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남보다 못한 자매도 있다!
우리 집에서.. 큰이모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처음 이 사진을 찾았을 때.. 흠칫! 놀랐다.
꽤 오래 전에.. 엄마와 완전히 의절해서..
그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던.. 큰이모.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이내.. 조금은 반갑기도 했는데..
아.. 이렇게 서로 왕래를 했던 시절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사진 속에 보이는..
귀여운 두 사촌동생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정말로 큰이모네와 같이 있는.. 유일한! 사진이다.)
큰이모는.. 우리 엄마의 바로 밑 동생으로..
젊었을 때의 외모는.. 우리 엄마와 너무 많이 닮아서..
언젠가.. 이모가 평상에 앉아 하모니카를 불어줬는데..
누워서 그 모습을 보던 내가.. 완전히 혼동할 정도였다.
그래서 였을까..
누가 봐도.. 엄마와 큰이모는 상극. 이었다.
기본적으로 큰이모가 엄마를 너무나도 미워했는데..
그건 어쩌면.. 이모가 갖고 있는 컴플렉스.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와 큰이모가 동시에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갑자기 외갓집이 많이 힘들어져서..
둘 중 하나는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보통 이런 경우에는..
손윗 사람이 자신을 희생해서 동생을 뒷바라지 한다..
라고 예상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우리 엄마가 공부를 너무나 잘했고..
그래서 할머니는.. 공부에 별 취미가 없었던..
큰이모를 중퇴 시키고.. 공장에 취직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형제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고등학교도 졸업을 못하게 된 큰이모는..
그게 가슴에 한이 되어.. 그때부터 두고두고...
할머니와 엄마를 증오해 왔던 것 같다.
우리가 이 집에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실상은 우리도 할머니에게 월세를 살았던 거지만..
그걸 큰이모는 절대 믿지 않았다고 한다.
마치 할머니가 큰외삼촌에게 마구 다 퍼주는 것처럼..
큰딸인 우리 엄마한테도..
아무도 모르게.. 많이 챙겨줬을 거다. 라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믿어버린 것이다.
엄마가 아무리..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정말로 친정에서 받은 거라곤..
시집갈 때 혼수로 가져간 장롱 하나가 전부라고..
그렇게 억울함을 호소해도..
한번 그렇게 믿어버린 이모는 요지부동.
게다가 큰이모는 시집갈 때..
장롱 하나도 못 가져갔다고 하니..
솔직히 객관적으로..
큰이모의 심정도.. 이해는 된다.
형제들 간에 느끼게 되는.. 상대적인 박탈감..
이건 사실 부모의 문제고.. 부모의 책임이 큰데..
그래서 또 모든게 할머니의 잘못. 이라고만 하기엔..
보고 배운게 하나도 없는 까막눈에, 15살에 시집왔던..
할머니는 또 무슨 죄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ㅠㅠ
아무튼.. 그렇게 복잡하게.. 모든 관계가 꼬여 버렸다.
자신을 기준으로..
손윗 사람들 (할머니, 엄마, 큰외삼촌)과는..
의절을 해버린 큰이모는.. 그래도.. 손아랫 사람들
(막내 이모와 삼촌)과는.. 교류를 해왔고..
그래서 간간히.. 소식은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그것도 몇년 전에.. 완전히 끝장이 나고야 말았다.
우리 아버지가 위암으로 수술을 하고 난 뒤였는데..
(다행히 초기에, 악성이 아니었다.)
이제는 좀 화해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던..
막내 이모가 큰이모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같이 병문안이나 가자.. 고 설득을 했던 모양인데..
글쎄.. 큰이모 왈,
“됐다 그래. 어차피 지금 죽어도 호상이야!”
이 말을 전해 듣게 된 우리 엄마는..
너무나도 당연히!! 거품을 무셨고..
나 역시.. 분노!!! 부들부들~~~~!!!!
그런 악담을 한 큰이모나.. 그 말을 전한 막내이모도..
다 똑같아 보였고.. 모두가 너무나 미웠다!!!!!
그래서.. 내가 큰이모를 찾아가서 한판 뜨겠다고..
엄마는 외갓집 형제들과의 인연을 다 끊어버리라고..
그렇게 내가 더 난리를 치면서.. 방방- 떴던 것 같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큰이모가 밉다.
누구나 가슴 속에..
깊은 상처나 컴플렉스가 있을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그 안에 갇혀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면..
심지어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다치게 만든다면..
그건.. 극복하지 못하는..
바로 그 사람. 이 문제! 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큰이모와 우리는..
앞으로도 영영.. 만나지 못 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냥 이대로..
서로 모르는 척 살아가는 게..
오히려 서로에게 더 좋은 일.. 아닐까...?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 이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