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와의 대화

in #kr6 years ago (edited)


*본 인터뷰 시리즈는 우리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사물들과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보이는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사물들의 이야기를 의인화해서 들어 보는 코너입니다. 세상은 나혼자 만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 하였습니다. *

진행자 : 안녕하세요 가위씨 스팀잇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위 :  네 방금 소개받은 가위라고 합니다. 제가 어디서 탄생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것 같아서 저의 집안 내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의 시조님은 기원전 1000년경 그리스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아주 육중한 철의 근육을 가지고 태어난 시조님은 양들의 무거운 옷들을 벗겨주시는 아주 자애스러운 분이 셨습니다. 이런 시조님의 행동으로 라틴문화 중기에 중, 북유럽으로 제자들이 전파되었습니다. 이후에 제자가위들은 양모 뿐만이 아니라 남자들의 미끈한 얼굴을 만들어주는 미용분야에도 진출을 하셨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은 아이디어를 살려서 얇은 철판이나 튼튼한 실을 자르는 차력술도 보여주곤 했다고 전해지고요.   한국에서는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은거하시다가 신라시대에 발견되신 분이 사실은 저의 직계조상입니다. 생김새가 중국분과 비슷하다고 해서 저의 조상님을 중국사람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진행자 : 어떤지 콧날이 오뚝하신게 유럽피가 섞여서 그러신가요? (웃음)

 이곳에 가위씨가 나오신 이유가 있고 하시던데 그게 뭔가요?


가위 : 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저에 대한 오해를 풀기위해서 나왔고요, 또 한가지는 저에 대해서 아는 듯 하시지만 잘모르시는 것 같아서 설명을 하어 나왔습니다.


 진행자 : 흥미로운 데요. 한번 말씀을 들어보죠.

 

 가위 : 우선 오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해를 말씀드리기전에 우선 한국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가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옵고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 한국인들은 제일 저를 먼저 불러주셔서 입니다. 미국에서는 Rock, Scissors, Paper로 저를 두번 째로 부릅니다. 시정을 위해 유엔 도구위원회에 안건을 올렸습니다만, 이것은 저를 멸시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지켜내려오는 관습이라는 판결이 나와 상고를 포기한적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억울한 오해부분은 제가 여행을 비행기로 할때, 저는 사실 비행좌석을 한 번이라고 보고싶은 데 저를 항상 수화물에 넣어서 수화물 칸으로 태웁니다. 일등석을 끊어도 마찬가지이고요. 저를 어두운 일을 하는 연장 취급을 하는 게 억울합니다.

 

 세번째  억울한 점은 사실은 저희가 쌍둥이인데, 한국에서는 저희를 싸잡아서 가위라고 합니다. 그래도 영어권국가 사람들은 저희가 두 인격체라고는 알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가위 눌리다’라는 말이 저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싶습니다.
   '가위'의 사전적 의미는 '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귀신. 꿈 속에서 사람을 몹시 두려워하게 만든다."입니다(남영신, 한+국어대사전, p.29) 그렇다면, '가위눌리다'는 '귀신에게 눌리다'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가위인 내가 귀신이 되서 사람들을 누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가위'의 중세국어 형태는 '가오'(1음절, 아래아)였는 데 '가위'로 변화된 것이라고 보는 학설이 유력합니다. 여러분 이제 아셨죠? 제가 누르는 게 아니랍니다.        

  

  진행자 :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억울하셨겠네요. 본 인터뷰를 계기로 좀 억울함이 풀렸으면 하네요.

  그리고 우리들이 아는 듯하지만 모르는 점이 무언가요?

  

   가위 : 네에. 저희는 보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아주 과학적이랍니다.
   지렛데의 원리로 이루어 졌으며 지레의 작용점 ·받침점 ·힘점의 상호관계에 의하여 작용합니다. 또 가윗날 각도의 따라 움직임이 달라집니다. 저희 쌍등이 형제의 이름은 정날(고정날:still blade)과 동날(움직이는 날:moving blade)입니다.
   그리고 저희를 본따 Scissors mechanism이라는 것으로 많은 응용작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세상을 이롭게하기 위한 홍익가위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음식점, 미용실, 수술실, 재단실, 과수원, 꽃집들들에서 묵묵히 일하는 저희들은 좀 눈여겨 보시라고 이번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 정말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서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시네요.

마지막으로 스팀잇 독자 분 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위 : 네. 저희를 항상 아껴 주시는 켄스타 님께서 지어주신 시를 한 수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


-가위- 켄스타


날선 두 형제가 포개져 자고 있다.

그 잠의 정적이 손가락의 힘으로 깨어지는 순간

우리는 굳은 입을 다물고 펴며 혼신의 힘을 다한다

 잘라지는 음식을 보며 먹는 기쁨을 생각하며

 잘려나가는 나무가지를 보며 생명을 생각한다

 수술로 봉합되는 실밥을 마무리하며 가족을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이 끝난 후 두형제는 무뎌진 삶을 서로 

 위로하며 또 다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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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 관련내용 잘봤네요. 안녕하세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읽어 줘서 감사합니다.

켄스타 형은 천재 아닐까... 천재 맞는 것 같아... 오오...

이런글엔 뭐라고 답변해야 하는지 알려줘.ㅋ

이미 답변을 썼잖아 ㅋㅋㅋ

가위눌림ㅋㅋㅋ 덕분에 가위가 새롭게 보이네요~

팔로우 합니다.자주뵈요.

오우...가위로 지은시가ㅠㅠ 진짜멋집니다

감사해요..잠시 시상이 떠올라서. ㅎ

아오 재밌네요 ㅋㅋㅋ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위를 제일 많이 낸다는 사실도 알았네요 ㅎ

아마 첫번째 단어라서 무의식적으로 많이 낼것 같아요.

최고최고👍👍👍 약간 반항적 기질있는 천재 맞는거 같음!
조은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내일또뵈요.ㅋ

ㅋ 완전 재밌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진 보러 왔다가
가위 읽고 갑니다.

그러섰군요. 오늘 저녁엔 사진전입니다.😊

네 오늘은 술약속이 있는데
꼭 들르겠습니다.
좋은 서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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