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jose'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 '새너제이'에 대하여
이 글도 전에 썼던 글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순수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새너제이'라는 표기와 관련해서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 이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던 기억이 나네요.ㅠㅠ
인터넷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는 아주 가끔 San Jose[sӕnəzéi, sӕnhouzéi]를 왜 새너제이로 적는지 국립국어원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이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비판하곤 합니다.
(그에 대한 반론이라기보다는 '새너제이'라는 외래어 표기를 유지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입장은 무엇일지 제 나름대로의 지식을 동원하여 추론한 결과를 적어 본 글입니다.)
san jose를 영어 사전에 찾아봤더니(네이버와 다음 사전을 참고했습니다.) 위와 같은 발음을 제시하더군요.
발음을 들어보면 네이버의 발음의 경우 제가 듣기에 [센 호제이]로 들리고 다음 사전의 경우 [새너제이]로 들립니다. 그런데 왜 '샌 호제이'가 아닌 '새너제이'로 표기를 할까요?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하나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새너제이'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그 첫 단계로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은 기본적으로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는 규정을 말합니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외래어 표기법의 목적은 외국어 발음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어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외래어를 한글로 통일되게 표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말은 무엇이냐면 영어 화자가 새너제이로 발음하든, 센 호제이로 발음하든지 간에 국어 화자들은 그 사람들이 쓰는 발음 중에서 우리 나름대로 대표 발음을 정한 후 외래어 표기법 세칙에 따라 정해 놓은 규칙에 맞게 통일해서 쓰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새너제이'라고 한글로 적어 놓은 것을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 새너제이는 san jose를 말하는 거였지?'라고 이해하면 그걸로 외래어 표기법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는 것이죠.
그럼 외래어 표기의 기준이나 외래어의 대표 발음 같은 것을 누가 정하느냐는 문제가 생기겠죠?'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국가 기관이 국립국어원이기에 그곳에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회의를 통해 정하게 됩니다.
물론 회의를 통해 어떤 단어의 외래어 표기를 정할 때 그 언어에 정통한 다른 언어 학자들의 의견을 참고하거나 지명의 경우 그곳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외래어 표기의 기초가 되는 영어 발음의 대표형을 좀 더 실질적인 현실을 반영해서 정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san jose를 '센 호제이'로 적지 않고 '새너제이'로 적는 것이 현지의 현실 발음과 괴리가 크다고 해서 국립국어원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사전(다음 사전 :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만든 사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에 나오는 san jose의 발음 중 하나인 [sӕnəzéi]를 대표 발음으로 정하고 '새너제이'로 적은 것은 그 근거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위의 발음을 현용 한글 24 자모에 대응시키면
's=ㅅ, ae=ㅐ, n=ㄴ, e=ㅓ, z=ㅈ, ei=ㅔ,ㅣ'가 되어
'새너제이'로 표기할 수 있으니 외래어 표기법의 규칙에 따라 한글로 바르게 옮긴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립국어원이 100%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이런 논란이 없도록 외래어 표기의 기초가 되는 발음을 정한 후 그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을 접하게 되었다면 그러한 표기가 정착되기 전에 의견 수렴을 통해 수정을 하든지 아니면 비판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든지 했어야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그 이유는 저도 모르겠으나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새너제이로 표기하는 것을 바꾸기엔 또다른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외래어 표기법이 외래어의 발음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외래어를 통일되게 표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만이 있겠지만 국립국어원 나름대로도 새너제이로 표기할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고(영어 화자 모두가 san jose를 센 호제이로 발음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새너제이로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프린스턴 대학교 사전에 발음이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사람들이 이미 오랜 시간 동안에 새너제이로 쓰고 있는데 또 갑자기 그것을 바꾸기엔 부담이 크다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추측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국립국어원이 san jose라는 지명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은 발음이 현지의 현실 발음과 괴리가 커서 문제가 있다고 하면 맞겠지만 외래어 표기법 자체를 어긴 표기인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기준으로 삼은 대표 발음을 바꾸면 될 일이지만 이게 쉽지 않은 것이 외국에서 현지 발음이 바뀔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는 외래어 표기를 바꿀 것인가가 문제가 됩니다.
외래어에 san jose라는 지명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수 많은 나라의 수 많은 도시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느 외국 도시에 거주하는 현지 사람들의 발음이 세월이 흘러 바뀌었다고 하면, 그때마다 그런 것을 반영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전체의 외래어 표기를 고쳐야 한다면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또 외래어 표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도시의 표기는 바꿔주고 그렇지 않은 다른 도시의 발음은 그냥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일까요?
앞서 우리가 살펴 본 바와 같이 'san jose'의 외래어 표기인 '새너제이'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애초에 외래어 표기의 기준 발음을 정할 때 폭 넓은 의견 수렴과 함께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국립국어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san jose의 외래어 표기로 '새너제이'라는 지금의 표기를 고수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보수적 입장에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