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린 <맘마미아!>에 열광했고 <맘마미아!2>를 기다리는가

in #kr6 years ago

사람은 어떤 기억은 음악으로 라벨링한다고 하죠.

그래서 기성 세대는 아바(ABBA) 노래를 들으면 1970~80년대를 떠올리기가 쉽습니다.

아마 당시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인 2030을 지나고 있었겠죠.

아바는 히트곡이 무수히 많아 요즘으로 치면 음원깡패,
아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니 음원 마피아라고 해야 할까요.

적당한 연출만 있으면 장년 관객을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획입니다.

지금의 2030에겐 효도관람차 영화관에 갈 좋은 찬스이기도 하고요. (부모 손을 잡고 갔다가 멜론에 아바를 검색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죠.)

최근 지면에 실은 <맘마미아!2> 리뷰를 스팀잇에 소개합니다.

[영화 리뷰] 맘마미아!2, 엄마의 추억에도 아바 노래가 있나요?

사람은 몇몇 중요한 기억을 음악으로 분류한다. 특정 노래를 들었는데 연인과의 이별이나 친구와의 행복한 한때가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리버 색스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그가 친숙하게 들어온 음악을 들려주면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맘마미아!2>는 1970년대를 사로잡았던 아바(ABBA)의 명곡을 통해 중장년 관객에게 젊은 시절의 추억을 선물해주는 뮤지컬 영화다.

영화는 엄마 도나(메릴 스트리프)가 죽은 후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소피(어맨다 사이프리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피는 엄마의 추억이 가득한 호텔 벨라 도나 재개장에 몰두하고 싶지만 남자친구 스카이(도미닉 쿠퍼)와 가치관 차이를 확인하고, 아버지에게도 실망하면서 부침을 겪는다. 그러던 소피는 엄마가 호텔 구석에 숨겨뒀던 비밀을 발견하며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영화는 아바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끈 1970~80년대에 청년기를 보냈을 5060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구성이다. 댄싱퀸 마이 러브, 마이 라이프 슈퍼 트루퍼 같은 아바 명곡이 메릴 스트리프,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등 또래 배우 목소리를 타고 나올 때 이들이 마음속으로 "맘마미아(이탈이아어로 엄마야 정도의 뜻)"를 외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터. 피자에 스파게티, 숯불갈비와 냉면처럼 사람을 설레게 하는 컬래버레이션인데 칼로리는 제로(zero·0)다.

이 조합이 20·30대까지 포섭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르렀을 때 곧장 대답하기 어렵다. 전작 <맘마미아!>(2008)의 국내 관객 457만명 동원 기록은 연령대별 고른 지지가 없이는 달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CGV에 따르면 1편의 20·30대 예매율은 83.1%. <맘마미아!>는 아바의 명곡을 활용한 주크박스형 뮤지컬 형식을 따르면서도 관객들이 소피의 아버지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어 세대를 아우르는 데 성공했다.

반면 <맘마미아!2>가 젊은 세대를 끌어당기기에 약해 보이는 지점은 스토리의 유기성이다. 등장인물들이 각 상황에 최적화된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고 느껴지는 대신 20여 편의 잘 만든 뮤직비디오를 접붙여 놓은 듯한 인상이 전달되는 것이다. 플롯이 촘촘하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2030 관객의 집중력은 흩어지기 쉽다. 아바 노래를 라벨 삼아 분류해둔 과거가 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소 산만해 보이는 구성이 연출적 실패가 아닌 의도였음이 중후반부에 드러난다. 그 순간을 지나면 상당수 젊은 관객도 이 작품에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사랑니>(2005)에서 아무 상관없어 보이던 두 여인의 시간이 연결되면서 관객이 앞선 장면을 반추하게 됐듯 <맘마미아!2>에는 어린 세대로 하여금 아바 노래를 검색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8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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