해요~ ^*

지금 보팅 겁나 받는분들도 처음엔 힘드셨겠죵? 꾸준하게 좋은포스팅 하고 스팀파워 올리다보면 저둥..

맞는 말이긴 하죠.. 만족하고 꾸준히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부장님과의 일화가 기대되네요~~ 가즈앗!!!

ㅎㅎㅎ 소설 재미있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저 부장님 기억속엔 어쩌면 2만원씩 똑같이 줬다고 저장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금액은 크게 중요한게 아니죠~ 그리고 술먹으면 기억들이 꼬기이 마련이기도 하니까요. :)

ㅋㅋㅋ 아 왜캐 공감되요 ㅎㅎㅎㅎ누구나 겪을수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나 직접적으로 ㅋ 팔로하고 가요

맞아요! 지금 제가 쓰는 글들도 사실 저 혼자 일기장에 썼으면 개인적 기록으로서의 가치만 가졌겠죠- 스티밋 덕분에 작든 크든 경제적인 가치가 더해지고, 사람들과 공유도 가능하니 저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조용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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