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공기업 지방이전, 지방근무 현황 및 후기](Public sector relocation)

in #kr7 years ago

공공기관 취업 희망하시는 분들, 혹은 재직중이신 분들, 공공기관과 많은 일을 하시는 분들은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근 몇 년 사이에 서울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던 많은 공공기관들이 부산/대구/광주 및 전남/울산/강원/충남/충북/전북/경북/경남/제주 등의 지역별 혁신도시에 그 혁신도시의 역할에 따라 이전을 하였습니다.

아래 보시면 자세한 도시/기능/이전기관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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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innocity.molit.go.kr/submain.jsp?sidx=6&stype=1
혁신도시 : 이전대상 공공기관

해당 내용은 출처를 통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고, 해당 사이트는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고하실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 정말로 이전을 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입장에서 어떤 점이 많이 달라졌을까 하는 궁금증도 많으실 겁니다.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일하게 될 곳의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실 것이고, 만약 지금 지방이전을 하신 분들 같은 경우라면, 공감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과거에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며 지방이전을 경험한 사람이고, 지방에서 약 2년 동안 근무를 했기 때문에 공공기관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지방이전 관련 내용에 대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전과 같이 흔히 말하는 지역사무소 개념이 있는 기관에서 근무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한전은 서울에서 나주로 본사가 이전했지만 그 이전에도 많은 인원들이 본사가 아닌 지역사무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지방이전이 회사의 선호도/ 근무환경에 있어서 상대적으로는 변화가 적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근무하는 기관은 본사가 서울에 있었고 그 외에 지역사무소라고 볼 수 있는 개념의 곳이 없었습니다. 또한 함께 일하는 부처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그냥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근무환경이 바뀌게 됩니다.

1-1. 팀원들이 모이기가 힘들다
팀원들이 정말 모이기가 힘듭니다. 하는 업무에 따라 일주일에 많게는 5일을 전부 서울로 출장을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인원은 세종시/ 어떤 인원은 서울/ 누구는 회사에(지방이전 한 지역) 남아있기 때문에 팀원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이 안됩니다. 팀장 등 의사결정권자가 부재중인 경우가 많아져서 의사결정이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기존에 하는 업무의 기반과 업무 특성이 모두 수도권에서 하기가 더 수월한 경우인데도 이전을 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들어서 간혹 영상회의를 하는 부서가 많이 생겼습니다.

다만, 그렇게 의사결정권자들, 즉 팀장님과 그 이상 직급이신 분들이 사무실에 없는 경우가 생기다보니 그런 날을 기다리게 되기도 하고, 그럴 때는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지는 것은 슬픈 장점입니다.

1-2. 기관의 선호도 하락
본사만 서울에 있고 많은 지역소가 있었던 경우, 원래부터 입사하면 지방 근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사가 이전한다고 해서 기관의 선호도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근무할 수 있었던 기관은 서울에서 지방 근무로 바뀌게 되면 실제로 경쟁률이 굉장히 차이가 크게 납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 같은 경우도 제가 입사할 때는 1:100~200 정도의 경쟁률이었다면 현재는 1:20~30 정도입니다. (정규직 기준) 계약직 기준으로는 서울에 있을 때 1:40 정도 했던 것이, 현재는 1:2~4정도입니다.
물론 기타 요인도 있겠지만, 기관의 선호도가 하락하고 사실 지원하는 인재의 풀도 적어졌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1-3. 생활의 불편
사실 지방이전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이 먼저 이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초기에는 근처에서 뭐 하나 제대로 살 수가 없었습니다. 간단하게 5분만 있으면 볼 수 있었던 은행 업무도 휴가를 내야 하고, 병원, 우체국 등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정말 휴가를 내고 그런 생활 업무를 일괄 처리하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대도시인데도 이렇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엔 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성분들이라면 올리브영, 아리따움 등의 시설이 없을 때에도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것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다녔던 기관 기준으로 이전 후 2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올리브영, 아리따움 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관이 그 지역에서 초기에 이전한 기관이 아니고 후발 주자에 속했기 때문에 먼저 이전한 분들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1-4. 달라진 주말 풍경
지방이전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원래 살던 서울에 대한 그리움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요일 밤에 서울에 가고 일요일 밤 혹은 월요일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지방이전 3년차까지는 이전 지역에 정착한 인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기혼자의 경우 자녀의 학교, 배우자의 직장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이전이 쉽지가 않습니다.
미혼인 경우에도 미래 계획이나 가족 등의 문제로 이전이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구요.

1-5. 회사 시설의 업그레이드
아무래도 서울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일해야 했다면 지방에 가면서 공간도 조금 넓어지고 편의 시설들도 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체육 시설이 많이 늘었습니다.

1-6. 혁신도시 내 만남 장려
혁신도시에 이전하면 지자체에서 공공기관-공공기관, 공공기관-공무원들의 만남을 많이 추진합니다. 그래서 마치
단체 소개팅 현장처럼 만남이 이뤄지는데, 그 안의 프로그램을 보면 사랑의 댄스, 세레나데 이런 시간들까지 있습니다. 그 안에서 커플이 나와서 지역사회에 정착하는 구조가 정착이 되면 좋겠지만 실제로 성사율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합니다.

1-7. 퇴사와 육아휴직자 증가
젊은 직원들, 심지어 나이가 40이 넘은 직원들도 이직에 몰두합니다. 기관에 대한 애착은 있지만 어려움 때문에 연봉까지 낮아지는 것을 감수하고 서울로 이직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육아휴직을 씁니다.

1-8. 동기들과의 추억 만들기
사실 서울에 있을 때에는 친구들도 많고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회사 후에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그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좀 더 속내를 알 기회도 많아지고 즐거운 추억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 장점을 정말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는데 회사 시설이 좋아진 것, 동기들과 추억이 생긴 것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과장은 없는 이야기이고, 정말 많은 인원들이 저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퇴사를 결심합니다. 실제로 저도 퇴사했구요. 제가 이전한 지역은 지역 자체의 정치색도 좀 강한 편이었는데 그런 부분들도 사소하게 부딪히는 것들이 많았고 지방대가점/이전지역가점을 받고 온 입사자들을 보면서 사실 마음이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왜 서울에 있는 기관은 서울 대학 나온 사람들에게 가점 안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심리적으로 물리적으로 힘든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몇 년 전 30명 이상의 동기와 함께 입사했는데, 이제는 그 곳에 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물론 지역 균등 발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고, 지방이전 이후 서울 소재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퇴사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지방 소재 대학을 우대하는 것이 필요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기관에서 하는 업무는 지방에서는 하기가 어려운 업무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지방이전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이 들고, 또 지방 소재 대학을 우대하는 과정 속에서 그 수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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