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이 깜깜해요...@ @

in kr •  8 months ago

지난 토요일 둘째아이와 병원을 찾았다.
학교에서 건강검진표를 제출하라고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애기 엄마와 난 해마다 하는 연중행사라고 생각했기에 아무 걱정없이 매 년 가던 병원을 간 것이다...

"시력 검사부터 할 께요." -------"교정시력 0.8"
"청력 검사" -------"정상이네요"
"키, 몸무게 잴께요." -------"135cm, 비밀..은 무슨!! 28kg"
"혈압 볼께요" -------"정상"

이때 까지는 검진실에서 검사가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때 까지는...
"채혈실로 가세요"
"울 아들 많이 컸네! 기특한데~~"
^^;; 딱 요런 눈웃음을 치던 아들...

그의 얼굴은 금새 웃음을 잃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아...아이고..씨* 겁나게 아프네... 아... 아..."
5학년 정도 된 남자아이가 채혈중에 혼잣말 처럼 내던 소리이다...

이 광경을 보고 둘째아이가 도살장 끌려 가는 소 마냥 엉덩이를 뒤로 빼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전에도 해봤잖아 !! 저 형이 엄살 부리는 것 같다. 그치?"
아들은 대답없이 채혈하는 기사 앞에 앉았다.
'간호사가 아니고...기사라고?? 음......' (혈액검사하는 기사인가요??)

기사가 고무줄로 팔을 묶고 여기 저기 만져보고 톡톡 치기도 하며 혈관을 찾고 있었다.
연신 고개를 젓는 행동을 반복했다...
그러길 2~3분 주사 바늘 찔러 실험관? 을 연결 했다...
어라? 피가 안나오네?.... 그 기사는 당황한 얼굴로 다시금 고개를 저었다.

이내 그는 결심했다는 듯..
바늘이 꽂힌 상태에서 시계 방향으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혈관을 찾으려 애썼다..
아들의 얼굴은 일그러 지며 힘들어 했다. 그리고는 못하겠다며 팔을 뺐다.
그리고는.....
자리에 주저 앉아 "토할 것 같아... 눈 앞이 깜깜해..."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 하시겠어요?)

난 얼른 아들을 의자에 앉히고 심호흡을 하라고 시키고 팔을 주물러 주며
안정을 찾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5분정도 지나니 조금씩 혈색이 돌아왔다.

그 기사는 아들에게 괜찮냐는 말도 하지 않고 우리의 눈길을 피하고만 있었다.
'한마디 해? 말어..' 혼자 생각하며 참았다.
"그나저나 할 건 해야 하는데!!"
"나 안할래! 집에 가고 싶어.."
"그럼 밑에 층에 가서 다른 검사 마저 하고 다시 오자"
"....싫은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왠만하면 아프다고 하지 않는 녀석이 꽤나 고통스러웠나 보다...
'아들 미안..ㅡ.ㅜ'
일단 1층으로 내려가서 엑스레이와 전문의의 진찰을 받았다.
다시금 채혈을 할 순서!!
'아이야..슬픈눈을 하고 있구나..' '그래도 어쩌겠니..이 세상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많은 걸...'
아빠로써 빨리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와이프와 아들이 무언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었다.

"응급실로 가서 간호사에게 혈관자리에 펜으로 표시 해달라고 해보자!!"
응급실로 들어서서 전후 사정이야기를 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한산 했다.
남자 간호사가 아들에게 침대에 누우라며 인도해 줬다.
'남자 간호사??? ' 내심 걱정하고 있는데
수간호사 처럼 보이는 여자 간호사가 혈관을 찾더니... 바로 채혈!!
"역시 클래스가 다르네요"
" ^^ "
아들에게 아프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까에 비해서 10분의 1도 안아팠어^^ "
대견하고 멋있어 보였다.
"넌 아빠 아들이구나~~!! ㅎㅎ"
"헤헤"

'넌 아빠 아들이구나' 라는 말은 ' 생김새도 닮았고, 쇼크 먹는 것도 닮았구나~!!'
라는 뜻이랍니다. ^^;;
작녁에 치과에서 사랑니를 빼는데 20분 정도 걸렸거든요..
이가 항아리 이라나.. 그러더니 겁나게 째고,후비고, 깨고,부수고,,, 무서웠습니다...
발치를 하고 난 후 (수술후ㅡ,. ㅡ;;) 쇼크가 와서...
앞이 깜깜하고 속이 울렁 울렁...
아들하고 증상이 똑~~같았죠...ㅋㅋㅋㅋ
그래서 이런 상황이 당황 스럽지 않더군요. ^^

아!! 응급실에서 이렇게 채혈해 주는 경우가 있나요?? ^^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귀중한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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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의 대화가 정겨움이 묻어나는군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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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기 전 부터의 바램이였죠.
@yeosangwon님은 결혼 하셨나요?

아니 어떻게 핏줄도 못 찾는 사람이... 불법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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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나 간호사만 할 수 있죠?
검색을 해 보니...임상병리사 라는 직종이 있네요. 수련기간이 길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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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간호사는 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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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겠어요. ^^
뉴욕대 다니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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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안 좋은 곳을 다닙니다 ㅎㅎ 뉴욕의 콜럼비아는 그냥 톱중에 톱이고, NYU는 학부는 별로 안좋지만 의대는 톱들과 겨루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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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정 남편이 뉴욕대 졸업했다길래 동문인가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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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학부도 NYU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ㅎㅎ

둘째 녀석 대견하네요.
처음 채혈 때 놀래서 다시 하자고 하면 한바탕 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어째 발치하신 아버님 엄살이 더 크신 거 아닌가요?ㅋㅋ

세상에 아이가 자라는 것만큼 대견한 것도 없을 듯합니다. 그것도 자신을 꼭 빼닮은 아이가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으니 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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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 스스로 겁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반응을...ㅎㅎㅎㅎ

[수동나눔]무조건-수동보팅 10회차 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벼운 쇼크를 맞았는데도 다시 가서 그것도 안아팠다고 할정도면! 대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