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 Daily]결혼에 대한 고찰

in #kr6 years ago

20180127_124101.jpg
지난주 토요일 내가 운영하는 센터 1호커플이 결혼을했다. 20대 중후반의 어린 커플이다.
결혼은 항상 많은 이들의 축복과 축하를 받는 영광스러운 행사인데 주변의 결혼한 사람 또는 결혼 할 사람들을 적잖게 봐오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축하는 하지만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나도 어렸을적 세상 물정 몰랐을 때는 일찍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당시에 배를 타고 병역특례를 받으며 비슷한 연령대의 평균보다 시간적 금전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승선을 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1년도 못돼서 하선해야만했다. 대기업 해운회사였는데 최종합격 후 임원들과의 미팅에서 들었던 비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돼 병역특례를 포기하고 진로를 바꿔 대학에 진학을 했다.

하고싶었던 체육을 전공해서 좋았지만 체육 역시 비전이 좋진 않았기에 전공자중 80~90%는 다른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한다. 전공을 살리는 사람중에 극소수의 케이스로 체육교사나 대기업에 들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정을 꾸리기엔 부족한 급여를 받고 비정규직 생활하고 있다.

승선 1년 대학생활 1년을하고 군입대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군대를 전역하고 보니 아무것도 없이 몸뚱이만 남은 24세의 남자였다. 다시 복학해서 1년, 호주워킹홀리데이 1년, 대학 2년을 더 다니고서야 4년제 대학 졸업장이라는 것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승선하면서 모은돈과 워킹홀리데이로 모은 돈, 부모님의 지원, 장학금 등을 받으며 4년제 사립대학 등록금 치곤 저렴한 1천만원 초반의 돈으로 학자금 대출없이 졸업할 수 있었다.

그때 나이 28세.

전공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으니 이제 전공을 살려 돈을 벌어 보자! 퍼스널 트레이너, 운동치료사, 기간제 체육교사 등 다양한 체육관련업으로 연명해갔다. 재미가 있으면 보수가 적고 스트레스 받으면 적당한 보수를 벌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티끌 모아 티끌일뿐 진짜 연명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늘어만 갔다. 결혼, 취미생활의 축소, 자기관리, 주변사람 등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지니 소홀해져갔다.
집안형편도 좋지 않아 더이상 부모님께 경제적원조를 받을 수 없기에 자수성가를 해야만한다. 대학 진학률이 80%정도 되는데 보통의 청년들은 나와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20대 중후반에 사회에 나와 학자금대출 갚고 돈 모아 집사고 차사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가지려면 과연 언제 결혼할 수 있는걸까. 방금 말한 것도 상황이 순탄했을 때 얘기지 취업난에 고용불안까지 겹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고 대를 이어가려면, 최소 사람처럼 살아가려면 어떤 직장에서 얼마를 벌어야 하는 걸까.

이런 계산이 싫고 스트레스를 받기때문에 우스갯소리로 나는 비혼주의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우스갯소리가 사회적문제로 대두될 날이 올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지금도 간간히 매체를 통해서 들려오고 있다.

지금 나이 30초반.

거의 공백없이 커리어를 채워나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돈을 벌지만 결혼 생각은 없어져간다.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줄었다. 자기개발에 투자할 돈과 시간이 생겼다. 주변사람들을 가끔 돌아볼 여유도 생겼다. 근데 이게 올바른 현상인걸까?
왜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아야 여유가 생긴다고 생각하게 된걸까.. 결혼하고 싶지만 할 수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난을 대물림 하지않고 부모로써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다시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Sort: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ㅎ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으니까,
그냥 지금의 내 삶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맞아요 이런것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어느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으니 외면하고 나를 위해 살아가는것 같아요ㅎㅎ

가난을 대물림 하지않고 부모로써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다시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공감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쓰다 지우다 반복하다가 결국은 지웠습니다.

저도 글로 다 표현 못한 내용이 많은데 한줄요약은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도로 축약할 수있겠어요ㅋㅋㅋ

네,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구요.. 그런데 결혼을 꼭 준비된 채로 해야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난 (+그런 여자를 만나면) 결혼을 하면 서로 삶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도 듭니다!! 화이팅이에요👍🏻👍🏻

서로 마음맞는 상대를 만난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어요ㅎㅎㅎ 부디 만날수 있길 바라봅니다ㅎㅎ

결국 그렇게 결혼을, 출산을, 노후를.. 일단은 미뤄두고 지금 당장의 것에 집중하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지금만으로도 벅차니까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 분명, 또 다른 길이 열릴 거에요-

맞아요 아직은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같아요 ㅎㅎ 여유가 생긴다면 생각이 바뀔것 같은데 아직 그런 생각하는 것도 사치같고 직면한일에 최선을 다해보려구요ㅎㅎㅎ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1일 1포스팅해주시면^^ 짱짱맨은 하루에 한번 반드시 찾아온다는걸 약속드려요~

감사합니다! 짱짱맨되고싶습니다ㅎㅎㅎ

이벤트당첨되셔서 풀보팅하고 갑니다 ^^

항상감사합니다ㅎㅎ

결혼이라...참 힘들죠...
일단 집구하는 것 자체가 우리세대엔 힘든 일이지요. 부모님의 원조가 없다면요. 뭐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하던 옛 세대와는 조금 다른것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가상화폐 붐이 분것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13
JST 0.030
BTC 68014.74
ETH 3533.72
USDT 1.00
SBD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