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운의 북스팀] 당신의 편지

in #kr7 years ago

손으로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손편지. 누구나 손편지에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실제로 주고받았던 아름다운 편지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편지]입니다.

이인석 모음

출판사 : 라온북


[당신의 편지]는 저자가 수집해온 편지중 일부를 엮어 만든 책입니다. 편지들은 부부편지, 연애편지, 부모자식 편지, 친지편지, 친구편지 이렇게 다섯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메신저가 발달했기 때문에 연인간의 연애편지나 군인들의 위문편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한때 편지는 멀리 떨어진 상대와의 유일한 연락수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 담긴 편지들도 베트남 파병, 군복무, 중동 건설현장 투입등 각자의 사연과 배경을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때로는 멋쩍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툴툴거리면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읽자면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들은 책 처음에 등장하는 "은주 아빠"와 "은주 엄마"의 편지였습니다. 쿠웨이트 건설 현장으로 출장간 은주 아버지와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뱃속의 아이까지 챙기는 은주 엄마간의 편지들은, 이 책의 유일한 주고받는 편지입니다. (나머지 편지들은 모두 답장이 없고 일방향적입니다) 그래서인지 부부간에 서로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편지에서 더 잘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연애편지'들중에서 2010년대 기준에서 연애편지라고 부를수 있을만한 편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편지는 군인들의 편지였습니다. 심지어 고무신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닌, '펜팔'형식의 일종의 '여사친'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이것도 당시 기준에선 썸이겠죠? ㅎㅎ)

물론 지인에게 소개를 받아 편지를 주고받는 터라,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경우도 파다했습니다. 제가 당시 세대는 아니라 잘 모르지만, 그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연이 닿아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던걸까요? 잘 모르는 숙녀분께 편지를 쓰는 어색함과 쭈뼛거림이 편지에서 느껴지는듯 했습니다.

물론 [이 편지 수견 후부터는 걸프렌드로 변경하여 펜을 드는것이 어떠냐] 라며 고백하는 달달한 편지도 있습니다 ㅎㅎ (바로 뒤에 농담이었다고 하는걸 보니 이때나 지금이나 고백, 수습멘트는 그대로네요)


여러 편지들을 읽으면서 눈치챈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나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보다, 오히려 친지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친치, 친구편지가 읽을때 시원시원하고 직설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긴, [나는 월남에 와서 죄를 많이 지은것 같아. 짐승이 아닌 내가 사람을 많이 죽였으니 말이야. 그러나 내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먼저 죽기 때문에.......] 이런말을 가족이나 애인에게 쉽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마음을 터놀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건 정말 다행인것 같네요.


편지들의 내용은 정말 좋았지만 책의 구성에 대해서는 한소리 하고 싶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아름다운 사진들을 넣는것은 좋았지만, 너무 의미없이 들어간 사진들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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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를 통째로 분위기 사진에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문제는 이런 부분이 책 내에 굉장히 많다는 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구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위기용 사진들을 조금 빼고 편지를 좀 더 넣는다던지, 편지에 대한 약간의 해석과 소감이 들어갔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힐링'되는 책을 읽은것 같아 기분이 참 좋습니다. 책장에 꽂아놓고 여유를 느끼고 싶을때마다 한번씩 읽으면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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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친구들에게 받은 편지,연애편지,펜팔했던국군장병과의편지,초등학교때부터 받았던 모든편지들을 모아놨었는데 시집갔더니 엄마가 큰일난다고 다 버려서 울었던기억이..ㅜ 이책이라도 소장하고프네요ㅎㅎ

아 너무 아깝네요 ㅠㅠㅠㅠ 저는 아직 편지들 전부다 모아놓고 있습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겨본지가 정말 오래됬습니다 ..
인터넷으로 클릭 몇번으로 정보를 찾고 글을 읽다보니..
오늘은 책장에 있던 힐링되는 책을꺼내서 한번읽어 봐야겠네요 ^^

저도 원래 책을 안읽었는데 갑자기 어느순간 책에 빠졌습니다 ㅎㅎ @mrjang님도 띁금없이 그런 순간이 오실지도 모릅니다! ㅎㅎ

이메일도 있지만 손편지는 기본적으로 집증해서 읽게 되더라구요 정성이 그냥 느껴지구요... 그냥 편지만 나열해도 좋은 책이 될거 같습니다....느낌은 독자들이 받는거죠

그런의미에서 편지의 힘은 대단한것 같습니다

조금 늦었죠?
1일 1포스팅해주시면^^ 짱짱맨은 하루에 한번 반드시 찾아온다는걸 약속드려요~

편지라 1년반 전에 받아보고 나서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네요. 글을 읽으면 편지를 받은 느낌이려나요.
갑자기 그리워집니다 편지를 받은 그날이요.

저도 책을 읽으니 편지가 그리워지더라구요 ㅎㅎ 편지를 먼저 써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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