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천사 같았던.. 사촌언니의 죽음

in #kr8 years ago (edited)

지금은 전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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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안타깝게도..
정희언니의 사진은.. 단 한 장도 남아있질 않다.

오로지 내 머리와 가슴 속에만..
그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이 사진을 보다가..
문득, 정희언니가 생각났다.

아마도.. 내 옆의 친구처럼..
언니도.. 그렇게 뽀얗고 이뻤을뿐더러..

언니가 어린 나에게.. 꽃과 풀을 엮어 만들어줬던..
꽃반지와 꽃팔찌의 기억. 때문이리라...

정희언니는..
우리 막내고모의 큰딸. 이었다.

(영천의 막내고모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조.
https://steemit.com/kr/@hwangmadam/15 )

친가 쪽 사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와는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났고..
그래서 어린 우리를 참 많이도 예뻐해 줬었는데..

그 중에서도 정희 언니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막내고모의 딸. 이기도 했거니와..

주변 사람들도 모두.. 미스코리아에 나가보라고..
권할 정도로.. 빼어난 고전적 미인이었던 언니는..

어린 내 눈에도.. 너무나 천사처럼 예쁘고 착해서..
내가 특히나 좋아하고 따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진정 미인은 박복하고.. 박명 한다고 했던가..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웠던 언니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고.. 잠시 경리 일을 하다가..
이른 나이에.. 연애, 결혼을 했는데..

형부 쪽 집안이 좀 괜찮았는지..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하는 바람에..
시부모의 시집살이가 장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게다가 엄청난 남아 선호의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첫 아이까지.. 딸을 낳았으니..
진정한 구박덩어리. 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언니를 너무나도 걱정하는 막내고모에 대해..
엄마가 친척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으면서..
같이 속상해했던.. 어린 날의 내 모습도 생각난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온.. 날벼락 같은 소식!
(딱. 이 사진을 찍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언니가.. 죽.었.다.

자기 딸의 첫 돌을 겨우 이틀 앞두고..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집에서 목욕을 하다가..

연탄가스를 맡았고.. 질식해서..
발견했을 때는.. 목욕물에 빠져 있었다고... ㅠㅠ

(당시에.. 대부분의 집은.. 목욕탕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화장실처럼 바깥에 있었고..

난방이나 온수가 전혀 안 나오는 구조이다 보니..
목욕탕 안에다가 난로 같은 걸 피워 놓고..
거기에 물을 끓여서 난방과 온수를 해결했다.)

친척들은..
한 집에 살고 있었던, 악독했던 시부모의 무심함에..
너무나도 분통을 터뜨렸지만..

(진짜.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는 안 된다.

집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사람이.. 오래 안 나오고..
또 분명.. 무언가.. 소리가 났을 수도 있을 텐데..

집에서 손녀를 봐주고 있던 시어머니라는 사람이..
그것도 손녀를 예뻐했던 것도 아니었던 사람이..
정말 그렇게 오래.. 모를 수 있었을까?

언니의 팔에는.. 살려고 발버둥을 쳤던..
난로에 심하게 데인 화상 자국이 있었다고 하는데ㅠㅠ)

언니는 그렇게..
사랑했던 딸의 돌잔치도 치르지 못한 채로..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모보다 먼저 가는 자식은,
장례도 치르는 거 아니라며..

언니의 장례식은.. 소리 소문 없이..
너무나도 조용히 치러졌고..

언니가 죽은 지 6개월도 안 돼서..
형부라는 사람은.. 너무 어린 딸을 핑계로..
집에서 정해준 사람과 재혼을 해버렸다.

그 이후로는 아무도..
형부와 딸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는데..

나는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언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믿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어딘가에서..
딸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지도 몰라..
라고 혼자 상상했을 정도로..

그렇게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정도로..
그 때의 나는.. 엄청나게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이제와.. 벌써 35년 전에.. 꽃다운 20대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버린.. 우리 정희언니를 기억하며..

언니가 이 세상에 유일하게 남긴 흔적..
그 딸의 소식이 정말 궁금해진다.

제발.. 어디서든.. 무조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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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돌고 돌거라 생각듭니다. 언니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던 사람들은 벌은 받고 있겠지요. 읽어보니 어린 딸만 불쌍하네요. 잘 컸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쵸.. 딸이 너무 불쌍해요.. ㅠㅠ
제발 잘 컸기를.. 바랄 뿐이죠....

언니가 하늘에서 잘보살펴줘서 딸은 잘컸을꺼라고 믿어요!!

저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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