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조차 진부하게만드는 재능을가진 어린 꼰대가 되어가는중

in #kr6 years ago (edited)

사회초년생때 수직계열이 또렷하고 진부하기 짝이없는 전형적인 미생 실사판 한국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른(꼰대)을 대하는 법을 배웠던 것이 사회초년생으로써의 첫 배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엔지니어로서 빡빡하고 여유없는, 그리고 아주 작은 오차조차 허용하지 않는 상사들만 가득한 회사에 일을하다가 처음 외국계 Sales 로 이직하였을때는 새 세상을 가진것 처럼 천국이 따로없었던 것이 새삼 기억납니다.

35BBF638-9E8F-4305-BC2D-8E22C78FD564.jpeg

엔지니어시절 설계했던 Mechanical machine 이 사우디아라비아 어딘가에 Installation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 그때 프로젝트 시절이 생각나며 스쳐지나갔던 수많은 꼰대들이 함께 기억에 납니다.

그 이후로도 여러 공기업 사기업을 대상으로 앞뒤 꽉막힌 꼰대들을 수도 없이 많이 만났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시며 마음한켠 양심의 가책을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그러실 필요가 절대 없으시며, 제가 말하는 꼰대들은 이 세상 둘 셋 이상 존재할 수 없을 정도의 상식 이상의 가상 꼰대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52502747-B7B1-4E99-80D7-06EDAB63EE8E.jpeg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유도리가 없어 그저 꼰대들이 하는 진부한 이야기를 Yes 로 일관하며 꾸역꾸역 받아먹었던 기억만 나는데, 사회생활 어언 몇 년차가 되니 꼰대스러운 진부함을 진부함으로 대처하는 처세술을 배운 것 같습니다.
얼굴보기 껄끄러운 고객들의 진부한 얘기들을 진부함으로 맞서주니, 다시는 술 한잔 하자고 제의도 안하십니다.

물론 회사의 간판( Sales)은 이러한 영업스킬을 내세우면 절대 안되지만, 가끔 불가피한 불필요한 만남은 기분나쁘지않은 방법(?)으로 대처가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진부하기 짝이없고 오지랖 최고치로 유명한 꼰대 커스터머를 불가피하게 만날일이 있었습니다.
저 사람에게 어떠한 얘기가 흘러들어가면 이 판에 소문이 다 날정도로 가벼운 입을 가지신 분으로 절대 주의가 필요한 분임을 인지하고, 어쩔 수 없이 업무의 연장으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나이많으신 분들을 비하하는 글은 절대 아닙니다. 여럿 인생 선배님들께 그들의 인생철학을 배우며 직접 우여곡절을 경험하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배울수 있는 가치있는 조언들을 해주시는 분들도 참 많으시기 때문입니다.

참 신기하게도 그런 만남 자체를 수고스럽다 여기지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던 것은, 그런 꼰대들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저의 능력이 언젠가부터 스스로 확인이 된 이후부터 입니다.
달리말해 '생각이 바뀌고 나이가 들었다'라고 하여도 틀린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진부한얘기를 할수록 친밀한 공감대를 형성해주며 더욱 진부한 피드백과 대답을 늘여놓았고, 인생의 조언을 하신답시며 "내가 어렸을땐 이렇게까지 했어~!"라는 뻔한 스토리를 펼쳐내시면 더욱더 극심한 공감으로 진부하게 받아치니 그 분의 얼굴에 피곤함이 점점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2C765CA6-726A-48DE-BE74-B3721438B157.jpeg

그 분도 돌아가시면서 참 의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분은 좋은데 왠지 너무 피곤해...)
저는 그 만남 이후에 '아- 오늘도 잘 방어했다' 라고 생각하며 흐뭇하게 돌아섰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사람과의 관계(Relationship)유지의 관점에서 배울 것은 무궁무진하지만, 위의 예시처럼 어떤 한 Relationship에서의 타고난 대화스킬을 갖은 제 자신을 발견할때는 스스로 참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이 되어가고 어린꼰대로 가고있는 당연한 수순을 밟고있는 것일 지도 모르지만, 다양한 사람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좋은 Skill을 갖는 것은 제 인생에서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도 해봅니다.

늦은 밤, 알랭드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이라는 책으로 포스팅을 하신 @yangmok701 님의 글을 보다가 생각의 꼬리를 물고 꼰대의 영역까지 오게 되었네요 :) 영감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좋은 금요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Sort:  

항상 글쓰시는 것만 봐도 대화스킬이 좋으실거라고 당연히 생각되네요 ㅎㅎ
다행이 스팀잇의 나이많으신분들은 소위 말하는 꼰대가 아니셔서 열린소통의장이 가능한것 같네요ㅎㅎ

네 맞아요. 스팀잇에 좋은 인생선배님들 많은것같아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할수 있는 것 같아서 기존 네이버 블로그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

늦은밤이네요 좋은 밤 되세요 ^^

Congratulations @hrsa!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posts published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received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Congratulations @hrsa!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그 어려운 처세술을 경험으로 배우셨군요. 감탄하고 갑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dorian-lee 님도 좋은 연휴 보내세요 ✨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3900.40
ETH 3140.82
USDT 1.00
SBD 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