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발바닥 요리가 먹고싶은 성왕과 고기요리를 거부한 맹자 인술, 남자가 부엌을 안 간 이유
곰발바닥 요리가 먹고싶은 성왕과 고기요리를 거부한 맹자 인술, 남자가 부엌을 안 간 이유
기원전 7세기 초나라 성왕은 일찌감치 商臣상신(훗날의 무왕)을 태자로 책봉해놓은 상태였다. 성왕이 젊은 첩에게 홀려 상신을 폐하고 배다른 동생 자직을 태자로 세우는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성왕이 총애하는 고모 강미를 자극하여 아버지의 마음을 확인한 상신은 군사를 이끌고 성왕을 습격했다. 선수를 친 것이다. 성왕은 이 싸움에서 패하여 상신에게 붙잡히게 된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절박한 대목에서 성왕은 아들 상신에게 엉뚱하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했다고 《사기》 권40 <초세가>에 기록되어 있다.
성왕은 마지막으로 곰 발바닥 요리를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곰 발바닥 요리 정도야 상신의 힘으로 얼마든지 대접할 수 있는 데다 더욱이 이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상신은 이를 거절했고 성왕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복선의 관건은 곰 발바닥 요리에 있다. 곰 발바닥 요리는 최고급 요리로 꼽히는데 조리 과정이 번거롭다. 먼저 진흙으로 곰 발바닥을 싸서 불에 구워 털이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한다. 계속 물을 갈아주며 사흘을 찐다. 성왕이 이 요리를 먹고 싶다고 말한 의도는 시간을 끌기 위해서였다. 최소 3일만 버틴다면 자신을 구해줄 누군가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성왕은 영리했지만 그 의도를 간파한 상신은 아버지 성왕의 마지막 청을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그의 죽음을 재촉했다.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김영수 지음, 위즈덤하우스, 페이지 452-453
맹자의 고자[告子, 사람이름, 내시가 아님]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孟子曰 魚我所欲也 態掌 亦我所欲也 二者 不可得兼 舍魚而取態掌者也 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 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
맹자왈 어아소욕야 웅장 역아소욕야 이자 불가득겸 사어이취웅장자야 생역아소욕야 의역아소욕야 이자 불가득겸 사생이취의자야
맹자가 말하기를, “물고기를 먹음도 내가 바라는 것이고, 곰발바닥도 역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둘 다 가질 수 있다면 물고기를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하겠다. 생명 역시 내가 바라는 것이고, 의로움 또 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둘 모두를 얻을 수 없다면, 생명을 버리고 의로움을 취하겠다.”
위 내역에서 맹자는 의롭지 않은 길이라면 산해진미라도 버리고 옳은 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요즘 채식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채식만 해도 영양이 충분할 것인가? 힘이 날것인가? 등등의 여러 의학적인 측면에 치우친 경우가 많다.
필자는 그에 대한 해답 역시 맹자 이야기로 대신하고자 한다.
曰 臣聞之胡齕하니
맹자 : 제가 '호흘'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曰 王이 坐於堂上이어시늘 有牽牛而過堂下者러니 王이 見之하시고 曰 牛何之오
왕께서 당 위에 앉아 계실 때, 소를 끌고 가는 사람이 있자, 왕께서 이를 보시고, “소를 무엇을 하러 가는가?”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對曰 將以釁鐘이니이다
그 사람이 대답하길 "종에 피를 바르려 하나이다" 라고 대답했나이다.
王曰 舍之하라 吾不忍其觳(곡)觫(속)若無罪而就死地하노라
왕께서 말씀하시길 "그만 두어라. 나는 차마 소가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 죄도 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꼴을 차마 보지 못하겠구나!" 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對曰 然則廢釁鐘與잇가
그 사람이 대답하길 "그렇다면 종에 피 바르는 일을 그만두오리까?" 하고 여쭈었다고 합니다.
曰 何可廢也리오 以羊易之라하니 不識게이다 有諸잇가
王께서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느냐? 양으로써 바꿔서 하여라" 라고 말씀하셨다 합니다. 저로서는 잘 모르겠거니와,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曰 有之하니이다
제선왕 : 그런 일이 있었나이다.
曰: 「是心이 足以王矣리이다. 百姓은 皆以王爲愛也이어니와, 臣은 固知王之不忍也하노이다. 」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이 마음이 충분히 왕노릇 할 수 있습니다. 백성들은 다 왕이 소를 아낀다고 여기나, 저[맹자]는 진실로 왕이 참아[차마] 하지 못하는 것을 알겠습니다.”
맹자집주의 주석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王, 見牛之觳觫而不忍殺하니, 卽所謂惻隱之心, 仁之端也라.
