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in kr •  17 days ago

수소차에 대해 공부하며 정리해본 내용입니다.

  • 수소차 홍보모델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꼭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정부의 정책들이 발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계획대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고(예산의 결정권은 국회가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선거 때 나오는 공약은 약속대로 진행되지 않고, 목표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더욱 많죠. 그게 제가 <공약파기>란 책을 쓴 이유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정책은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든 정부가 지키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바로 비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순위에 있게 되고, 정부가 정책 추진방향이 잘못됐다고 인지해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하나 들어볼게요. 무상급식 논란으로 오세훈 전 시장이 사퇴하고,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지 얼마되지 않은 2011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동대문 휘경유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갑자기 내놨습니다.
    "내년부터 5세 교육을 지원하는데, 2013년부터 4세, 3세 이렇게 하도록 만들어 놓고 떠나려고 합니다. 다른 예산은 줄여도 이것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이용금액(보육비) 지원을 갑자기 확대하겠단 정책을 이전에 어떤 발표도 없이 갑자기 내놓은 것인데요. 이 발언을 예상할 수 있는 조짐이 전혀 없었습니다. 공약은 물론 그 이전의 부처 발표에도 없었던 내용이죠.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발언으로 정부는 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무리를 합니다.
    그 방법은 예산 부담을 지방교육청에게 넘기는 것이었죠. 박근혜 정부에서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 사이에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어린이집, 유치원들이 대거 휴원을 했던 '보육대란'이 사실 대통령의 갑툭 발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공약파기> 책이나 천관율 시사인 기자가 쓴 기사 누리과정 뇌관은 3월에 터진다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의 '수소경제' 비전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은 정책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면 어떤 정책을 발표했을까요. 정부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을 보면 정부는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의 목표 수치를 내놓습니다.
    수소차 2019년 4천대, 2022년 8만1천대, 2040년 620만대
    수소충전소 2018년 14개, 2022년 310개, 2040년 1200개.
    이 계획에 맞춰 정부는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지금 시판되는 수소차인 현대차의 '넥쏘'는 출고가가 7천만원 저도 됩니다. 비슷한 사양의 가솔린 차와 비교할 때 4~5천만원 정도 비싸죠. 이런 차를 사게 하기 위해 정부는 대당 최대 36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중앙정부가 투입하는 국비가 대당 2250만원 * 4000대로 900억인데요. 지방정부가 투입하는 대당 천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감안하면 나랏돈 1000억원이 훌쩍 넘습니다.
    수소충전소에는 중앙정부가 45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충전소마다 정부가 15억원씩 지원해 30개를 추가로 만든단 구상이죠.
    올해야 목표치가 아주 높지 않으니 투입되는 예산이 저 정도지만, 2022년에 충전소 310개, 수소차 8만1천대가 설립되려면 더 큰 돈이 들어가고 그때까지 수소차와 충전소 설립비용이 충분히 낮아질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 수소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인가
    수소차는 주행하면서 탄소가스나 유해물질을 배출하진 않습니다. 오로지 물만 나오죠. 다만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스가 배출됩니다. 수소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부생수소(석유화학 공장의 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2) 전기분해(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 3) 천연가스 개질(천연가스에 열을 가해 수소를 추출)
    여기서 1) 부생수소는 자동차를 굴릴만큼 충분치 않고, 2)전기분해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결국 수소를 얻는 가능한 방법은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탄소가스가 나옵니다. 천연가스, 석유 등의 화석연료는 동식물의 부패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당연히 유기물을 구성하는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수소를 추출하면 탄소가스가 나올 수밖에 없죠. 물론 돌아다니면서 탄소가스를 배출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수소 추출이 이뤄지는 충전소에서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기가 용이합니다. 그런데 탄소 포집 기술이 아직 성숙치 않아 아직은 수소 추출이 그리 친환경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수소차의 친환경성을 팩트체크한 기사를 두 개 추천합니다.
    뉴스톱-수소차는 궁극의 친환경차가 아니다
    뉴스톱-수소 생산시 에너지 낭비에 온실가스도 배출

