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산중일기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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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은 더 가까워지는 법이다

  • 눈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마음도 멀어지는 것은 참사랑이 아니다. 참사랑이라면 눈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그만큼 더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 눈에서 멀어졌다고 마음까지 멀어지는 것은 참우정이 아니다. 참우정이라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은 그만큼 더 가까워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낯익은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 공부는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 '느리다'라는 개념과 '천천히'라는 개념은 전혀 다르다.
  • 느린 사람은 일을 결정하지도 못하고 마무리하지도 못한다.
  • 천천히 책을 읽고,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잠을 자고, 그러나 그 천천함도 지나치지 않게.

'가정'이라는 '수도원'에서의 수양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어느 것 하나 그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은 없다. 나쁜 말 한마디도 그대로 사라지는 법 없이 어디론가 날아가 어디엔가 씨앗으로 떨어져 나쁜 결과를 맺으며, 좋은 인연도 그대로 사라지는 법 없이 어디엔가 씨앗으로 떨어져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곳에 우정은 존재한다. 또한 우정은 반드시 선(善)속에서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악한 사람들속에서도 우정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익이라도 얻을 수 있을 때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서로가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우정을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아아, 어쩌면 인간은 자신 말고는 단 하나의 친구조차 존재하지 않는 유아독존(唯我獨尊)의 괴로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아아, 참으로 알고도 모르겠구나. 참으로 쉽고도 어렵구나. 사람은 어디서부터인지 모르는 곳으로부터 와서, 어디로인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홀로 떠나가나니, 도대체 나에게 있어 나는 누구인가.

자비가 생색으로 전략될 때 은혜를 입은 사람은 고마워하지 않고 굴욕을 느낀다.

남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은 받은 사람으로부터 되갚음을 받은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 복덕을 지은 것이다. 남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은 결국 자신에게 자비를 베푼 셈이다. 따라서 남에게 베푼 자비는 베푼 순간 잊어버려야 한다. 심지어 부모들도 자기 아이를 키운 은혜를 잊어야 한다.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는 집착은 가족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남에게 베푼 보시에 집착하기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남에게 입은 은혜를 기억하는 일이다.

  • 남에게 베푸는 자비가 결국 자기에게 베푸는 자비이며 남에게 고마워하는 감사의 마음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애기(愛己)의 정신을 기르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 몸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건 몸을 방기하기 때문이 아니라 몸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이다.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건 육체의 헐벗음이 아니라 영혼이 메말라 가는 일이다.

자기가 자신의 일생을 살면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조연이 되거나 엑스트라로 비참하게 인생을 마치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난 순간부터 자기만이 겪고 자기만이 경험하는 독특한 무대 위의 배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락의 노예가 되거나 돈과 명예와 권력과 같은 욕망의 지배를 받아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무대에서 술을 주인공으로, 돈을 주인공으로, 권력을 주인공ㅇ로 내세우고 자신은 비참하게도 종노릇의 조연으로, 말단 배우로 전략해 버리고 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추위가 찾아올 때는 더운 곳으로 일시적으로 도망칠 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희 자신을 춥게 함으로써 추위를 죽이고, 더위가 찾아올 때는 다시 추운 곳으로 피할 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히 자신을 덥게 함으로써 더위를 죽이라는 지혜를 담고 있는 것이다.

  •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통을 잊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고통의 심연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 나를 죽이지 않는 한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자유란, 정신의 자유란 무엇에 집착하고 또 그것을 단칼에 베어 내는 행위에서 벗어나, 버릴 수도 있고 가질 수도 있는 무념무사일 때에만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늘 죽음을 삶의 한 자리로 초대하여 함께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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