왕은 소가 두려워 떠는 모양을 보고 차마 죽이지 못하니, 즉 이른바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인의 실마리란 말이다.
王曰: 「然하다. 誠有百姓者이로다마는. 齊國이 雖褊小이나, 吾何愛一牛이리오? 卽不忍其觳觫, 若無罪而就死地라, 故로 以羊易之也하이다. 」
제선왕이 말하길, “그렇습니다. 진실로 백성들이 내가 아낀다는 말을 하지만, 제나라가 비록 좁고 작지만 제가 어찌 소 한 마리를 아끼겠습니까? 그 두려워 떠는 것이 죄없이 사지로 나아가는 것을 참지 못하니, 그러므로, 양으로써 소와 바꿨습니다.”
曰: 「王은 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하소서. 以小易大어니, 彼惡知之리잇고?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면, 則牛羊을 何擇焉이리잇고? 」
맹자께서 말하길,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이 소를 아낀다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마소서. 작은 양으로 큰 소를 바꿨으니, 저 백성들이 어찌 그것을 알겠습니까? 왕이 만약 소가 죄가 없는데도 감추고서 사지로 나아간다면 소와 양중에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王이 笑曰: 「是誠何心哉런고? 我非愛其財 而易之以羊也이언마는, 宜乎百姓之謂我愛也이로다. 」
제선왕이 웃으면서 말하길, “이는 진실로 어떤 마음인가? 내가 그 재물을 아껴서 소를 양으로 바꾼 것은 아니지만, 백성들이 내가 재물을 아낀다고 여김이 마땅하다.”
曰: 「無傷也이라, 是乃仁術也이니, 見牛코, 未見羊也일새니이다. 君子之於禽獸也에, 見其生하고, 不忍見其死하며; 聞其聲하고, 不忍食其肉하나니 是以로 君子는 遠庖廚也이니이다. 」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상심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바로 仁術인술[어진 마음]이니, 소는 보고 양은 보지 않음이다. 군자는 금수에 대해서 그 사는 것을 보고, 참아 그 죽음은 보지 않으며, 그 죽을 때의 신음소리를 듣고도 차마 그 고기를 먹지 않으며, 그래서 이 때문에 군자는 푸주간[부엌]을 멀리합니다.”
맹자가 실제 하고 싶은 말은 “제나라 선왕이 하찮은 미물인 짐승인 소까지도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데 실제 자식과 같은 제나라 백성은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마굿간에 살찐 말이 넘쳐나고 임금 동물원에서는 진귀한 짐승들이 잘 먹고 사는데 백성은 굶어 죽고 추위에 떨며 길가에 시체로 버려진다면 이것이 말이 되겠는가? 이 작은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백성에게까지 확장[擴充]시켜 나가십시오 ”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푸주간[부엌]을 멀리한다’란 맹자의 말 때문에 조선의 양반가에서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꺼렸다. 예전에는 부엌에 남자가 가 있으면 고추가 떨어진다고 해서 금기시했다. 부엌에 온 남자를 부지깽이로 때리거나 하여 부엌출입을 금기시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몰랐는데 유교의 4서중 하나인 맹자를 보니 예전에는 닭등 가축이나 물고기를 부엌에서 바로 잡아서 요리해 먹었기 때문에 피를 보게 되며 키우던 짐승을 죽여야 하므로 사람으로 부득이하게 살상행위를 저지르기 때문에 인자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군자는 하지 않은 것이다. 요리를 잘 하는 남자는 자상한 남자, 가정적인 남자의 이미지로 여성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또 은퇴후에 부엌을 안들어가며 요리를 할줄 모르는 노년의 남자들은 하루에 세끼 밥을 먹는 삼식이로 여겨져서 눈총을 받는 일이 많은데 사실 그 분들은 맹자의 유교 문화에 피해자일수도 있다.
물론 요즘에는 도축업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부엌에서 짐승잡을 일이 없기 때문에 요리잘하는 남자가 각광을 받는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아주 어렸을 때 고기를 먹은 적이 있는데 외가집에서 가축이 도축되는 장면을 보고 트라우마 때문에 고기를 안먹게 되었다.
맹자의 말에서 인술[仁術]이란 개념이 여기서 나왔는데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라는 뜻으로, ‘의술’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요즘에는 병원이 상업적이 되어 인술을 가진 진짜 의사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개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은 최소한 개고기는 먹지 않을 것이다. 필자 생각에 동물애호를 하는 사람은 차별없이 모든 동물을 다 사랑해야 하니 자연적으로 육식을 멀리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단 채식주의의 숭고한 동물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강요해서 채식주의를 절대적으로 보고 남에게 강제성을 띠면 안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