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을 올리는 두가지 방법에 대해서

in #kr6 years ago (edited)

Qme79RfWYY3hfjZJRgC8tteKnMU5u2MpmckE5dvtT7UhM8.jpg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시험을 보고 평가를 받습니다. 학생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소속되어있는 교육기관이 정해준 절차에 따라 평가를 받고, 주기적으로 성적표를 받아들게되죠. 아무리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낮은 성적을 받고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낮은 성적은 사람에 따라 그 경중은 다르겠지만 누구에게나 고민거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낮은 성적, 혹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게 됐을 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람들이 취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편한 방법 한가지와 힘든 방법 한가지가 있죠. 먼저 힘든 방법부터 말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하는 아주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입니다. 그냥 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공부 방식을 돌아보고, 혹여나 잘못된게 있으면 과감히 고치기도 해야겠지요. 말이 쉽지, 지금까지 해온 관성이라는게 남아있어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그런 혹독한 과정일 것 입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단번에 성적을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제 앞서 언급했던, 편한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성적표를 조작하는 겁니다. 남을 속이고 종국에는 자신마저도 속여버리는 짓이죠. 성적표를 조작하는 일도 사실 어느정도의 번거로움은 수반됩니다. 포토샵으로 임기응변식으로 보이는 것만 조작할 수도 있고, 직접 해당 기관의 전산망을 해킹(?)해서 자신의 성적을 조작하는 방법도 있죠. 이 둘 중 어떤 방법을 택하나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직접 노력을 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야 아무래도 편할 것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모든 것이 다 들통나게 되겠지만요.

사실 오늘 제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개인의 성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혹시라도 공부 글인줄 알고 들어와서 글을 읽고 계셨을 분들께는 정말로 죄송스럽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정부의 성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도 국정 운영에 대해 매분기 성적표를 받습니다.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가계 소득 동향, 취업 환경 동향, 수출 동향 등의 여러가지 정량적 통계 자료들이 정부의 전기 국정 운영에 대한 성적표가 될 것입니다.

통계청이 작성한 이 성적표에 나온 지표들은 현재 경기가 역대 최악임을 알려주고 있고,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은 철저히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용 동향과 가계 소득 불평등 지수는 역대 최악을 가르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실물 경기도 썩 좋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사고 회로를 가진 정부라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진지하게 다각면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 입니다. 사실 실패를 인정한다는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에 따른 엄청난 정치적인 책임을 감내해야할 것이니깐요.

그런데, 현 정부는 그보다는 더 편한 길을 택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제가 앞에서 말한 편한 방법을 택하려는 것 같아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성적을 못 올릴 바에야 성적표를 조작하자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차관급 6명의 인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이번 차관급 인사 6명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황수경 통계청장의 교체입니다. 황수경 통계청장은 가계 소득 동향 등의 발표에 있어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겪던 인물입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 조치는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과연 그것과 전혀 관련이 없나하고 의혹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신임 통계청장으로 내정된 인물을 보면 말이죠.

이번에 내정된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은 일명 '소득 불평등 전문가'로 현 정부의 소득 주도 경제 성장의 기조와 아주 일치하는 인물입니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은 소득주도성장을 창시(?)해낸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있는 학현학파에 속해 있는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현 정권의 입맛에 아주 맞는 그러한 인물입니다. 현 정권에 불리한 통계를 낸 통계청장을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에 현 정권의 경제 기조와 아주 잘 맞는 인물을 앉힌 것을 보면 현 정권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성적을 못 올릴 거면 성적표를 조작하자 이런 마인드가 아닌지요.

물론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호의적인 인사가 통계청에 내정된다고 해서, 이들이 이미 나온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의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그런 무모한 짓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통계라는게 굳이 실제 데이터를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연구의 설정 단계에서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개입하면 얼마든지 결과값을 연구자의 의도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이 걱정될 뿐이지요.

제 글이 어디까지나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우리 정부가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릴 방법을 찾는 학생이 아니라 성적표를 조작할 방법을 고민을 하고 있는 불량학생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Sort:  

한두가지을 못해야 꼬집지 너무 못하는게 많으니 어디서 처맞아도 맞게 생겼네요.

사실 책 한권을 써도 될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

정권을 잡는순간 다음 정권 잡을 생각을 하니 이런 저런 무리수를 두면서 진정성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지 못하다보니 통계같은 부분들도 조작아닌 조작이나 나에게 유리한 자의적 해석이 많지 않나 합니다

내 통계마저 입맛대로 조작하려고 하는지 걱정됩니다.
현 통계청장이 곤혹을 겪었던 이유가 2분기 가계 소득 동향의 표본의 신뢰성 문제였죠. 표본 수가 늘어나고 전기에 쓰던 표본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등, 전기와 시계열 비교를 하기에는 문제가 많았죠. 근데 핵심은 뭐냐면 그렇게 신뢰성 없는 조사를 했을때 과연 경제지표가 좋아진 것으로 나왔다면 과연 그때도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 했을지.. 결국 신뢰성 이런 것은 전혀 상관이 없고 그냥 정부 입맛에 맞는 통계치를 내놓지 못해서 경질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Loading...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3
JST 0.028
BTC 57743.27
ETH 3083.77
USDT 1.00
SBD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