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빈병법 - 원칙으로 대응하고 변칙으로 승부를 가른다

손빈은 중국 전국시대 사람으로서, '손빈병법'을 저술 하였습니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의 5대 손입니다.
손빈은 본명은 아닙니다.
무릎뼈를 도려내는 형벌을 받아서 '빈'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고, 본명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Source: KOEI 삼국지 12

젊은 시절에 방연(龐涓) 과 함께 귀곡자 문하에서 방연과 동문수학 하였습니다.
방연은 위나라(魏) 관직에 오르고 혜왕의 장군이 되었는데, 손빈을 위나라로 초대하여 모함하였고, 손빈은 이로 인해 무품뼈를 도려내는 형과 얼굴에 먹칠을 하는 형을 받았습니다.
이후 방연은 손빈을 두려워해 계속 감시 하였으나, 제나라의 사신이 위나라에 왔을 때 은밀하게 만나서 사신의 도움을 받고 탈출하게 됩니다.

손빈은 제나라에서 장군 전기(田忌)의 추천을 받아 제나라 위왕의 군사가 되었는데, 그가 전기를 경마 경기에서 이기게 만든 전략은 지금도 자주 회자되는 전략의 기본입니다.

장군 전기는 제 위왕과 공자들과 말을 3쌍씩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마경기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때 손빈이 추천한 계책은 이러합니다.

1. 상대방의 상등말 vs. 전기의 하등말 (패)
2. 상대방의 중등말 vs. 전기의 상등말 (승)
3. 상대방의 하등말 vs. 전기의 중등말 (승)

이러한 계책으로 전기는 2승 1패로 이기게 되고, 상당한 돈을 타게 됩니다. 이 경주를 계기로 전기는 왕에게 손빈을 추천하였고, 왕은 전기와 전략과 전술 대한 문답을 나누어 보고는 탄복하여 최고 참모장인 군사로 임명하게 됩니다.

손빈은 입신양명의 뜻이 큰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기"의 "태사공자서"에는 "손자는 다리가 잘린 뒤에, 병법을 논하기 시작했다"라고 기술 하였습니다. 무릎이 잘린 뒤에 손빈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고, "손빈병법"은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고통 속에서 써낸 역작입니다.

손빈을 유명하게 만든 두 번의 전투가 있었습니다.
제나라와 위나라 간의 전쟁인, 계릉전투와 마릉전투가 있었습니다.

계릉전투는 기원전 353년에 있었습니다.
위나라 군대가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공격하였고, 조나라는 제나라에 도움을 요청 하였습니다.
제나라의 위왕은 전기가 군사를 이끌고 가서 조나라를 돕도록 하였고, 이 때 손빈이 군사로 참여하게 됩니다.
전기가 이끄는 위나라 군은 조나라 한단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위나라의 수도인 대량으로 신속하게 공격해 들어갔으며 , 이에 방연은 조나라의 공격을 중단하고 서둘러 군사를 돌려서 수도인 대량으로 향하였습니다.
위나라 군대는 오랜 여정과 강행군으로 지쳐 있었으며, 손빈은 위나라 수도로 가는 길목인 계릉에 매복하여 기습 공격하였고 위나라 군대를 크게 이기게 됩니다.
이것이 "위나라 수도를 포위 공격하여 조나라를 구한다"는 계책입니다. (위위구조, 圍魏救趙)

Source: 영화 <전국: 천하 영웅의 시대>

마릉전투는 기원전 341년에 있었습니다.
위나라와 조나라가 연합하여 한나라를 공격하였고, 한나라는 제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에 전기가 장군으로, 손빈이 참모가 되어 한나라의 구원에 파견됩니다.

제나라 군은 계릉전투와 같은 방식으로 위나라의 수도를 공격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방연은 이에 대비하여 본국에 정예병을 남겨서 방비하도록 하면서 제나라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았고, 방연이 지휘하던 한나라 공략 부대를 철수하여 제나라군을 협공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를 알게된 제나라 군은 당연히 곧 철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더해 방연을 공격하기 위해 유인책을 사용하였습니다.

손빈은 방연이 방심하며 빨리 추격 하도록 덪을 놓았습니다.
아궁이의 수를 첫 날에는 10만명이 밥을 먹을 정도로, 다음날에는 절반의 숫자를, 그 다음 날에는 절반으로 아궁이의 수를 줄여 나갔고, 방연은 이를 보고 제나라의 군사가 이탈하는 것으로 오판하였습니다. 방연은 추격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보병을 후방에 두고, 빠른 기병 위주의 군사만 이끌고 제나라군을 추격 하였습니다.

Source: 영화 <전국: 천하 영웅의 시대>

손빈은 매복하기 좋은 마릉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위의 나무를 모두 베어내었고, 한 그문의 나무만 남겨두고 "방연이 이 나무 밑에서 죽는다"라고 적어 두었고 궁수 일만병을 길 양측에 매복 시켰습니다.
한 밤중에 도착한 방연은 글을 읽기 위해 불을 피웠고, 이를 신호로 궁수 일만의 화살이 발사되어 위나라 군사들이 전사하게 되고, 위나라의 태자를 포로로 잡게 됩니다.
방연에 대한 부분은 역사서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죽었다는 기록도 있고, 사로잡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마릉전투로 인해 손빈의 이름은 천하에 널리 알려졌으나, 이후 손빈의 말년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전략과 입신양명에 큰 뜻이 없었던 손빈을 세상에 나오게 한 방연을 물리치고 나서는 더 이상 세상을 절실하게 살아가게 만들만한 동기가 없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에 따르면 '손빈병법'은 8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기록이 있지만, 한나라시대 이후에 실전되었다가, 1974년 은작산에서 손빈병법이 발견되었습니다. 30편이 발견되었고 나머지 부분인 59편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손빈병법의 각 편은 모두 각각의 의미를 가지되 연결되어 있는 병법의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기정(奇正)편이 손빈의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정을 잠시 언급하면,
기와 정, 즉 기도(奇道)와 정도(正道)는 변칙과 원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닌 기와 정의 조화로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즉, 싸우기 전에 준비를 하고, 군대의 기강을 세우고, 곡식을 비축하여 군사를 배불리 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는 일들은 눈에 보이는 '정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도의 행위를 철저히 하는 것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본적이지만 아주 중요한 바탕입니다.
이러한 바탕위에, 시대의 흐름과 지형과 사람에 따른 다채로운 전략과 전술을 구현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즉 탄탄한 기초위에, 물 흐르듯 다채로운 변칙으로 승부를 가르는 것 입니다.

계릉전투에서, 적의 군사가 있는 한단으로 가지 않고 ,위나라의 수도로 향한 것과
마릉전투에서, 적이 추격할 때 더 빠르게 도망가지 않고, 적에게 오판한 정보를 흘리면서 매복하고 있었던 것은 탄탄한 국력과 군사력의 기초위에 손빈이 흐름에 따라 적용한 변칙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상화폐의 폭락장에서 울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웃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크게 개의치 않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알려진 정도를 수집하고 정립하여 탄탄한 투자의 기초를 지키되, 최종 승부는 본인만의 변칙으로 승부를 본다는 마음으로 본인의 방식을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