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엄마에 대한 첫번째 반항!

in #kr6 years ago (edited)

내가 피아노 콩쿨에 나갔을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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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때,
나는 딱. 2개의 학원에 다녔었는데..
주산과 피아노. 였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인 지금에야..
주산이 뭔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아.. 내가 정말 고랫적 사람..
원시인이라도 된 것 같다;;;)

전자계산기조차 나오기 전이었던.. 당시에는..
취직이라도 하려면 주산은 필수. 였고..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수리력 향상을 위해서도.. 많이들 다녔는데..

선생님이 불러주는 숫자들을..
재빨리 주판알을 튕겨 합산을 하는 건 기본. 이고..

그 이미지의 연상을 통해..
숫자들을 불러줌과 동시에 암산을 하는..
고난이도의 기술까지 배웠고..

때마다 승급 시험이란 게 있어서..
자신의 실력이 몇 급인지.. 검증을 받은 증서를 줬다.

몇 급까지 땄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주산도, 암산도, 꽤나 잘 했었고..
대회에 나가서.. 상까지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는.. 나중에..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문과. 였음에도.. 수학을 가장 잘했던..
그래서 선생님들이.. 너는 도대체 왜? 문과에 온 거냐..
의아해 했던.. 나의 장기. 로 이어지는 것 같다. ㅋ)

그런데.. 문제는 피아노..

그때의 나는 왜 그랬는지..
정말 피아노가 너무 싫었다. ㅠ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닌 것 같고..
조금 배우고 나서.. 하농, 체르니 등을 배울 때 였는데..

지겹도록 맨날 같은 손가락 연습만 시키고..
시켜놓고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만 가르쳐주고..
돌아와서는 틀린 부분만 지적해서 혼나고..

그러니.. 당췌. 너무 재미가 없는 거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피아노를 잘 치기를.. 너무나 바랬고..

그래서.. 공부방을 만들어줄 때.. 책상과 함께..
떡- 하니.. 피아노까지 장만해줬을 정도였으니..

(아무래도 엄마가 못다 이룬 꿈 중에 하나가..
피아노를 배우는 거. 였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피아노를 사 놓고.. 엄마는 매일매일..
정말 윤이 나도록.. 닦고 또 닦았다.)

나는 정말 환장할 노릇...

결국에는..
내 인생의 첫 번 째 땡땡이. 가 시작되고야 말았다.

엄마한테는 피아노 학원 간다고 나가놓고..
다른 데서 놀다가.. 딱. 걸려서..
질질질- 다시 학원으로 끌려갔던 기억이 여러 번. 있다.

(엄마는 참 대단하다. 나는 분명히..
몰래.. 잘 숨어서 논다고 생각 했는데..
언제나 늘.. 너무나도 잘 찾아내셨다.

아니, 어쩌면.. 당시의 내가 갈만한 데가..
너무 뻔했던 것일지도;;;ㅋ)

그런 엄마와의.. 숨바꼭질과 실갱이 속에서..
나는 결국.. 체르니 40번까지 배웠고..
대회에 나가서.. 무려 장려상까지 받기도 했으나..

안 맞는 건 안 맞는 거다.

공부를 핑계로..
(아니면, 엄마의 눈치 빠른 체념이었을지도?)

그렇게 피아노는 나에게서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럼에도 엄마는 끝끝내 피아노를 버리지 못하셨고..
오랫동안.. 우리 집 거실 한 켠을 차지하다가..
내가 대학도 졸업 한 후에.. 이사와 함께 사라졌다.)

지금에 와서는..
솔직히.. 그때가 좀 아쉽기도 한데..

분명 피아노를 그렇게나 오래 배웠음에도..
좋아하는 노래 한 곡.
제대로 치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영어를 그렇게나 배우고도 말 한마디 못하는 것처럼.
이건 정말 우리나라 교육의 총제적인 문제다!!)

그때 만약..
고전적이고 재미없는 피아노 교재가 아니라..
재즈 피아노. 같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배우고..
능숙하게 맘껏 연주할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흥미를 가지고..
좀 더 열심히.. 오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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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도 지금 음악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아저씨거든요.^^

오~ 그러시군요!! 같이 함 시작해보실까요? ㅎㅎㅎ

주산은 지금 배워도 좋을거 같아요 ㅎ ㅎ
피하노하고 ~
추억이 막 샘솟내요

그쵸~ 피아노야 영원하겠지만.. 주산도!
요즘의 지나친 디지털화. 는 오히려.. 기억력 등..
뇌 기능을 좀 저하시키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

저 피아노 강제로 10년정도 쳤엇는데.. 너무 싫어서 피아노를 도끼들고 부시는 꿈을 꿨어요 ㅋㅋ

와아~ 저랑 비슷한 점이 되게 많으시네요!! ^^
그 꿈.. 저도 꿨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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