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질서, 해킹, 변화, 회색 지대

in #kr8 years ago (edited)

눈발이 가볍게 날리는 편의점 옥외 탁자에서 뒤늦은 점심을 먹다가 두드립니다. 정제된 글을 적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스치는 단상의 흔적을 기록하는 메모장으로 이 공간을 이용하면 어떨까?


  • 인간이 만들고 또 준수하는 질서는 매우 강고한 체제 같지만, 수많은 개인들의 고정관념이 매일 '리부트'되기 때문에 유지 된다.

  • '해킹'을 '컴퓨터 해킹'으로만 생각하는 게 상례지만, 좀 더 일반화해서 생각할 수 있다. 가령 "마음에 안 드는 문짝을 빠개서 그걸로 탁자를 만들어 쓰면, 문짝을 '해킹'한 것이다." 즉, < '무엇'을 의도하는 방식과 다른 식으로 사용해서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목적과 다른 목적에 쓰면, 그 '무엇'을 해킹한 것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생각의 출처는 Brett Scott, Hacking the Future of Money: The Heretic's Guide to Global Finance이다.)

  • 어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crypto currency)로 부르지 말고 암호자산(crypto asset)으로 부르자고 하는데, 그가 정의하는 암호자산이란 이렇다. "분산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서 특정한 조직에 자원을 배분하는메커니즘이다." (그의 이름은 까먹었고, 그가 지휘하는 암호화 장부 회사의 도메인은 www.chain.com이다.)

  • 위와 같은 '암호화폐' 정의는 우리가 '화폐'라고 여기는 것의 전통적인 정의와는 전혀 다른 정의다.

  • '암호화폐'라는 현상 자체가 기존의 무엇을 '해킹'한 것이다. 어떤 '무엇'을 상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해서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목적과는 다른 목적에 쓰는 활동일 것이라는 추측. 그 '무엇'이 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얼마 전부터 전통적 화폐가 아닌 것을 '암호'나 '가상'을 붙여서 '화폐'라고 부른다.

  • 일반적으로 변화는 기존의 무엇을 전혀 다른 용도에 써서 기존 질서가 재생산되는 회로를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좋은데, 마땅한 예가 생각나지 않는다.

  • 그러한 변화와 더불어 전통적인 관념에서는A도 아니고 B도 아닌데, 동시에 A이기도 하고 B이기도 한 회색 지대의 활동이나 의미 같은 것이 생겨난다. 이것도 예를 들어야 하는데,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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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나아가 애초의 의도 따위는 잊어버린다면 우리의 모든 실천이 곧 해킹이 되겠죠. 영감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미약한 뉴비의 폿/팔/리 삼종 세트 날립니다~ 자주 뵐게요~^^

그렇습니다. 애초의 의도 따위는 무시하는 것. 그런 상상을 하는 정신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삼종 세트라고 하신 풋/팔/리 라는 약칭을 새로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예를 들어야 하는데 생각나지 않는다는 진솔함이 참 좋습니다. 에르메스님 덕분에 여러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나네요^^

저 명품 아닙니다. 에르메스는 싫어요~ ㅎㅎㅎㅎㅎ

어허 제가 에르메스라면 에르메습니다. 나도 에르메스가 싫다. 에르메스 하나가 짜장면이 몇 그릇이고 신라면을 몇 개를 살 수 있는데, 그 가방 하나 가격으로 굶는 사람 몇 명을 먹일 수 있는데, 인간의 결핍감 충족 시키려고...아, 갑자기 동네 북경반점 짜장면 꼽배기가 땡기네여

헛... 그러네요... 그럼 왼수(필명이시긴 한데 옮겨놓고 보니 어감이 어째;;;)님한테는 제가 에르메스인 걸로... 왼수님이 프랑스 사람인 셈 치죠 뭐~ ㅎㅎ

봇/팔/리의 오타인데 배우실 것까진 못 되구요;;;; 그냥 보팅/팔로잉/리스팀이라고 쓰려니 너무 길어서;;;;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저도 번역을 사랑하고 한 때 번역일을 했던 앞으로도 여건이 되면 하려고하는 사람입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려요. 자주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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