  • 수소차의 성공은 우리가 결정하지 못한다
    이게 가장 아픈 지점입니다. 정부가 아무리 드라이브를 걸어도,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수소차의 성공을 좌우할 수 없습니다. 수소차의 성공을 결정할 있는 힘을 가진 주체는 단일 정부로는 중국과 미국 정부 정도고, 유럽 각국과 일본, 신흥국 등의 시장과 전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달렸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유가, 경기,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코발트 등의 수급 등도 영향을 미치겠죠. 한국의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한국 정부나 현대기아차가 전세계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영향력이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봐야합니다.
    그렇다면 반도체처럼 시장이 흘러가는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미리 베팅해야 할텐데요. 문제는 아직은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래도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길 기대해 보지만, 여러 분석기관은 수소경제가 그리 낭만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 한국이 수소경제를 열어가는데 유리한가
    한국의 강점은 석유화학 산업의 규모가 크고, 현대기아차의 수소차 경쟁력이 강하며 국토가 좁고 인구가 밀집한데다 도시가스 배관시설이 잘 되어 있어 어디에든 수소충전소를 설립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만일 예상대로 수소경제의 시대가 열린다면 현대기아차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금 수준의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고, 현기차를 정점으로 한 하청업체들도 생존하며 고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재편될 때보다 더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기차는 현대차보다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더 많고, 기존의 카메이커가 아닌 테슬라, 비야디(BYD) 등도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죠. 게다가 부품이 대폭 줄어 1차, 2차 밴더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듭니다. 국내에서 상당한 고용을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대거 도산할 수도 있는 셈이죠.
    문제는 한국 시장이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트렌드인 CASE(Connectivity, Autonomous, Sharing, Electronic) Vehicle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분간은 이 네 가지 중에서 5G 통신기술 정도만 세계 시장에 발맞춰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데요. 나머지 세 가지 트렌드는 놓치되 수소경제에 올인하는 모습이 위태롭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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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수소차가 실제로 친환경이라기보다... 이미지가 좋고 우리나라가 뭔가 우세한 영역이라고 봐서 키우려는 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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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보단 친환경이긴한데. 해외에 얼마나 시장이 열릴지가 의문이에요.

2차전지 발전이 막힌 것 같은 상황에서 해볼만한 베팅이란 의견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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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도 한계가 있고 특히 원재료인 코발트 수급이 관건이죠. 해볼만한 베팅이긴한데. 저이슈로 현기차가 그동안 suv트렌드도 놓치고 지금 차세대 트렌드 대부분 놓치고 있는데. 수소 앞서간다고 정신승리하며 더 대응을 못하면 어쩌나. 쓸데없이도 재벌걱정을 하고 있네요ㅋ 사실 재벌걱정이라기 보단 자동차 전후방산업 규모와 고용이 엄청나니, 걱정이긴하죠.

아직 수소차활성화 되기엔 먼가 부족한 느낌입니다..버스위주로 바꾸는거 같긴한데 일반까지는 아직무리인거 같습니다..운전자 인식도 그렇구 자동차회사도 드라이버를 안거는거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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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의 장점이 빠른 충전시각과 긴 주행거리니, 전 버스와 택시쪽을 집중 지원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이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국가에서 전기차를 진흥하고 싶어도 나서는 기업이 없는 반면 수소차는 현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죠. 실제 예산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지자체나 부처에서 우리 이거하겠습니다 하고 이야기 하는것보다, 기업에서 우리 얼마투자할거니까 이거 해주세요 하는게 책임소지가 분명하고 설득력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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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거꾸로 대기업이 저리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밀어주는게 괜찮은 전략인지.. 세계시장이 전기차로만 재편되면 우짤건지.. 책임을 현기차에 돌린다해도 그때까지 쓴 세금은 어떻게할건지 등등. 우려스런게 많네요. 수소차가 의미있는 니치 마켓이라도 되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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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게 우려하고 있긴 한데, 막상 현실로 가면 평론가는 많은데 플레이어가 없는게 아쉽죠.... 그게 불만이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