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산에 사계가 있고(一山有四季), 십리마다 날씨가 다른(十里不同天)곳!! -- 云南을 가다. (6)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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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ear, and I forget.
I See, and I remember.
I do, and understand.

나는 들으면 잊어버린다.
보면 기억한다.
행하면 이해한다.

                                  -중국속담-

임창방문 이틀째!!

오늘은 그 유명한 맹고(勐库)차산을 향합니다.

아침부터 준비로 부산합니다. 어제는 차로 이동했지만 오늘은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부분부터 약 2-3시간동안 등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짐을 줄이고, 미끄럼없이 신발을 단단히 조이고, 아침을 든든히 먹었습니다.

8시 출발해서 약 2시간 어제처럼 꼬불꼬불한 차산을 넘고 또 넘었습니다. 차는 어제 너무 무리했던지 더 헉헉대고 엔진소리는 대포 굴러가듯 했습니다. 하염없이 품어내는 소음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또 다른 헉헉이 차가 남기는 흙먼지는 숨을 쉴 수 없이 괴로운 일이었지만, 차산을 향하는 즐거움은 다른 어느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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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하는 茶友가 말합니다.
“참 어지간히도 차를 좋아하는구나.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은 이렇게 차산까지는 가려고 하지 않는단다. 가는길이 너무 멀고 힘들어서…..”

드뎌 차가 갈 수 있는 막다른 길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는데 이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주변의 보이는 곳은 모두 차밭이었습니다. 하늘아래 울타리가 없는 유일한 곳!!

비록 국가가 관리하는 체계로 차가 생산되고 있지만, 사람속에 가장 가까이 들어와 은혜를 원없이 배풀어주는 이 차가 이곳 이런 태양과 대지와 공기를 맞고 자라고 있구나 싶어 그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습니다.

이제부터는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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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 보이는 곳마다, 내려다 보이는 곳마다 모두 산 뿐입니다. 그리고 위로 한없이 파랗기만 한 창공이 지붕을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한 발자국씩 한 발자국씩 오를때마다 바로 옆 언저리의 차수에서 품어져 나오는 차향이 내 몸을 휘감는 듯 합니다.

한참을 또 한참을 좁디좁은 외길을 미끄러워 넘어지기를 몇 번씩이고 반복하며 오르니 온 몸에 땀이 홍근히 흘러 내리고, 발은 점점 무거워 오지만 슬리퍼를 신은 이 마을의 청년은 아주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임창지역을 토대로 살아왔던 소수민족의 주는 와족이었습니다.
(와족 : 중국내 55개 소수민족가운데 25번째로 많은 인구로 운남성에 중국 내 와족 전체 인구의 약 96.6%거주. 검은색을 숭상하여 대부분 검은색 위주의 복장을 즐겨 입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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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게으르고 문맹률이 높은 와족을 비롯한 운남성의 소수민족들은 그나마 부지런하고 상술에 강한 한족들에 의해 그 귀한 차산들을 빼앗기게 됩니다. 먹을것이 부족했던 이들에게 쌀과, 그리고 놀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술을 제공하고 차산을 소유하는 방법으로 지금 보이는 모든 차산들의 거의 90%는 한족들의 소유라고 합니다.

고차수의 천국, 야생차의 보고!! 이 값진 보물들을 간직한 차산을 오르고 또 오르니 어느새 제 차우가 소유하고 있는 차산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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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00년 이상된 고차수부터 700년-800년된 고차수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차산의 상봉에 위치하여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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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청명清明(우리 한식, 식목일 전후)이 다가오기 전엔 이 파랗게 초록으로 올라온 찻잎들을 따게 되면 춘차春茶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나무를 만지고, 조금씩 파릇파릇 새 순이 돋고 있는 잎을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주변 산봉우리속 계곡들을 내려다보면서 자연의 웅장함을 몸소 느끼며 결국은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성취감에 한참을 취해 있다가 곧 하산해서 차산 관리인이 직접 만들어 준 점심을 너무도 맛있게 폭풍흡입? 한 후 차 관리인이 차를 차 냄비에 넣고 숯불에 몇 번을 뒤집으며 노릇노릇하게 익어나온 차를 내려주어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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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맛 본 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차맛(약간 쓰다가 곧바로 단맛으로 입안을 황홀하게 하는 이 맛은 또 무엇일까?)을 느끼며, 그리고 관리인 내외의 순수하기 이를데 없는 웃음을 받으며 이 깊고 깊은 산중에서의 행복함에 한참을 취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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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좋지만, 차나무 풍광 뭐 빼놓을게 없네요^^

그렇지요?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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