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귀여운 나의 왼팔

in #kr6 years ago (edited)

어렴풋한 기억으로..
내가 사고를 당했던 집이 여기. 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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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때의 일이었다.

단칸방에서 살던 시절,
방에서 아버지와 술래잡기를 하다가.. 그만..

펄펄- 끓고 있던 커피 포트를 엎으면서..
입고 있던 옷이 쩍! 녹아서 달라붙어버릴 정도로..
왼팔에 큰 화상을 입고 말았다.

당시의 일이.. 나는 전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화상을 입고 자지러지게 우는 나를 보고..
놀란 엄마가 얼마나 울었는지..

또, 그런 나를 들쳐업고..
아버지가 얼마나 미친 듯이 병원을 향해 달렸는지..

치료를 하느라..
그것도 최대한 흉터가 남지 않게 하느라..
피부과, 성형외과 등.. 하루에 3군데의 병원을..
1년 동안 매일 다니느라..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갓 태어난 동생을 업은 채, 나까지 안고..
그렇게 다녔다고 하니.. 정말 엄마는 위대하다!!)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는 얼마나 열심히 돈을 벌어야 했는지..

당시의 우리 집 재산(?!)의 절반은,
내 왼팔을 위해 썼을 거라는.. 등등의 이야기는..

자라는 동안 두고 두고..
부모님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 부모님의 엄청난 노력 때문이었을까.

내 왼팔은.. 흉터가 남긴 했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크게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치료가 되긴 했는데...

그럼에도 나는.. 오랫동안..
반팔 옷을 안 입었고.. 왼팔을 잘 들지도 못했다.

(가끔.. 사람들이 내 왼팔의 흉터를 보고..
혹시 때가 붙어있는 거냐고... ㅠㅠ
해서.. 그런 팔을 보이기가.. 많이 부끄럽고 창피했다.)

그런 나의 컴플렉스를 아셨는지..
아버지는 내내 죄책감을 갖고 계셨었고..

내가 원한다면.. 팔 성형수술까지는 꼭!
완벽하게 시켜주겠다고도 하셨었다.

그래서 수술도 알아보긴 했었는데...
엉덩이 등의 살점을 떼어서 이식하고 어쩌고...
하는 데에서 기겁! 한 나는..
그것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다 포기한 채로..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신기하게도..
성장하면서 살이 계속 자라면서 퍼져서 그런지..
흉터는 자연스레 점점 더 옅어져갔고..

성인이 되자.. 내 눈에도..
그리 흉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나이가 드니.. 그러거나 말거나..
많이 익숙해지면서 무뎌지기도 했고^^ㅋ

이제는.. 내 왼팔이 귀엽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재미나게도..
나의 왼팔은.. 절대로 살이 찌지 않는다는 거!

너무 어릴 때 화상을 당하면서..
그때 세포들이 많이 죽어버려서 그런지..

살이 찌면, 오른팔만 찌고...
그래서.. 내 양 팔은 굵기가 완전 다르다. ㅋ

뭐든 나쁘기만 한 건 없다.
귀여운 왼팔을 기준으로 살은 빼면 되니까.

기준이 있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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